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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용기는 나라를 구하였습니다.
07/13/20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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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거대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친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할 자신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보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고 박원순씨의 고소인이 발표한 내용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숙연하여 집니다. 일부에서는 왜 4년동안 받은  성희롱이나 추행을 미리 폭로하지 않았는가 하고 반론을 제기하지만 서울시 내부 분위기에서 고소인의 폭로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원순은 시민운동의 대표자로서 서울시 내부에서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로 설사 여직원에게 신체적인 접촉이나 개인적인 이메일이 었었더라도 주위에서 너를 귀여워 하여서 그러신 것이니 호의로 생각하라고 회유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법조인을 하면서 박원순씨와  개인적으로 가깝지는 않아도 의료법 모임 등에서 가끔 보고 인사하던 사이였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박원순씨가 변호사로서 재산을 모으고 편히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무소유 정신을 실천한다느 좋은 평을 주위 사람으로부터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원순씨를 본 것이 2008년 희망제작소 관련한 사람들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세미나를 하였을 때 뒷풀이 하면서 제가 호의로 참석자 20여분의 식사비를 낸 것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운동할 때 직접적인 조력은 하지 않았으나 당선후 축하하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연락을 다시 취하거나 만난 적은 없습니다.


박원순씨가 서울시장에 취임한 후  눈에 띄는 전시적인 행정보다는 실질적으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시도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이 과다하다는 비판도 들은 것으로 압니다.


 그의 성추행이 저번주 갑자기 폭로되고 그 다음날 박원순 시장이 자살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본인의 자살로 성추행 사실의 정확한 진실을 알기는 어려워지면서 개인적인 불미스러운 일로 자살한 사람에게 서울시 예산으로 5일씩 장례를 치루었어야 하는 가 하는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소인이 올린 글을 다시 읽어 보니 전후 사정이 더 명확히 다가 옵니다.


박원순은 30년간 사심없이 개인 재산을 희생하여 가면서 시민운동을 벌인 사람으로써 그 부분만을 보면 대한민국에서 몇명 안되는 존경받을만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장 재임중에 일어난 성추행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 보니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우조교 사건을 맡아 기념비 적인 판결을 얻어내고 안희정 사건에서도 여성 성희롱 사건은 여성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공개적인 발언을 한 사람이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거의 4년간 지속을 하였던 것인지.


그리고 사후처리는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장이라는 대한민국 두번째 높은 선출직을 세번이나 하게 된 사람으로서는 사회적인 책임을 느끼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사죄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서울시장에서 사임하여 부모 영전에 가서 다시 엎드려 절하는 것이 정도였을 것입니다.


"저를 아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실망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하여 몸과 마음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분에게도 깊이 사죄 말씀드립니다.  구차한 별명은 하지 아니하겠습니다. 제 불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 날자로 서울시장을 사임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다만 저의 개인적인 일탈이 대한민국 시민운동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서울시민 및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나 그는 비겁하게 목숨을 끊고 간단하게 남긴 유서에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죽은 후 화장하여 선산에 뿌려달라는 말만 남겨서 사후에도 혼란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 부패 의혹을 받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최근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이라는 사람만 해도 시민운동을 하면서 회계가 불투명할 뿐 아니라 4억의 현금 및 두채의 주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점입니다. 이 부분 검찰에서 철저한 진상을 외압에 굴하지 말고 밝혀 주기 바랍니다.


나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만 하더라도 만약 박원순씨가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서려고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얼마 안되는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실제 박원순씨는 내가 나서지 않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겁한 사람이 만약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박원순씨의 전 비서로써 그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귀하는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입니다. 지금 몸과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나서실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히 자부심을 가지고 아직 젋은 나이이시니 향후 다른 좋은 일을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박원수, 박원순 고소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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