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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를 뜨는
04/08/20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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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드셔 보세요




밀가루 2 1/2 컵



소금을 물에 탑니다



밀가루에 소금을 탄 물 한컵




수저로 조금 뒤적여 줍니다


어느정도 뭉쳤다 싶을 때


손으로 반죽을 시작합니다



꼭 꼭 치대주세요


아직 덜된 반죽



질게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조금 되직하게 했습니다



감자 2개


이렇게 썰어주고요



양파도 2개 썰었습니다


미리 멸치 다시 낸 국물에 감자와 양파를 넣었습니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물이 조금  왜 노란색이냐구요?..양파 껍질 삶은물 조금 넣어주었어요..



양파 껍질 삶은 물은 피를 맑게 하지요


어느정도 끓으면 파를 썰어 계란에 넣어 준비합니다


수제비가 어느정도 익으면 이 준비한 파와 계란을 넣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남았던 닭 가슴살을 잘게 찢어서 무쳐줄겁니다



이렇게 양념을 해 둡니다 고명으로 얹을거예요



파도 조금 넣고 빨간고추와 김을 고명으로 얹은다음

예쁜 그릇에 넣어 드시면 됩니다






비오는 날은 수제비가 제격이지요?





생화가 없어서..말려놓은 롱스템 장미로...











며칠 째 

바이러스엔 아랑곳 하지 않고

봄볕이 얄밉게도 으시대더니

뭐가 못마땅한지 

급기야 꾸물 꾸물 

어둑해진 얼굴로

잔뜩 찌푸렸다

금새라도 눈물을 뚝 뚝 떨어뜨릴듯한

그렁그렁한 언제적

건희의 얼굴이 떠오른다

귀찮게 사진을 찍어대는 엄마에게

말은 못하고

뚝 뚝 닭똥같은 눈물을 떨어뜨리던

하얀 드레스 입은 부활절의 

심통난 건희 얼굴이

저 비올듯한 하늘에서 아른거린다



 비오는날 은 무얼먹지?

무언가 부족한 듯한 늦은 오후

 요리 두가지

녹두 빈대떡 아니면 수제비가 제격이다

녹두 빈대떡은 불려놓은 녹두가 없으니

 나중으로 미루고

간단한 수제비로 결정

오늘의 요리는 수제비


**



수제비의 탄생




-프시케-


뽀얀  밀가루  2컵 반 담았네

소금물 짠 한컵 쪼로록 부어

이쯤이면 부뚜막에 앉아 

수제비 뜨는 처자를 생각할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뒤적 뒤적 수저로 젓다가

비닐장갑 낀 손으로 조물 조물

더덕 더덕 묻어나는 

밀가루 묻은 손

이쯤이면 속살 흰 그처자의 얼굴이

검게 그을려  행색 초라해 갈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호령하는 대장처럼

주물럭 주물럭

손에 힘은 더 가해지고

흩어진 밀가루는

점점더 친밀하게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네

이쯤이면  그 외간남자 노름판을 전전하다

별빛등지고 허청허청 집으로 돌아올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무덤덤 혼자였던

자신을 버리고

점점더 하나가 되어가네

동그랗게 동그랗게 

이쯤이면 그 처자 몸에

 맥없이 애 서넛 슬어놓고 무능할 때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아무 맛도 없던 

한낯 가루에 지나지 않던 

혼자는 

 한덩이

간간한 반죽이 되고

이때 쯤이면  오소리 새끼처럼 

 아이들이 천하게 자라갈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펄펄 끓는 저 멸치다시 탕속으로

자맥질하러 가네

무능한 그는 푸설거리는 마른 눈을 내다보며

그 여자 허리 굵어지고 눈에  

파랗게 불이 켜질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뚝뚝 반죽으로부터

아무렇게 떼어져

잠수 잠수..

아!! 시원하다

뜨거운 탕에 들어가

몸을 찜질하듯...

쓴 담배 뻑뻑 빨며 한세월 보내던

그 남자 덜컥 병들어 

시렁밑에 자리 잡을 때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이리저리 헤엄치다

못생긴 그 모양대로 

둥 둥 떠오르네

말리는 술 숨겨 질기게  마셔대

몇해고 애먹은 그녀의 머리가 반백이 되어가는 때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하나 둘 옆에 모여드는

친구 수제비 들.

점점 익어가네 

먼저 숨놓은 남자로 인해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하는 그녀가

그가  피우던 쓴담배를 배울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가루에서 반죽으로

반죽에서 또다시 

몇몇씩 뭉쳐

또하나가 된 조각들

어화 둥둥..

그여인 못마시던 술도 배우는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못생기면 못생긴대로

미끈하면 미끈한 대로

순수한  개성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네

그녀가 걸죽한 욕도 배울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허전한 저녁을 채워줄

비오는 날의 별미라네

부뚜막에서 수제비 뜨던 처자와 그만하면 속절 없는 

사랑을 추억할 수 있을 때 쯤이리

수제비 되어가네

수제비 익어가네





***



김사인님의 시를 생각하며 끄적여본 글



**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김사인-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그 처자

발그라니 언 손에 얹혀

나 인생 탕진해버리고 말겠네

오갈 데 없는 그 처자

혼자 잉잉 울 뿐 도망도 못 가지

그 처자 볕에 그을려 행색 초라하지만

가슴과 허벅지는 소젖보다 희리

그 몸에 엎으러져 개개 풀린 늦잠을 자고

더부룩한 수염발로 눈곱을 떼며

날만 새면 나 주막 골방 노름판으로 쫒아가겠네

남는 잔이나 기웃거리다

중늙은 주모에게 실없는 농도 붙여 보다가

취하면 뒷전에 고꾸라져 또 하루를 보내고

나 갈라네, 아무도 안 듣는 인사 허공에 던지고

허청허청 별빛 지고 돌아오겠네

그렇게 한 두 십년 놓아 보내고

맥없이 그 처자 몸에 아이나 서넛 슬어놓겠네

슬어놓고 무능하겠네

젊은 그 여자

혼자 잉잉 거릴 뿐 갈 곳도 없지

아이들은 오소리 새끼처럼 천하게 자라고

굴속처럼 어두운 토방에 팔 괴고 누워

나 부연 들창 틈서리 푸설거리는 마른 눈이나 내다 보겠네

쓴 담배나 뻑뻑 빨면서 또 한세월 보내겠네

그 여자 허리 굵어지고 울음조차 잦아들고

눈에는 파랗게 불이 올 때쯤

나 덜컥 몹쓸 병 들어 시렁 밑에 자리 보겠네

말리는 술도 숨겨 놓고 질기게 마시겠네

몇해고 애를 먹어 여자 머리 반쯤 셀 때

마침내 나 먼저 숨을 놓으면

그 여자 이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리

나 피우던 쓴 담배 따라 피우며

못 마시던 술도 배우리 욕도 배우리

이만하면 제법 속절없는 사랑 하나 안되겠는가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2020년 4월 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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