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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토록 스키에 미쳤있는가 ?
04/05/20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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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토록 스키에 미쳐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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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와 제9회 고객의 날 행사 실무자로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 와중에, 나는 왜??!!! 스키 시즌이 끝난 지금도 스키에 미쳐있고 다가오는 7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는 피스랩에 잔뜩 기대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스키의 매력은 무엇인가?

재미있다. 종목(?)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일단 무언가 배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앎의 기쁨'을 한 번쯤은 만끽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모르던 무지의 상태에서 혼자의 힘으로든 아니면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배움이든 일단 모르던 것을 알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희열이 분명 있다. 그것이 자기만족에 그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실제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스키가 가진 다양한 기술을 하나씩 습득하고 체화시켜나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하나씩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상급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런 마일리지가 누적되다 보면 최상급 스키어처럼 잘 탈 수 있을 거라는 꿈과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스키를 잘 타고 싶어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항상 "재미있어서 스키를 타고, 타다 보니까 잘 타고 싶다"였는데 왜 잘 타고 싶어 하는지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었다. 매 시즌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강습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투자'의 개념과도 비슷한데 도대체 왜일까? 취미로 스키를 탄다면서 레벨2나 티칭2 검정에 왜 그토록 목을 매고 있는지도 가만 생각해보면 참으로 미스터리한 일이다. 18/19 시즌 동안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많이 해 본 결과 "주변에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자기 스킹에 만족하는가?

인터스키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데몬스트레이터들도 끊임없이 배우고 더 나은 기술을 위해 연구와 노력을 한다고 들었다. 늘 경쟁구도 속에 있는 그분들도 결국 본인 스킹에 100%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나 같은 일반 스키어들은 보통 데몬스트레이터들의 스킹 영상을 보면서 그 기술을 따라 하고 싶어 하지만 본인의 스킹 영상을 보면 굉장히 큰 충격에 빠진다.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에서 영상 속의 내 스킹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좌절감이 밀려오고 어쩔 땐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늘 시즌 초에 찍은 영상과 시즌 말에 찍은 영상을 비교해보는데, 시즌 초에 찍은 영상을 보면 "와.. 내가 저렇게 못 탔었구나.."하는 오글거림이, 시즌 말에 찍은 영상을 보면  "그래도 숏턴과 롱턴을 어떻게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고, 골반을 이용한 가압을 할 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네."라는 식의 만족감을 분명 얻을 수 있다. 

 

상급 스키어가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스키가 밥 먹여주니?", "스키장에는 괜찮은 남자 없니?"라고 우리 엄마가 늘 물어보신다. 여담이지만 난 귀에 딱지가 앉을 것 같아서 "스키장에 가면 '그노무 스키'라는 남자 친구가 있는데 난 평생 그 친구랑 살 거야"라고 대답한다. 각설하고 어쨌든 스키 강습을 통해 돈을 벌거나 선수가 될 생각은 전혀 없는데 상급 스키어로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보다 실력이 월등히 좋아져서 레벨2와 티칭2 검정에 합격하고 나면 분명 기선전, 한솔배, 지산배 등의 대회에 나간다고 할 것이고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될 텐데 나는 왜 그토록 상급자가 되고 싶어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스키를 아주 잘 타게 되면 멋있어 보여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인생이 피곤해진다. 내가 좋아서 하는 운동인데 왜 타인을 의식해야 되나? 그건 아닌 것 같다. 

 

스키를 타야 되는 진정한 이유

13/14 시즌에 스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로 매년 겨울은 항상 너무 짧게 느껴진다. 만약 스키를 타지 않았다면 겨울이 너무 길고 춥게만 느껴졌을 것이고, 딱히 할 수 있는 운동이 떠오르지 않아 살이 찌고 체력도 저하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키를 통해 허벅지와 정강이 근육이 탄탄해지고, 스키장에 가는 것 자체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다치지만 않는다면 건강해질 수 있다. 용평에 가면 머리가 희끗하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을 왕왕 보곤 하는데 그분들이야말로 스키가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명백한 증거이다. 즉, 스키는 다치지만 않는다면 평생 스포츠가 될 수 있다. 또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도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사용 기한이 정해져있는 신체의 관절들을 젊은 시절에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스키는 젊은 날의 추억으로만 끝날 것이다. 따라서 내 나이를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적당히 즐겨야 한다. 적당히가 어느 수준인지 애매모호하지만 몇 년간 DB가 쌓이다 보니 분석을 할 수 있는 혜안이 생겼다. 

 

스키도 과학이라고 생각하면서 타야 하는데 초보자들은 그냥 열심히만 탄다

마일리지가 쌓이다 보면 실력도 늘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키장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장점으로 인해 거의 매 시즌마다 50회 이상의 스킹을 해왔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동작들이 어떤 원리에 의한 것이고 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스킹을 해왔던 시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지난 시즌에는 숏턴이 잘 되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아예 못 하겠더라라고 하며 어떤 방법으로 숏턴을 했었는지를 아예 기억하지 못 했었다. 다행인 것은 매 스킹 시마다 '스킹 일기'를 쓰고 있어서 어떤 동작을 연습했는데 잘 되었던 동작과 잘 안 되었던 동작, 그리고 다음 연습 때는 어떻게 연습을 해봐야겠다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내용들을 보면 폴체킹 타이밍, 턴 전반과 후반의 움직임 등 동작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그런 동작들이 스킹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즉, 스킹의 기본 원리를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스키 강사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처럼 머리로 이해를 해야지 그 동작을 따라 하고 습득할 수 있는 스키어가 있는 반면, 그냥 따라 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확실히 전자에 속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통해 스키 입문 2~3년 차가 레벨2 검정에 합격했다는 내용을 접할 때가 있다. 도대체 그분들은 누구한테 어떤 방식으로 스키를 배웠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스키학교 강사분들이 주로 그 케이스에 해당되는데 일각에서는 아마도 스키학교에는 강사들을 위한 비밀 강습 매뉴얼이 분명 있을 거라는 견해가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 

