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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있음의 은혜
01/06/2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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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물은 빛이 필요하고, 동시에 어둠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기억이 필요하고 망각이 필요하다. 달려가는 힘뿐아니라, 멈추는 힘이 필요하다. 예리한 칼에는 건실한 칼집이 필요하듯, 기억하는 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망각하는 힘이다. 아니, 어찌 보면 기억하는 힘보다 망각하는 힘이 더욱 중요하다. 무엇을 기억하는 데서 오는 건강한 에너지보다는, 망각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파괴적 에너지가 더욱 크기에 그렇다.



임 희택이 지은 <망각의 즐거움>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영양가 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절제하고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생각도 적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남아도는 영양 성분이 비만과 생활 습관병을 일으키듯이, 필요 이상의 생각은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은 잊어버린다는 것이 기억하는 능력보다 인간에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쌓아둔 물건은 쓰레기가 되듯이, 쌓아둔 생각들도 부패하며 독소를 만든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놀라운 선물 중에 하나는 ‘망각’이다. 아프고 쓰린 기억들을 전부 기억하며 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망각의 선물이 없었다면 우린 벌써 미쳐버렸을 것이다. 망각의 복이 없다면 여자는 출산의 고통 때문에 아이를 하나만 낳고 말 것이다.



기억 연구의 대가인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의 유명한 <망각곡선>(Forgetting Curve)에 의하면, 인간이 학습을 한지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고 한다. 1시간 뒤에는 50퍼센트, 하루 뒤에는 70퍼센트, 그리고 한 달 뒤에는 80퍼센트를 망각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이 복이다.



아무것도 잊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마치 ‘삭제키’가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와 같은 것으로, 쓰레기가 산처럼 쌓일 것이다. 잊어야 할 쓰레기가 방에도 거실에도 가득하다고 생각해 보라. 망각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쓰레기 인생이 된다. 기억 없이는 행복할 수 있지만, 망각 없이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다 듣지 못하게 하시는 은혜, 다 알지 못하게 하시는 은혜, 망각하게 하시는 은혜! 이것이 고마우신 하나님의 은혜다.



흔히 사람들은 세월이 가면 잊혀진다고 한다. 분명 세월의 다른 말은 망각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가도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가슴에 박힌 것이 너무 강렬해서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과거의 아픔보다 더욱 강렬한 것이 가슴에 맺히면 된다. 바로 예수님이 주신 사랑과 비전이 그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뒤로 달리지 않는다. 과거의 덫에 걸리거나, 과거라는 강도에게 유린당하지도 않는다. 잊히지 않을 것 같은 과거의 아픔이 있더라도 그 아픔보다 더 크신 예수님을 만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단순한 망각의 복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수님은 산 소망을 주신다. 허무하지 않은 인생의 푯대를 주신다. 이 푯대를 향해 몰입하고 달려가면 망각을 넘어 새로운 생명의 역사를 창조하게 된다. 예수님이 주신 비전에 집중하면, ‘잊을 수 있음의 은혜’가 임한다.



(한 재욱 지음. <인문학을 하나님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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