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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 교향곡 제4번 E Minor Op. 98
07/07/2020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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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hms  -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브람스  -  교향곡 제4번 E Minor  Op. 98




Wiener Philharmoniker
Carlo Maria Giulini, cond
Rec, 1989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빠르되 지나치지 않게). 
서주 없이 곧바로 현악기가 첫 번째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첼로와 호른이 연주하는 두 번째 주제 선율은 좀 더 환하고 서정적이다. 
전체적으로 체념과 슬픔의 분위기가 감도는 악장이다.


1. Allegro non troppo  14'14


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적당히 느리게). 
호른과 목관이 잔잔한 애수를 노래하면서 시작한다. 
중세 교회음악에서 많이 사용했던 프리기아 선법의 음계를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프리기아 음계를 모르더라도 그냥 선율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어서 바이올린의 피치카토와 어울리며 클라리넷이 첫 번째 주제 선율을 노래한다. 
두 번째 주제는 첼로가 연주한다. 약간 몽환적이면서 중세적인 느낌이 감도는 악장이다.


2. Andante moderato  13'00


3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소(빠르고 즐겁게). 
앞의 악장들과 달리 활달하게 분위기가 반전된다. 
관현악 총주로 박력 있는 첫 번째 주제를 제시하고, 
춤곡 풍의 두 번째 주제는 바이올린이 연주한다. 
관현악의 힘찬 연주 속에서 들려오는 트라이앵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시기 바란다.


3. Allegro giocoso - Poco meno presto - Tempo I   7'10


4악장 알레그로 에네르지코 에 파쇼나토(빠르고 힘차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관악기가 묵직하게 문을 연다. 
바흐 시절에 유행했던 샤콘(chaconne) 풍의 비장한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그것을 30회 변주하는 독특한 악장이다. 
바흐의 칸타타 150번 ‘주여, 저는 우러러봅니다’에서 영향을 받은 악장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종결부는 비장하고도 단호하다.


4. 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 Più allegro  11'42


브람스의 교향곡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일 악장을 하나만 꼽자면 
3번 교향곡의 3악장이 아닐까 싶다. 
가장 먼저 첼로가, 이어서 바이올린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관과 
호른이 연주하는 주제 선율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슬프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쓰이는 서정적인 악장이다.

브람스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그러니까 1884년에서 이듬해까지에 걸쳐 작곡한 곡이다. 
브람스는 52세에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12년 뒤인 1897년에 세상을 떠났다. 
교향곡으로는 4번이 마지막 곡이다. 
이후의 브람스는 교향곡은 물론이거니와 관현악이 들어간 곡도 거의 쓰지 않았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독주악기로 등장시킨 ‘2중 협주곡 A단조’가 
관현악을 포함한 곡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다. 
브람스는 그렇게 생애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관현악보다는 실내악에 한층 마음을 기울인다. 
특히 말년의 그는 클라리넷을 주인공으로 삼은 5중주, 3중주, 소나타 등에 집중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떨어진 거리에 
뮈르츠슐라크(Murzzuschlag)라는 전원도시가 있다. 
산세가 아주 빼어난 아름다운 곳이다. 브람스는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놀랄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당신과 함께 마법과 같은 달밤의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사실 이 표현은 거의 애정 고백에 가깝지다. 

50대에 들어선 브람스는 여전히 독신이었지만 
음악가로서의 명성과 더불어 경제적 안정도 상당히 얻은 상태였다. 
그는 1894년 여름에 복잡한 빈을 떠나서 뮈르츠슐라크에 갔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곡을 썼다. 
교향곡 4번 E단조 Op.98이 바로 그 시기에 태어났다. 
브람스는 두 해의 여름을 뮈르츠슐라크에서 보내면서, 
빈에 있는 지인들에게 어떤 곡을 작곡하고 있는지를 일체 함구한 채 교향곡 4번을 써 내려갔다. 
그것이 또한 브람스의 성품이다. 신중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웬만해선 말을 아꼈다. 
어찌 보자면 소심한 사람이었다고 해야 할겄이다. 
자신의 곡에 대해 스스로 자신 없어 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가 교향곡 4번의 작곡 사실을 처음 털어놓은 것은 
1885년 8월에 엘리자베스 폰 헤르초겐베르크(1847-1892)에게 보낸 편지에서였다. 
이 여인은 19세기 후반에 주로 활약했던 피아니스트다. 
한때 브람스의 피아노 제자가 되기를 간청했으나 브람스가 거절했다는 여인이다. 
일설에는 브람스가 그녀의 빼어난 외모에 마음을 뺏길까봐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어쨌든 그녀는 브람스와 여러 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여자친구’였다. 
브람스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 좋은 조언자의 역할을 하곤 했다. 
브람스는 그녀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향곡 4번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언을 청하고 있는데, 
그 주저하는 어투에는 브람스 특유의 성품이 짙게 배어 있다.
 “내가 어떤 곡의 단편을 보내겠습니다. 그것을 보고 한마디 해주겠습니까? 
(중략) 내가 보기에 썩 좋은 곡은 아닙니다. 몇 군데 수정할 곳도 있습니다.
 (중략) 만약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괘념치 마십시오.”

