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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이름은 오리무중
08/21/20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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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권' 씨라는 것만 기억에 남고

이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주 까마득한 시절의 이야기다.


어느날 고향학교에 총각선생이 부임했다.

푸르스름한 면도 수염 자국이 선명한 핸섬 한 외모는

순수한 시골 여학생들의 심장을 통통튀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사장의 아들에 영어와 국어 담당의 총각선생

마치 '내마음의 풍금 ' 이라는 영화속에서나 가능한 인물이 

우리들 현실속에 등장한 것이다.


유난히 뜨거워 했던 나는

어거지를 피워서 라도 과외공부를 받기로 다짐을 했고

결국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과외공부를 시작했다.




거의 한시간 거리를 걷는 동안

내 가방에는 책보다

선생님에 대한 각색의 환상으로 채워져 있었고 

내 치마기장은 무릎위를 지나 있었다.




대구가 권선생님의 집이라는 정보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알게 되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대구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의 자취방에서 

하루를 잘 수있다는 허락과 

권 선생님으로 부터 만남신청에 대한 응답을 받아낸 나와 친구들은 

덜컹거리는 대구행 버스에 실린 풍선들 이었다.



                                                            -양자-

생전 처음 밟아본 대구 땅

만남의 장소인 '달성공원' 으로 향하는 우리들 모습은 

어색한 사회 초년병 형색 그대로였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지

우리 모두는 각자의 느낌대로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

드디어

우리를 알아본 권 선생님은 환하게 웃으시며 다가왔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약혼녀 라며 소개를 하는 순간 사방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아래로 꺼져 내리는 

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를 데리고 간곳은

영화 '졸업' 상영중인 극장 이였다.


나중에 해본 생각이지만

선택한 영화가 제자들 보다 

약혼녀랑 보기 위한 내용의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상영 내내

내 마음은 이미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좌석에 구겨져 있었다.


미국에 들어와 결혼하고 가정도 가지게 되자

두고 온 고향과 친구들을 생각하는 여유가 생겼다.


그리운 옛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고국방문에 뜰뜬 설레 임은

뜬금없이 권 선생님을 향한 풋풋 했던 그당시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 느낌으로 작성한 글을 동창 사이트에 올렸다.




    한국에 도착하자

권 선생님을 찾았다는 낭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애튼한 글을 읽은 동창들 중에는 

 권선생님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나의 고국방문에 대한

최상의 선물이라 여겼던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권 선생님외에 

그당시

또 다른 권씨 성을 가진 선생님도 계셨다는 사실을

확인 중에 알게 되었다.


 만 알고 있는 나의 풋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결국

고향 방문 중에 졸업을 하고 말았다.


 이렇게 여름날 속에 들어 있게되면 난데없이 기억 천장에서 

그 여름 날 그 친구의 그 좁은 자취방 그 천장을 바라봤던  

그 설레임의 밤이 하얀 뭉게 구름이 되어 나타나곤 한다.


                                                           -양자-


많은 사람들의 기억하는 졸업영화의 주제곡 '침묵의 소리' 는

늘 내 풋풋 했던 시절의 풍금소리로 울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Simon & Garfunkel 이 아닌 Dana Winner 의 목소리로

'The Sound Of Silence' 을 대신한다.




글,사진:구글/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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