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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
12/11/20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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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2.xx.xx.8

Elementary 에서 최우수 학생 두 명중 한명으로 졸업할 정도로 공부에 두각을 보이는것 같아 내심 기대를 했지만 학년이 올라 갈수록 일본 만화 Naruto에 빠져서 헤매이더니(?) 공부와는 멀어 졌다. 그리고 어릴때 부터 한살 터울 동생을 잘 챙기던 착한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기대와는 다르게 모든 식구들과 갈등만 증폭되어 갔다. 


어느날 심하게 다투다가 화가 난 나머지 집에서 나가 라고 소리를 쳤고 딸 아이는 당장 집을 나서 버렸다. 정신을 차려 보니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닌것 같아 바로 쫓아 나갔지만 운전하기 전이라 걸어서 나갔을 터인데도 종적을 감쪽같이 감추어 버렸다. 그렇게 온 동네를 샅샅이 뒤진끝에 겨우 저 멀리서 힘없는 모습으로 정처없이 걸어가고 있는 초라한 딸아이 모습을 찿을 수가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솟아 올랐다. 상심한 딸아이의 마음이,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을 타고 내게 전해져 오는것 같았다. 어떻게 딸 아이에게 접근을 해서 화해를 해야 할지 몰라 멀찍이서 뒤를 쫓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딸아이의 늘어뜨린 어깨를 보며 참담한 마음으로 불현듯 다짐을 했었다. 딸아! 네가 힘들때 때로는 혼자 있는것 처럼 느껴 지는 순간에도 아빠는 늘 네 뒤에서 이렇게 지켜 줄께! 라고 마음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가다보니 두 시간 가량이나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집쪽으로 좀더 가까워 졌을때에 우연히 만난것 처럼 하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 왔다.


대학을 가야 할때가 코앞으로 다가 왔는데도 딸아이는 좀처럼 정신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오랫동안 지켜오던 주일 아침 가정 예배 만은 습관이 되었는지 억지로 참석을 했다. 그날은 성경 말씀 대신에 태어나자 말자 딸 아이가 많이 아팠을때 잠도 못자면서 간호하느라 엄마가 얼마나 수고를 했는지, 우리가 병원을 들락날락 하면서 얼마나 근심하며 힘들었는지를 삐딱하게 겨우 앉아 있는 딸아이에게 간결하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얘기를 한후 몇달이 지나서 다시 한번 그 얘기를 슬쩍 했다. 엄마 땡큐! 아빠 땡큐! 그 얘기를 다시 듣던 딸아이가 태도를 바꾸어 어색하지만 또렷하게 말을 했다. 5년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 딸아이의 눈망울과 목소리가 또렷이 기억이 나고 그 기억을 할때마다 콧등이 시큰 거린다. 왜냐하면 그때부터 딸 아이가 조금씩 달라 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적당한 주립대에 들어 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일도 해서 자기의 용돈 만큼은 벌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확고한 목표와 모습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우리에게 업데잇 해 주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니까 너무 염려 하지 말고 자기를 위해서 기도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도 늘 우리를 위해서 기도를 한다고 했다. 한국말 설교를 반도 못알아 듣겠다고 투덜 거리면서도 EM도 없는 학교 근처 한국 교회에서 예배를 매주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설겆이 같은 봉사도 하고 가끔은 바이올린으로 헌금 특송도 한다고 한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번주 부터 Final이 시작이 되는데 열심히 하라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카톡으로 남겨 놓으며 출근을 하는데 예쁜 딸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격동의 시기에 너무 윽박 지르지 않았으면 좋았겠다 라는 조그마한 후회마져 밀려온다. 내가 만든 닭복음탕을 유독 좋아하는데 겨울 방학이 되어 이제 곧 집으로 오면 질 좋은 올개닉 닭을 사서 맛있는 닭복음탕을 해주면서 옛날 일을 속으로 조금이라도 용서를 구해보고 싶다.


20년전 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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