하지만 이 곡의 반향은 컸다. 
브람스는 1885년 10월 25일에 마이닝겐 궁정 관현악단을 자신이 직접 지휘해 초연하는데,  
이 초연을 리허설할 때는 한스 폰 뷜로(1832-1902)가 브람스를 대신해 지휘봉을 들었다. 
물론 브람스가 참관한 리허설이었다. 이 장면도 참 재미있다. 
리허설은 뷜로가, 실제 연주는 브람스가 한 것이다. 
그런데 뷜로는 리허설을 마친 첫날(22일), 
공연 기획자로 이름이 높았던 헤르만 볼프에게 이렇게 말한다. 
“방금 연습을 마치고 왔습니다. 4번 교향곡은 굉장합니다. 
무척 새롭고 개성이 뚜렷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 드문 열정이 넘쳐흐릅니다.”

초연은 성공적이었다. 
브람스의 팬이었던 마이닝겐 백작의 요청에 의해 1주일 뒤에 같은 장소에서 또 연주됐을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일련의 연주회가 곧바로 펼쳐졌다. 
다음 해 4월까지 거의 20개 가까운 도시에서 교향곡 4번이 연주됐다. 
그렇게 세상에 첫선을 보였던 교향곡 4번 e단조는 50대에 접어든 브람스의 음악적 연륜, 
그리고 그의 삶을 관통했던 쓸쓸함이 짙게 배어 있는 곡이다.

특히 이 곡과 관련해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1896년 5월 20일에 슈만의 아내였던 클라라, 
브람스가 마음속으로 언제나 그리워했던 그녀가 뇌졸중으로 저세상 사람이 되고 만다. 
클라라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브람스는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한다. 
아버지가 앓았던 간암이 아들인 브람스에게도 찾아와 급속하게 진행 된겄이다. 
그는 이듬해 3월 7일에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의 연주회, 
빈의 무지크페라인에서 열렸던 음악회에 아픈 몸을 이끌고 참석했다고 하는데, 
그날 연주됐던 곡이 바로 교향곡 4번 e단조였다. 
그 연주회는 아직 살아 있는 브람스가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공식 행사였다. 
그날 브람스의 모습은 뼈만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고 한.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4월 3일, 
브람스는 친구나 가족도 없이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집안 살림을 도와주던 가정부가 그의 임종을 지켰다고 전해진다.
1896년, 브람스는 교향곡 4번의 악보를 펼치고 1악장의 첫 4음인 B-G-E-C 위에 
‘오! 죽음이여, 오 죽음이여!’라고 적었다. 
그리고 이듬해 1897년 4월 3일 브람스는 영원한 안식을 찾았다. 



추천음반

1.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 빈 필하모닉, 1980, DG. 
완벽주의자 클라이버가 빈 필하모닉을 지휘한 녹음이다. 필청 음반이다. 
CD가이드가 20세기 명반 리스트에 올렸던 이 음반은, 
아마도 지금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일 성싶다. 
클라이버의 브람스 4번 해석은 베토벤을 연주할 때와는 달리 약간 무뚝뚝하고 건조하다. 
하지만 카라얀처럼 냉엄한 분위기를 펼치는 것은 아니다. 
카라얀이 브람스 4번을 한겨울의 추운 음악으로 연주한다면, 
클라이버의 연주는 만추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자유주의자 클라이버, 
당연히 브람스처럼 고독감을 느꼈을 이 지휘자의 정신성이 느껴지는 명연이다.

2.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베를린 필하모닉, 1991, DG.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 내려가는 강물처럼, 이리저리 구비치고 출렁거리는 연주다. 
하지만 그 물결이 거칠지는 않다.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이 감돈다. 
정확한 구조와 다이내믹스를 겸비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혹자에 따라서는 브람스의 고독과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연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다. 
1악장이 가장 빼어나고 3악장에서는 밀어붙이는 박력에서 다소의 아쉬움을 남긴다. 
무겁게 가다가 어느 순간 날렵해지고, 우울한 느낌이 충만하다가 슬며시 햇살이 반짝이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3.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2011, BR Klassik. 
마리스 얀손스는 무슨 음악을 연주하든 구조와 디테일을 모두 장악하는 연주를 들려준다. 
이처럼 ‘모범적인 연주 스타일’은 브람스 교향곡에서도 여전하다. 
악기 하나하나의 표정이 세밀하게 살아 있는 동시에 전체적인 곡의 구조에서도 흔들림이 보이지 않는다. 
얀손스뿐 아니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지닌 특색도 그러하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오래도록 단련된 그들은 음표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지휘자와 악단의 신뢰감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그리하여 듣는 이들에게도 신뢰를 전해주는 녹음이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이 커플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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