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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qti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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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빈손으로...
05/16/20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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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을 앞 두고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은  

한동안 나를 흥분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한국을 자주 들락거렸다거나 관광목적이 아닌 

10년만의 친지와 고향친구를 만나는 방문이다보니 

 그들에게 어떤 선물이 합당할까 하는 고민조차 설레게 만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 저기로 부터

잘못하면 주고도 욕먹는다는 말에 딱걸리자

근래 한국을 방문했던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까지 했다.

    

각 사람들의 수준과 취향에 맞추는 고민의 난도가 깊어지자 

차라리 빈손이 어떨까 하는 혼란속에 빠지기도 했었다. 




문득

 60년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 오셨던 큰어머님의 선물이 기억이 났다.

노란 Dial 비누와 후추가루 그리고 바늘 등 미제면 무조건 환호를 받았던 그 시절


녹이 잘 쓰는 국산 바늘에 비해 

천을 꿰맬 때 바늘끝이 기름칠을 해놓은 듯 쏙쏙 들어가는 미제 바늘과

노란 다이얼 비누는 친지들과 이웃에게 그지없이 귀한 선물이 되기에 충분 했었다.


큰집에서 끊이는 소고기 국맛과 그 냄새가 

온 동네사람들의 코구멍을 넓힌것도 바로 미제 후추가루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되었고 

 한국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미국사는 우리보다 

우세인 현실을 감안하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고민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이였는지 모른다. 






지루한 고민끝에 

받는 사람의 취향이나 수준보다 

나름대로, 형편대로, 

무엇보다 내 마음의 온도에 기초하여 

이 가방 저 가방 틈새마다 선물을 메꾸고 챙겼다.

 




대신

 여럿이 모이는 자리는 식사로 대접하는 방법을 고려하며.. 






도착해서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10년 전과는 또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미국에서 살았나 의심을 할 정도로 

내가 듣지도 ,알지도 그리고

보지도 못한 미국 유명제품을 두루 갖춰놓고 있었다. 


IT강대국 답게 세계유행 정보에도 해박 할뿐만 아니라  

직접구입해서 사용하거나 착용하고 있었다.


갑자기 내가 준비해간 선물이 초라하게 여겨지자

선물이 갑자기 애물 단지로 추락이 하기 시작했다.


선물이 상대방의 격을 낮추게 만든다거나

무용지물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건네줄 때마다 

 "더 좋은 갖고 있는줄 알지만 내 작은 마음" 하며 숨게 만들었다.  


이런 마음으로 선물을 건네주긴 생전 처음 이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빈손이...




 

공짜라면 다 좋아하고 미제라면 환호하던 그 시대로 착각하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정도로 

공기와 미세먼지 빼고는 전반적인 생활의 수준과 편리함은

미국에 살고있는 우리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고향에가면

 옛친구들에게 밥이라도 대접을 하기로 했던 소박한 내 계획도 

시골아이들의 벌떼같은 인심에 밀려 나야했고

자존심을 걸고 도전하는 심정으로 건네줬던 달러는

순식간에 더 큰액수로 환전이 되어 

내 호주머니속에 들어오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사랑할 때 우리 마음은 
바닥이 나지 않는 선물의 집 
무엇을 줄까 
어렵게 궁리하지 않아도 
서로를 기쁘게 할 묘안이 
끝없이 떠오르네 

다른 이의 눈엔 더러 
어리석게 보여도 개의치 않고 
언어로, 사물로 사랑을 표현하다 
마침내는 존재 자체로 
선물이 되네, 서로에게 


이 해인 수녀님의 '선물의 집' 중에서..





그래도

27일간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계획에 없던 뜻밖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는 

서로 뭔가를 주고 싶어하는 인정이 따스한 양단이불이 되어 

 아쉬움을 덥혀줄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되어주었다. 






떠나올 때가 가까워지자 

나는 다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뭘 사다주면 좋아 할까...


못말리는 이 촌티 

언제 벗어 던지나..






선물하는 물건보다

선물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P.크로네유




*올려진 모든 사진들은 고향 '남지' 를 배경


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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