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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의 세번째(2014) 나는 아직도 썸 타고 있나요?-2
08/23/2014 20:52
조회  1890   |  추천   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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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휴 고개를 오르는길은 경치가 좋아요.

JMT 어디던 경치가 안 좋은데가 없지만 도나휴는 바로 옆에 개울을 끼고 올라 갑니다.

여름철 더울 때는 풍덩하는 맛도 기가 막히거든요.

선녀 흉내도 재미있지만 나뭇꾼은 기대 하지 마십시요.

나뭇단 지고 올라 가느라 선녀 할애비라도 너무 힘들어 쳐다 보지도 않을겁니다.

 

큰 물줄기가 끝나고 나면 작은 개울들이 나타나면서 곧 바로 도나휴로 오르막 길이 시작됩니다.

많이 먹고 조금 걷자가 이번 컨셉이라고 했으니 여기서 라면하나 끓여 먹고 가는것이 예의라 싶어 퍼질렀는데...

반갑지 않은 마뫁이 나타나서 긴장하게 만듭니다.

어른 팔뚝만한 녀석이 어찌나 재빠른지 눈 뜨고 당한 적이 여러번이라 이 친구가 나타나면 주변 단속 부터 합니다.

겁도 없이 바로 앞에 와서 내 배낭속을 널름거립니다.

어른이 조그만 동물을 때릴 수도 없고 타협하기로 했지요.

Trail Mix를 조금 바위 위에 놓아 주었더니 냄세를 맡아 보고는 시쿤둥해서 내 라면만 쳐다 보는것 같아 조금 떼어서 주었더니 좋아라 하고 물고 내 뺌니다.

저 자식도 한국에서 건너온 모양입니다.

 

벌써 오늘 세끼를 먹어서 배는 부르고 날씨는 바람 한점 없이 따듯하고 오는건 졸리움 뿐 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잘 수 는 없지요 

암만 그래도 10마일은 걸어야 소화도 되고...그래야 많이 먹지요.돼지 처럼요.ㅋㅋㅋ

많이 먹겠다는건 JMT를 한번하고 나면 6,7파운드는 기본으로 살이 빠져 많이 먹으면 좀 더 덜 빠지나 실험을 하는것입니다..

전 실험을 하는걸 좋아 하는데 인생은 실험을 해 볼 수 없어 재미가 없어요.

미리 실험을 해 보고 살면 실수도 안 하고 좀 더 잘 살 수 있을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오르막 입니다.

Mt. Lyell이 멀리 보이다 점점 코 앞으로 닥아 옵니다. 

눈 없는 도나휴는 처음 넘어 갑니다.

눈이 많이 쌓이면 Trail이 전혀 안 보여 방향만 잡고 올라 가는데 오늘은 길 따라 올라 가면서 눈이 있는게 훨 편할것 같아요.

잡 생각 하다 보니 어느새 다 올라 왔습니다.

아마 JMT의 열개 고개 중에서 제일 멋 대가리 없는 고개 정상일 것 처럼 생각되는 도나휴....

 

올라 가는건 완만한 편 이지만 요세미테쪽으로 내려 가는건 조금 가파른 편입니다.

멀리 Mt. Dana쪽이 험악한것이 오늘도 빗속에서 잘 것 같아요.

정수 안하고 먹을 수 있는 개울 물들은 다 말라 버려 가믐이 아주 심각해요.

물이 얼마나 말랐는지 작년에도 가믈다고 했었지만 신발을 벗고 개울을 건너던 곳이 금년에는 JMT 전 구간에 단 한곳 밖에 없으니

많이 심각하지요.

도나휴를 내려가 신발을 벗고 건너던 아주 찬 개울이 있었습니다.

물이 너무 차서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였는데 이 개울도 징검 다리로 신발을 안 벗고 건너 갑니다.

 

건느자 마자 Camp하기좋은데가 있는데 만원입니다.

여기서 4마일정도 더 가야 좋은 터 가 있는데..입맛을 다시면서 갈 길을 재촉합니다.

Lyell Canyon에는 길 양쪽으로 좋은 Camp site가 많아요.

Vogelsang Jc.에도 천막 칠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날은 보름달이라 밤 늦도록 걷기로 했엇지만 하늘에 구름이 껴서 달 구경 제대로 잘 하기는 틀렸습니다. 

 

Lyell Canyon은 개울을 끼고 약 10마일 가는데 중간에 목욕하기 좋은 데가 몇군데 있습니다.