 

내가 느낀 스키 강습법에 대해

스키를 시작한 지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제야 좀 스키를 어떻게 타는지 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키를 시작한 첫 해에는 스키에 큰 흥미가 없어서 설렁설렁 탔었고 이듬해부터 스키 강습을 받기 시작하면서 스키가 재미있어졌다.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비 시즌에는 2~3개월 동안 실내스키장에서 강습을 받았고, 시즌에는 1:7 초급반 강습을 신청하여 초급 기술부터 숏턴까지 이 모든 것을 한 시즌 안에 배웠던 것 같다. 그때 무엇을 배웠냐고 물어보면 난 하나도 대답을 하지 못 할 것이다. 그냥 강사가 시키는 대로만 스키를 탔기 때문에 몸이 그 동작을 정확히 기억하지 않는 이상은 내 머리가 교습법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낼 리가 없다. 그 다음해에도 강사가 시키는 대로만 탔고, 그 동작이 잘 안 되면 왜 안 되는 건지 물어라도 봐야 하는 건데 열심히만 타다보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이해하지 못 한 상태의 스킹을 계속 해왔었다. 

 

일대 다수의 강습 특성상 스키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그때그때 하나씩 지적해주기가 쉽지 않고, 또 커리큘럼에 따른 진도를 빼야 하니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문제였던 것이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데이터베이스의 양 자체가 적었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고 스킹을 했었다. 그런 상태였으니 최고 수준의 강습을 받아봤자 비용 대비의 효과를 절대 끌어내지 못 했었던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을 오로지 강습생의 탓으로만 돌리면 안 된다. 나 같은 초보자들이 수두룩할 텐데 그들을 위한 커리큘럼도 많이 생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키 기술에 대한 설명에 앞서 스키 장비들이 가진 특성과 그것들을 활용한 효율적인 스킹 방법 등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르쳐주는 클래스가 있었으면 한다. 성인들도 스키에 처음 입문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와도 같기 때문에 성인 생 초보를 어린아이 다루듯 해주는 기초반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고, 동작에 익숙하지 않은 강습생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또 동작의 원리 설명도 함께 해주는 강습을 받을 수 있다면 매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본인의 스킹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스키어들이 줄어들 것 같다. 

 

18/19 시즌을 마치며

이번 시즌의 스킹 회수는 지난 해와 비슷하지만 시간으로 따졌을 때는 2/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스키장 영업시간이 짧아진 탓은 아니고, 같이 활동하는 폴라리스 동호회 사람들이 각자의 사정에 의해 지난 시즌 만큼 스키장에 자주 오지 못 했기 때문에 나 홀로 스킹을 주로 했었고, 혼스킹이 재미없다 보니 스킹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패러렐의 여왕이 되겠다며 초/중급 라인에서 그 연습만 하다 보니 스키가 잠시 재미 없어지기까지도 했었다. 

 

하지만 짧아진 스킹 시간에 비해 스키 실력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시즌 초반에 기초 연습을 많이 해놓은 것과 내가 원하던 강습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전 시즌까지 강습의 재미를 보지 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강습을 받지 않고 혼자 기초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며 주야장천 패러렐 연습만 했었던 것인데, 하다 보니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도 되지 않고 또 지겹기까지 해서 2월 초부터 신선미 데몬님께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말경 패러렐을 제대로 알고 연습하자는 취지에서 데몬님께 패러렐 강습을 한 번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원하던 기술을 너무 쉽게 알려주셨던 게 계기가 되어 다시 찾게 되었던 것이다.(최초에 왜 신 데몬님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안 얄랴쥼.ㅋㅋ)

 

이번 강습을 통해 숏턴의 원리를 비로소 알게 되었고, 그동안 카빙 수업을 받아보기는 했지만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상태에서 카빙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의 연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 등 내 스킹 일대기의 터닝 포인트가 바로 이번 시즌이었다. 스키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거나, 스키를 아주 잘 탄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것은 절대적으로 아니다. 강습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하고 그것을 눈높이에 맞춰서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강사가 개인적으로 좋은 강사라는 생각이 든다. 강습생도 본인이 무엇이 잘 안 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강사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아주 잘 맞는 최적의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  

 

잃어버릴 뻔한 스킹의 재미를 다시 되살려주신 우리 매직 선생님께 비로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드리고, 19/20 시즌에는 더욱 재미있는 스킹을 할 것 같아 굉장히 기대된다.

 

 이글은 한국 스키 사이트 DR.spark 에서 신정아씨가 너무 멋진 글을 써 이글을 옮겨 온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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