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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4번 F단조 Op.36
07/03/20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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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haikovsky  -  Symphony no 4 in F minor, Op. 36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4번 F단조 Op.36




Wiener Philharmoniker
Valéry Gergiev, cond
Rec, 2002


제1악장 -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러시아의 광할하면서 삭막한 시베리아 벌판의 느낌을 전해주듯, 
또는 인간의 고뇌를 한껏 발산하는 듯한 금관의 찢어지는 듯한 음향은 
가슴을 섬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강약이 완벽하게 조절된 채 너무도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의 2주제로 연결되는데 
레닌그라드 필의 합주력도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팀웍을 보여주지만 
독주연주가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빈틈없이 해결해주기에 더욱 이 연주는 빛난다. 
얼음장같이 차갑고 무섭기로 유명한 므라빈스키에게 얼마나 호되게 질책을 당하면서 
녹음에 임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가벼운 미소를 짖게한다. 
번스타인의 이완된 여유로움도 또 다른 맛을 주지만 
므라빈스키의 음반을 맛본 사람이면 사탕 먹은 뒤 수박 먹는 기분일 것이다.
서주는 안단테 소스테누토, F단조, 3/4박자, 소나타형식이다. 
호른과 파곳만의 최강주로 격렬하게 나오는 선율은 
전곡의 주된 테마인 운명을 나타내며 이것이 반복되면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부로 들어가서 모데라토 콘 아니마 F장조, 9/8박자 ('원무곡의 움직임으로')로 바뀌며 현으로서 
시름에 잠긴 듯한 괴로움을 표현하는 제1주제 (1:15∼)와 
감미로우면서 서정적인 2주제 (4:50∼)가 클라리넷의 달콤한 소리로 이어진다.
이어 제1주제의 변형인 3주제 (7:12∼)가 뒤를 잇고 다시 주상선율이 나와 전개부 (8:13∼)로 들어가며 
다시 주상선율이 재현부 (10:20∼), 마지막으로 주상선율이 나와 종결부 (14:30∼)로나아간다. 
위와같이 2개의 주제가 여러갈래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괴로움과 
이와는 상반된 꿈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1.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 Moderato assai, quasi Andante - Allegro vivo  18'56


제2악장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오보에의 처량한 선율 또한 너무도 러시아적으로 느껴지고 
뒤이어 배경으로 깔리는 현은 연약하지도, 그렇다고 늘어지지도 않는 
적당한 긴장감으로 부선율을 이끌어간다. 
점점 강하게 밀어붙이는 현과 관의 조화는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현의 울림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잡혀있고 음향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플룻의 춤추는 듯한 선율, 농밀한 현의 대화는 이 연주의 가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러 악기에 의해 교대로 제시되는 아름다운 선율들의 향연은 
감상자를 음악으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극히 서정적인 현의 유려한 선율과 새소리같은 플룻에서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흐르지 않고 
이 곡 전체에서 기본적인 감정으로 느껴지는 외로움과 적막감이 
서정미와 오버랩되며 묘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클라이막스에서 치밀한 현의 보우잉과 관악의 투티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광활한 눈밭광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스베틀라노프의 러시아 토속적인 울림은 므라빈스키의 모방일 뿐이다. 
모방이 원조를 앞설 수는 없는 것 같다.
내림 B단조, 2/4박자, 세도막형식이다. 이 악장에서는 그의 독특한 애상, 
그러나 밝고 북방적인 전원 무곡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적적한 기분과 아울러 피로에 지쳐있던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오보에가 외로운 으뜸선율 (0:00∼)을 내고 이것이 발전되어 
흥분에 가득찬 부선율 (1:12∼)로 이어지는데 으뜸선율은 여전히 쓸쓸함을 드러내자 (2:10∼) 
F장조의 피우모소의 거칠은 농민무도 혹은 러시아 무곡이라고 할만한 소박하면서 쾌활한 주제가 
중간부 (3:27∼)를 이루며 거칠고 단단한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그러나 다시 주부 (4:55∼)에 돌아가서 으뜸선율은 교대로 여러 가지의악기로 되풀이되며 
느리고 목가적인 주제로 표현된 어두운 색조를 표현해주면서 조용히 마친다.


