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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08/15/20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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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덟해 전에 태어난 딸, 태어나자 말자 일년 이상을 응급실을 드나들며 아팠었는데 그 이후로 건강하게 자라 대학을 가게 되어 차로 3시간 반 가량 떨어진 학교 기숙사에 어제 데려다 주었다.


열살쯤 될때까지 머리맡에서 늘 기도 해주면서 재우곤 했으며 공부를 좀 하는 것 같아서 기대를 좀 하기도 했지만 틴이 되면서 기대에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여느 틴처럼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자라 주었고 하이스쿨을 마칠수 있었다.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그러한 다툼들이 내 품을 떠나 학교로 사회로 나갈때를 위해서 정떼기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져 든다.

기숙사로 떠나기 전날 무엇이든지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던 습성에 화가나서 심할 정도로 야단을 쳤지만 아빠로서의 인심은 잃어도 미루는 버릇을 조금이라도 고치기를 원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결국 이것 또한 모질게 정을 떼기 위한 한 방법 이었던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유별시럽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요란을 떨은 것이다.

하루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마음 조리며 전화기 만을 쳐다볼 속좁은 내가 그것으로 부터의 자유와 그러한 조바심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방법은 엷게 배여 있는 정이라도 떼는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모든 속상함을 오히려 딸에게 쏟아 부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층에 남자 여자 같이 거주하면서 샤워장과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한다는 사실에 집사람과 난 적잖이 놀랬다. 물론 한 사람씩 들어갈수 밖에 없을지라도 말이다. 어쩔수 없는 일에 마음을 낭비하기 보다는 바삐 돌아갈 길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서 짐을 정리 해주고 집에서 준비한다고 했는데 또 빠진 물건들을 Walmart 에 가서 사주고 그리고 허기진 배를 월남국수 채웠다.

떠나와야 할 시간이 가까와 오는 동안 집사람은 아까부터 여기저기 다니면서도 몰래 눈물을 연신 훔치는 것을 딸과 나는 애써 모른척 해 주었다. 기숙사 안에서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데 딸 아이가 가야 할 조금은 험한 길과 또한 어제 야단친것이 너무 미안하고 미안해서 결국 목이 잠기어 기도를 잘 이어가지 못하고야 말았다. 겨우 마치고 집사람을 보니 벌써 눈이 발갛게 부어 있었다. 내가 미쳤지 어제 왜 그렇게 심하게 야단을 쳐서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참담함을 겪어야 하는지. 그냥 곱게 보내어 줘도 될상 싶은데...

이제는 앞에서 딸아이의 손을 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말없이 지켜 보아야 할때가 된것 같아 왠지 허전함과 아쉬움이 몰려 온다. 어쩌면 흘러가는 세월속에 결국 이렇게 내 품속에서 하나씩 떠나 보내야 하는 서글픈 현실로 인하여 코 끝에서 싸르르 전해오는 약간의 절망을 맛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 모든것이 끝내는 다 익숙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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