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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Ruan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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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파라독스
09/10/201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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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96.xx.xx.49

  우리 만나서

불행 했습니다. 

남김없이 불행할 수 있어서

행복 했습니다. 

이 불행한 세상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어서 행복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 이어서 불행 하였습니다. 


우린

서로 비껴가는 별 이어야 했지만

저녁 물빛에 흔들린 시간이 너무 깊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단 한 개의 손이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꽃이 피었고

할 말을 마치기에 그 하루는 나빴습니다.


결별의 말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 만나서 참으로

남김없이 불행하였습니다.

                               

                                         류근의, "어떻게든 이별 " 중에서



<< 미호 생각 >>

* 역설적인,

지독하게 역설적인 詩다.


앞서 올린 뻔뻔한 "유부남" 을 묘사한 詩 역시

그렇게밖에 말하수 없는 그 뻔뻔함에

역설과 연민이 느껴질수 밖에 없음이 이 시에서도 함께한다. 


서로 비껴가는 별 일수 밖에 없음을

이미 알고 시작한 사랑이다.

서로를 붙잡을수 밖에 없는 단 한개의 손 은,

그만큼 절실함 이 묻어나는 음지의 사랑이다.

이별의 말 을 남기고

제자리로 돌아갈수 밖에 없는..


불행 하였으므로 행복 하였네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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