2. Andantino in modo di canzone  9'34


제3악장 - Scherzo - Pizzicato o stinato
피치카토는 레닌그라드 필의 수준이 빈 필에 못지 않음을 보여준다. 
3악장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인 비교감상한 아바도의 연주와는 사뭇 다른 
조금 더 냉정한 느낌의 피치카토이지만 현의 순발력있는 움직임과 
관의 안정적인 참여는 스탠다드로서 손색이 없다.
현에서 살아숨쉬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매우 드문 연주인데 
녹음상태마저 최적으로 이루어져 금상첨화이다. 
마치 연주회장 로얄석에서 듣는 기분이 든다. 
현에 뒤를 잇는 플룻을 비롯한 목관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표현해준다. 
차이코프스키가 표현하고자 한 들뜬 기분을 잘 표현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템포의 설정도 비교한 음반 가운데 가장 이상적이다. 
이완도 성급함도 느껴지지 않는 중용의 템포이다.
알레그로, F장조, 2/4박자. 
제 1부 (0:00∼)는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는데 현악기 전부는 피치카토를 계속한다. 
으뜸 선율은 초조해 있으나 몽상적이면서 황막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제 2부분 (1:52∼)은 A장조로 현악기는 침묵하여 목관악기만이 
러시아 민속무용을 허물은 것 같은 유쾌한 가락을 탄다. 
그것이 ff로 나아가 멈추고 제 3부분 (2:29∼)은 내림 D장조로 변하여 
금관만이 pp로 행진곡모양의 고른음을 낸다. 
목관은 도중에 들어와 제2부분과 오버랩 (2:42∼)된다. 
제 4부분 (3:09∼)은 제 1부분과 같이 현악기만이 피치카토로 으뜸선율을 내며 
제 5부에서는 (4:52∼) 목관이나 금관이 참여하여 
여태까지의 선율을 단편적으로 전개시켜 pp로 마친다.


3. Scherzo. Pizzicato ostinato - Allegro  5'37


제4악장 - Allegro con fuoco
정말 숨이 넘어가는 연주이다. 
이런 연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할 정도로 빈틈이 없다. 
감히 무어라 평을 논하기가 머쓱하다. 
현파트는 보통보다 2배나 많은 연주자들이 현을 긁는 듯한 울림을 창출해낸다. 
광대한 스케일에 금관의 포효는 귀를 멀게한다. 
저음과 고음의 금관이 한치의 뒷걸음질 없이 힘있게 밀고 나가면 
두터운 현이 질세라 이를 뒷받침한다. 
템포는 약간은 빠르게 설정하면서 악구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관악기군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 
관현악의 투티를 듣고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도무지 긴장을 늦출 여유를 주지않는다. 
비유하자면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처음 전쟁씬을 보면서 느꼈던 극도의 긴장감, 바로 그 느낌이다. 
마구 밀려오는 음의 파도에 몸을 실어 음이 진행되는데로 그냥 맡길 뿐이다. 

피날레, F장조, 4/4박자. 자유스러운 론도형식으로 
힘찬 박력과 빛나는 색채감이 나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전합주의 ff로 숨막히는듯한 강렬한 제1주제 (0:00∼)가 나오고 
이어지는 제2주제 (0:15∼)는 러시아민요에 의한 소박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 
다시 1주제 (0:46∼)가 격렬하게 등장하고 난무 (亂舞)와 같은 제 3주제 (0:58∼)가 나타난다. 
이 세주제는 서로 교대로 나와 각각 서로 얽혀 발전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제 1악장의 서주에 나온 주상선율이 안단테를 위협하듯이 나타나 (5:16∼) 
다시 원래의 알레그로로 돌아가서 세 개의 주제에 의한 강렬함이 극도에 달한 종결부 (6:24∼)를 형성한다. 


