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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장관 임명… 국민은 왜 무시당해야 하나/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09/06/20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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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장관 임명… 국민은 왜 무시당해야 하나

[아무튼, 주말- 김형석의 100세 일기]


일러스트= 이철원
 

대학에 있을 때였다. 잘 아는 B군이 나를 찾아왔다. 졸업하면 어느 중고등학교에 취직하게 될 것 같으니까 추천서를 써 주었으면 좋겠다는 청이다.


나는 속으로 걱정했다. B군은 교사가 되더라도 성격과 습관은 고칠 수 없으니까, 틀림없이 '트러블 메이커(문제를 일으키는 사람)'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보다는 학과장과 학장의 추천서를 받는 것이 더 좋겠다고 권했다. 당시 학과장은 나보다 B군의 실력을 더 인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B군은 그 학교 교사가 되었다.


몇 해가 지난 뒤였다. 그 학교 교감을 만났다. B 선생이 잘 있느냐고 물었더니 임용 2~3년 후에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장이 '그러니까 김 교수가 직접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구나!' 하면서 후회했다는 것이다. 후에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내게 추천을 의뢰했던 교장과 B군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것이다. 외국 교수들은 추천할 제자가 있으면 그의 장단점을 소상히 기록해 주고, 선택은 상대방이 하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나는 B군의 단점을 말할 신의와 용기가 없었다. 의무를 소홀히 했던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잘못은 한 번도 B군에게 스승으로서 사랑 있는 충고와 교훈을 주지 못했다. 내가 도산이나 인촌 같은 스승 밑에서 교육받거나 일했다면 그들은 내 장점은 키워주면서 부족한 면은 고치도록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상해 시절 도산의 기록을 보아도 그랬고, 인촌 밑에서 일할 때도 그러했다.


물론 문제와 책임은 B군에게 있다. 그렇다고 해도 스승이었던 나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태도는 언제나 '내 생각은 너와 다르다. 그렇다고 나를 따르라고 할 정도의 인격도 못 되니까, 군이 좀 반성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자세였다. 곧 사회에 진출할 대학 제자는 어엿한 어른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386세대는 자유당 시절의 정치 상황을 잘 모른다. 이승만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들을 장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그들은 대통령 못지않게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경무대 측근들을 잘못 선정하여 그들이 만든 인의 장막에 가려 4·19의 비극을 초래했다.


좋은 윗사람을 만나면 보좌하는 사람도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복종을 능사로 삼거나 건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지금까지 임명된 장관들은 청와대의 의지로 가능했기 때문에 국민을 위하는 행정보다는 청와대 지시에 따르면 되었다.

국민의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후일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기 어려워진다. 그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청와대의 실책은 대통령이 해명해 주기도 했다. 국민과 대통령의 거리는 멀어지고 청와대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야당과 통하는 반대 세력으로 대한다.


하지만 국민은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정치인들보다 국가를 위하고 사랑하는 국민이 무시당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6/2019090601976.html
         조선일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19.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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