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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했던 하루
03/22/20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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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동부지역에 불어닥친 역대급 눈폭풍으로 항공편과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 되었고

관공서 및 학교 그리고 상가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재난대비로 식품을 사재기까지 벌이는 소동이 벌어졌으니 지난 2010 미 동부를 강타 했던 

Snowmageddon  수준을 능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뉴스 방송에서는 외출을 삼가 하라는 경고를 실시간으로  보내는 마당에 

우리도 아예 가게문을  생각 않고 하루종일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런 경우 

학교수업이 취소된 것에 흥분된 아이들이 소리치며 아침 나절까지 침대에 뒹굴대다

느즈막에 바깥에서 눈장난 하던 아이들이 떠올라서 잠시 입가에 미소가 흘렸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 하루를 그냥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안절부절 했다

 마치  시간이 아닌데 몰래 쉬고있는 것처럼 .....


나혼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를 쉬라고 하늘이 내려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챤스에 적응이 되지 못했다.



 



지인들 가운데는 주중에 하루를 쉬는 날로 잡아놓고 쇼핑 등 볼 일이나  

집안 일을 하면서 하루를 요긴하게 쓴다고들 하던데 말이다.


예전에도 폭설이나 한파로 꼼짝없이 집안에서 이틀씩이나  적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기분이 아니었다.

그럼 나도 집안일이나 할까 하고 집안을 훑어보니 

평소 눈에 띄면 미루지 못하고 바로 정리하고 치우는 성격이라 딱히 눈에 거슬리는 것도 없다.

그런데 왜 나는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엔죠이 하지 못하는 걸까 ….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43년차 미국생활중에 40년동안 매일 눈을 뜨면 

집보다 일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으며

 집과 일을 제대로 병행 하느라 스스로 규칙’ 이라는 틀을 만들어 놓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일요일을 제외한 6일동안은 

아침에는 무조건 집바깥으로 나갔다 해가 지면 집안으로 들어오는 체바퀴 도는 규칙.

그런 규칙을 갑자기 깬다는 것에 저항하는 .





갑자기 은퇴를 하고 집에 있게 된 어느 블로그 글이 생각났다

매일 아침이면 출근하다가 어느 날 하루종일 집에 있게되는 일상이 이상하고 어색하다는 내용의 글 이였다.

특히 

훤한 대낮에 메일박스를 연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는 대목에서 

언젠가 나도 대낮에 메일 통을 열게 될거라는 예감이 미리 곤욕스러워 했.    

 



평소 나는 진심  농담 반으로 집에 있는것 보다 가게 나와있는것이 

훨씬 편하다는 말을 해온 사람이다.

천지 재변으로 어쩔  없이 집에서 쉬는걸 보너스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런 날이 어색해서 은퇴  부딪히게 될 변화에 대해 고민까지 했던 것이.




매일 아침에 같은 시각에 일어나 씻고 먹고 같은 시각에 집을 나서면

 동네 커피숍에 들리던 일상이 중단되고 

우리 둘다  좋아하는 빵집에 들러 픽업한 샌드위치를 자동차 안에서 함께 먹고 마시면서 

가게로 가던 즐거움까지 사라질거라 생각하니 기가 막힌.


 

대신 매일 아침  

오늘은 뭘하지…”  둘이서 무언으로 묻고는 남편은 골프장으로 갈텐데 

그럼 나는 뭘하지

 

점점 세수도 화장도 관리도 안하게 되는 나를 쳐다보니 우주가 흔들린다.


이런 저런  걱정에 시달리다 보니 저녁시간이 되었고 금방  시간이 되었다.

드러누우니 팔순이  되어가는  언니가 했던 말이 천장에 둥둥  다닌다.




" .. 너는  걱정도 다한다

처음 몇일간은 심심 하겠지 하지만 조금 지나봐라 하루가 나름 바쁘게 돌아가게 될테니 

쓸데없는 걱정은 미리  해도 되거든 ..."

 

그땐

강아지가 생기고 텃밭도 생기겠지 ....


 



*지금 들리는 노래는 영화 MoonLight 에 삽입된

'Cucurrucucu Paloma'


,사진(펌)/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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