4. Finale (Allegro con fuoco)  8'28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인 곡으로 
뚜렷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순음악형식을 취하면서도 표제악적인 요소가 짙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인간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운명의 마수이어서 처참한 느낌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준다.
극도의 멜랑콜리한 감성과 광분적인 정열사이의 갈등, 
또는 회환과 낙관적인 마음간의 갈등은 차이코프스키의 본성이었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뿐만 아니라 불같은 열정의 분출은 
차이코프스키의 창작열에 불씨를 당겼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특성인 선율의 어두운 아름다움과 구성의 교묘함, 
그리고 관현악의 현란한 묘기 등이 이 곡의 가치를 한층 드높여준다.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친구 작곡가 타네에프에게 
"제 4교향곡의 한 마디라 할지라도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시키고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나의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안하는 것이 없다"고 써보냈다. 
또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대의 산물로 
그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있어서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1876년 말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36세의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마음에 내재되어있는 동성애적인 기질에서 벗어나고자 
한 오페라 여가수에 사랑에 빠지지만 매몰찬 거절을 당한다. 
그리고 나서 1877년 한 음악원 제자의 권유로 28세의 
안토니아 이바노브나 미류코바라는 음악원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는 푸시킨의 오네긴에 나데지나 피라레토브나 폰 메크 나오는 결혼과정과 이야기가 
흡사한데 다른 점은 오네긴은 그 여인을 거절함으로 평생을 후회한 것이고 
차이코프스키는 받아들임으로서 평생을 후회하게끔 되었다는 점이다. 
그녀의 폭풍같은 정열은 그를 당황하게 하였고 결국 7월 18일에 결혼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여자였고 차이코프스키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내적인 동성애의 본능이 정신적 문제를 일으켜 차이코프스키는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스크바가에 투신자살까지 시도하였으나 
사람들의 극적인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에피소드까지 일으키고 말았다.
정신적 재충전을 위해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요양을 떠나 Clarence에서 Venice로, 
다시 San Remo에서 Florence로 옮겨 다니면서 그의 걸작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과 4번 교향곡의 작곡에 전념하였다. 
그의 실패한 결혼 2달전인 1877년 5월에 착수한 4번 교향곡은 
1878년 요양 여행중이던 1878년 1월 7일에 이탈리아 북서부의 해안 산모레에서 
이 교향곡의 관현악 편성을 완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듯 다시 작곡에의 의지를 불태우게 한데에는 또 다른 여인의 힘이 있었는데 
그 여인은 철도 갑부의 미망인인 나데지나 피라레토브나 폰 메크부인이었다. 
폰 메크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깊은 감동을 받고 
연간 6천 루불이라는 막대한 연금을 제공하여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후원을 하였다. 
이러한 후원은 무려 15년동안 (1876년부터 1890년까지)이나 계속되었다. 
이 두 사람은 편지의 왕래만으로 끝까지 서로 한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편지는 무척 장황한 내용이었으며 그들의 편지에서 
'우리의 교향곡'이라고 표현한 4번 교향곡의 자세한 설명이 의미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차이코프스키는 4번교향곡의 작곡도중 편지로 
"저는 이것을 당신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속에 당신의 가장 절친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된 것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4번 교향곡의 표지에는 '나의 가장 좋은 벗에게'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폰메 크 부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초연은 1878년 모스크바의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행해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때 이탈리아 여행중이어서 피렌체에 체재하고있었고 
그에게 전보로 이 초연의 성공이 전해졌다. 


추천음반

1. 예브게니 므라빈스키,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60, DG. 
옛 소련의 거장 므라빈스키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을 이끌고 
1960년 유럽 투어에 나섰고, 당시 녹음한 교향곡 4번부터 6번까지는 
음반사의 금자탑으로 남았다. 
그중에서도 4번은 런던 웸블리 타운홀에서 9월 14~15일에 이뤄진 녹음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필청반이다. 
이 녹음에서 들을 수 있는 짱짱한 금관의 울림은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전성기였던 
1960년대의 옛 소비에트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단언컨대, 오늘날의 러시아 오케스트라에서는 들을 수 없는 금관이다. 
현악기들의 일사분란함도 마찬가지다. 
소비에트 정부의 지원과 지휘자 므라빈스키의 카리스마가 만들어낸 최고의 연주다. 
포효하는 역동감과 세밀한 디테일이 공존하는 명반. 
특히 2악장 서주에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오보에의 비브라토가 그야말로 절창이다.

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71, EMI.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는 음반이지만, 
생전에 차이콥스키 후기 교향곡을 6차례나 녹음했던 
카라얀을 빼놓고 지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섭섭하다. 
앞서 언급한 므라빈스키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의 연주가 어딘가 거친 맛이 있는 반면, 
카라얀의 연주는 보다 깔끔하게 정돈된 소리를 들려준다. 
정확하게 계산된 음량 조절, 악기 간의 균형 감각이 이 음반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카라얀은 1970년대에도 이 곡을 두 번 녹음했다. 
1971년에는 EMI에서, 1976년에는 DG에서 녹음했다. 
어떤 이들은 전자에, 또 다른 이들은 후자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해석상으로나 음질상으로 별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EMI 음반을 추천하는 까닭은 DG 음반보다 가격이 저렴해서다.

3. 마리스 얀손스,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84, CHANDOS. 
교향곡 4번을 녹음한 수작을 선별하는 일은 의외로 부담스럽다. 
그동안 이 곡을 녹음한 명망 높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워낙 많은 탓이다.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와 소련국립오케스트라의 1990년 도쿄 실황, 
레너드 번스타인과 뉴욕 필하모닉의 녹음도 놓치기 아깝다. 
특히 번스타인은 2악장의 애상감을 누구보다도 뚜렷이 부각시키면서 가요적 서정성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이제 생존해 있는 현역 지휘자 중에서 한 명을 거론할 차례다. 
그렇다면 1순위는 마리스 얀손스다.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에서 므라빈스키의 부지휘자로 활약했던 그가 
스승의 아성에 마침내 도전장을 내밀었다. 
놀라운 것은 얀손스가 지휘했던 오슬로 필하모닉이 소위 ‘세계적 오케스트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찬란한 교향곡 4번을 내놓을 수 있는 지휘자는 오로지 얀손스뿐이다. 
밀어붙이는 힘은 비록 스승에 미치지 못하지만, 
음악의 구조와 디테일을 모두 장악한 지휘자의 힘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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