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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것들
12/20/20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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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고운 글들을

 따로 노트에 기록 해놓고 들여다 보는게

 취미요 습관 이기도 했던 때도 있었다.


1998 2월 16일 

친구가 내게 건너준 이 노트

 눈에 보이는 곳에다 놓아두고 눈도장만 찍다가 




오랜만에 속안을 빼꼼히 들여다 보는데

아래의 시 제목에 시선이 잡아 당긴다.


아~~ 생각난다

그때도 이 시에 가락을 달아가며 내 맘으로 

장단을 두드리며 새겨놓았던 

이 한편의 시.




지고 가기엔 벅찬 것이 삶일지라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또한 삶이다 

천인 절벽 끝에서 문득 뒤돌아보는 망아지처럼 

건너온 세월, 그 물살들 헤어본다 한들 

누가 제 버린 발자국, 쓰린 수저의 날들을 

다 기억할 수 있는가 




독충이 빨아먹어도 아직 수액은 남아 나무는 푸르다 

누구의 생이든 생은 그런 것이다 

세월이 할 수 있는 일은 

노오란 새의 부리를 검게 만드는 일 뿐 





상처가 없으면 언제 삶이 화끈거리리 

지나와 보면 우리가 그토록 힐난 하던 시대도 

수레바퀴 같은 사회도 마침내 사랑하게 된다 



계절을 이긴 나무 들에게 

너도 아프냐고 물으면 

지는 잎이 파문으로 대답한다 



너무 오래 내려다보아 등이 굽은 저녁이 

지붕 위에 내려와 있다 

여기저기 켜지는 불빛 

세상의 온돌 들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할 사람들도 

오늘 늦가을 지붕을 인다 


 이 기 철의  추운 것들과 함께 -

* 현장비평가가 뽑은 2002 좋은 시(현대문학)중 





19년이란 시간이 

그렇게,

이렇게,

지나가면서 

어느새 내 등에다 생의무게를 얹어 놨다.  


지고 가기도,

그렇다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게 

벅찬 우리 삶의 무게가 아닌가...


그래도 

   달랑 이 노트 흔적으로 등 굽은 강가의 추억을 떠 올리며

추위를 버티고 있는 것이다.




*사진출처: Anne


글/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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