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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용감했다
03/06/20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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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용감했다   



한 할머니가 정원에 채소를 심고 퇴비를 사기 위해 친구들과 화원에 갔다.

"닭똥 퇴비를 영어로 뭐라고 하지?"

"그거 쉽지. 닭은 치킨이쟎아. 우리 며느리는 아기가 똥 싸니까 푸푸라고 하던데. 둘이 합치면 치킨 푸푸네."

"정말 그렇네. 영어 쉽고만."

 

할머니는 화원 직원에게 그 말을 사용해 계분 퇴비를 사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 사는 한국 할머니는 용감하다. 젊은 사람과 달리 영어 좀 못한다고 절대 기죽는 일이 없다.

수천년 한국 역사에 여걸이 얼마나 많은가. 선덕여왕, 유관순, 동이.

그들뿐 아니라 고된 생활 속에서 삶을 헤쳐 나가는 한국 여성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 한국 여성의 후예인 할머니가 미국에 와서 영어 좀 못한다고 기죽을 리 있겠는가.

시장이나 음식점에 가도 몸짓 손짓 섞어서 한국어로 당당하게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얻는다.

 

"뭐 우리만 영어 배우라는 법이 어딨어? 자기네들 외국어 못 알아듣는 것은 생각 못하고."

할머니 말씀 틀린 것 없다. 그런데 영어 못해서 아쉬운 때가 꼭 한 번 있다.

바로 시민권 시험 때다. 시민권을 얻으려면 미국 사람과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평생 한국어만 쓴 할머니에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노인 봉사 단체나 한인 단체에서 시민권 시험반을 운영하지만 거기서 배운 것만으로 만족할 만한 인터뷰는 힘들다.

게다가 배운 것만 질문하면 좋으련만 이런저런 얘기도 해 무슨 말인지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다.

 

한 할머니가 시민권 인터뷰 날짜를 받았다. 불안한 할머니는 시험에 통과한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친구가 대답했다.

자기 경험으로 봐서 질문이 길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답일 거라고.

 

드디어 시험 날이었다. 시험관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다가 뭔가를 물었다.

질문이 길어서 이 답은 "조지 워싱턴"이구나 싶어 얼른 대답했다. 시험관은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시험관이 '할머니를 여기까지 누가 모셔 왔나요?'라고 물었대."

할머니는 시험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까짓 일로 마음 상하지 않는다.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용감한 한인 여성답게.

 

("좋은 생각 사람들" 중에서, 칼럼니스트 강샘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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