가는데 마다 여성들이 포진하고 있어 배낭도 내려 놓지 못 하고 나왔습니다.

함께 하지 못하냐구요?

대체적으로 산속에서 여성들이 목욕할 때는 옷을 다 벗어요.

남성들은 멀리서 보고는 물러서는게 예의입니다.

엔간히 자신이 있지 않으면 옷을 못 벗어요.

더구나 동양 남성은 잘못하면 "에게--" 소리 듣기 십상입니다.

 

이날도 예외없이 빗방울을 맞으면서 Vogelsang으로 갈라지는 길에 천막을 치고 눕자 마자 한바탕 소나기가 왔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를 맞는 꼴 입니다.

달 구경은 틀렸고 비는 오고 잠이나 청할 수 밖에...

 

한잠 자고 깻는데 천막이 환해요...

비가 그치고 달이 떳어요.

칸트가 그런 말을 했지요.

내 마음을 언제나 놀랍게 만드는 것은 내 머리 위에 있는 반짝이는 별과 양심이라고...

바짝이는 별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놀라운 존재입니다.

새벽 한시의 은하수...

 

언제나 아침에는 날씨가 맑더니 이날은 구름이 잔뜩 끼였습니다.

그래도 나무 가지에 걸어 놓고 물을 털어 내고 조금이라도 말려 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어요.

 

출발하기 전에 커피를 한잔 마시려 하는데 영감님 한분이 군침을 다시면서 쳐다 보길래 초대를 했습니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는 글귀가 생각이 나서요.

나이는 74세,동행하는 여성은 딸인지 애인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40대?

차림은 결코 등산하는 분 같지 않은 복장에 신발...

한국 지겟꾼 작대기 같은 지팽이,배낭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배낭...

그런데 이분은 PCT를 하고 있다네요.

이미 800마일을 걸었고 앞으로 1.600 마일을 더 걸을거라고...

JMT가 210 마일이니 열흘이면 주파한다는 말입니다.

할말이 없어요.

 

우리는 등산화도,배낭도,알파인 스틱도,모든것이 잘 맞고 맘에 들어야만 산에 오는 걸로 아는데..

항상 장비에 대해서 연구하고...

결국에는 체력이 좋으면 다 무시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내가 무겁게 지지 못하고 빨리 가지도 못하니 가벼운 것만 찾는것 처럼요.

이 영감님 쫓아서 Tuolumne Meadow까지 뛰다 싶이 왔어요.

약 5마일을 2시간에 오고 나니 난 더 못가요 하고 헤여졌습니다.

어차피 여기서 PCT 와 JMT 는 갈라지니까요.

 

남이 만든 음식도 사 먹고,노닥거리다 Sunrise 쪽으로 들어섰습니다.

시간은 아직 9시, 영감님 때문에 너무 빨리 왔지요.

비는 계속 오다 말다의 반복입니다.

옷은 마를 사이도 없이 푹 젖어 있고.

내 몸에서는 쉰내가 풀풀나고...

 

Cathedral Pass를 넘어 비를 피하고 있는데 또 다른 영감이 눈앞에 서서 내 이름을 부릅니다.

보니 맘모스 사는 영감입니다.

나이는 80,아직도 스키를 타는 영감인데 엄청 건강해요.

부인은 자기 딸 보다 어리다고 나만 보면 자랑질입니다.

너 잘났다라고 마음속으로만 떠듭니다.

 

옷도 다 젖었으니 우리집에 가서 옷도 말리고 자고 가라고 졸라 댑니다.

마누라는 며칠 전에 LA갔다고 아무도 없으니 가자고 요지부동입니다.

아마 며칠동안 말을 못해서 입안에 곰팽이가 난 모양입니다.

겨울에도 스키장에서 만나면 난 도망다니기 바쁘고 이 영감은 나 잡으러 다니고...

말을 쉴새 없이 하는데 정신이 없어요.

 

이날은 나도 장대비가 오는데 빗속에 텐트치는것도 궁상스럽고하여 결국엔 다시 Tuorumne Meadow로 4마일을 다시 가서 뻐스를 탔습니다.

비가 억수처럼 오는 Tioga Pass 를 넘어 오면서 생각에 잠겨 봅니다.

 

내것인듯,내것이 아닌듯,내것인 JMT..

밀당하나...

내것이면 어장 관리만 하면 될텐데...








































아래사진은 눈 덮인 도나휴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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