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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02/15/2017 11:08
조회  1408   |  추천   26   |  스크랩   0
IP 98.xx.xx.5

사람마다 제각기 숨겨놓고 있는 아킬레스건이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아킬레스건중의 하나는 

  바로 김치를 담그는 일이다.


한국사람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치를

결혼생활 35년 동안 직접 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갖다 댈 핑게는 두어개 있다.

먼저 이른 나이에 혼자 미국에 들어와 혼자 생활을 했다는것과

결혼 후로는 집안살림 전부를 시어머님이 맡아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그저 얻어 먹을 때마다 감동만 했던 것이다.


평생 무임승차를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는 작년에 시어머님은 돌아가셨다.

별도리 없이 남편의 눈치를 살펴가며

마켙이나 지인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김치로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남편의 입맛을 잘 아는 나다.

그 어떤 김치도 평생동안 길들어져 온 어머니 김치맛과는 다르다는 것과

아무리 집에서 담은 김치라고 설득해도 와이프가 직접 만든 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지인들 중에 김치를 직접 담가 먹거나 김장까지 챙기는 사람과 자리를 하게 될 경우

대화중에 내 아킬레스건인 김치 이야기가 나 오게 될 까봐 

나는 초긴장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김치도 못 담그는 마누라가 불만거리가 작용할 수도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복잡한 배추포기 김치보다 약간 쉬울것 같은

양배추 김치부터 시작하여 최근에는 깍두기 까지 시도를 했다.






물론 한술에 배부를리가 있겠는가?

 몇차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남편의 인정을 받아냈다.


여름에는 양배추, 겨울에는 깍뚜기로 체면 유지를 하고 있지만 

 포기 김치는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다.


그런데 겨울이 되자

난데없이 동치미 타령을 하기 시작했지만

도저히 내 수준에 동치미는 무리라 판단하고 안 들은 척 하고 버티는 중에

얼마 전 촌장님 방에 놀러 갔다가 공중에 걸린 시래기 사진과

제대로 익힌 동치미 국물에 국수까지 말아드신다는 내용의 포스팅에 눈과 귀가 번쩍했다.


하기야 요즈음에는 배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유튜브나 구글링하면 해결이 된다.


하지만 나는 촌장님을 택했다.

촌장님의 지시대로 시장 가서 동치미 재료와 항아리 부터 준비 해놓고

여러차례 통화로 카톡으로 아래와 같이 실습에 들어갔다.





시장에서 사온 열무를 씻어 건져 놓고 

바로 촌장님께 사진으로 보냈더니




"무 참한 걸로 사셨네여. 항아리도 참하고....

여섯개면 거기 그대로 맞춰 담아야지요. 착착 무부터 쟁여 넣구요.

천일염 뿌려두구요. 무청도 싱싱하고 연해 보이니 겉대만 떼고 씻어 물기빼고

넣으면 익어 맛들어 먹으면 옛날 생각 날걸요...

나머지는 그냥 밖에 걸쳐두시면 시래기감

울 동치미 단지 보여드릴께요.^^"



-촌장님 작품-


사진으로 보이는 프로가 담근 동치미와

이제 닷세 지난 아마추어 동치미의 차이는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그런데 살짝 간을 보니 엄청 짜다

 원인은 너무 많이 뿌린 소금으로 가닥을 잡고

촌장님께 해결책을 물었다.



-이슬 작품-


"촌장님 너무 짜니까 생수 넣어 희석 시킬까요?"

촌장님은 절대 그러지 말라고 당부를 하신다.


짠 맛을 덜하기 위해

썰은 무우를 생수와 설탕 그리고 식초를 섞은 물에 몇 시간 담가 뒀다가

식탁에 올려놓고 남편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는데

" 먹을 만하네..." 

두 차례 비운다. 

두개 건져 먹었으니 네 개가 남았다.


자신감이 붙으니 내년을 기다리지만

 배추포기 김치 도전은 요원한 숙제로 될 것같다. 


고맙습니다 촌장님 ^^




글,사진/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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