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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10/23/2018 06:22
조회  1260   |  추천   13   |  스크랩   0
IP 73.xx.xx.158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 종일 밭을 매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고된 일 끝에 찬 밥 한덩이로 부뚜막에 걸터 않아
끼니를 때워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해도 
그래서 동상이 가실 날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난 괜찮다 배부르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더운 밥 맛난 찬 그렇게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가 추위에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이 깍을 수 조차 없게 닳아 문들어져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허구헌날 주정을 하고 
철부지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죽여 우는 엄마를 보고도
아!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 속
사진으로만 우리 곁에 남아 있을 때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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