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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176): 내 친구 Ron 이야기
02/15/20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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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176): 내 친구 Ron 이야기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한국에서 계속 살았더라면 만나질 않았을 사람들을 미국에 와서 살다 보니 미운 사람 고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사는 위스칸신주에는 한국사람들이 별로 없고 있다 해도 어른이 되고 나서 알게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기가 쉽지 않아 요즘은 미국전체를 통털어도 아무때나 전화해도 되는 가까운 친구가 서너명도 안되는 것 같아 인생을 잘못 살았나 하는 반성이 들기도 합니다.

 

미국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인 교회의 목사로 있으면서 미국인 동료목사들과 교인들은 만났지만 지금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많지 못합니다. 성격적으로도 소심하고 사교성이 없는데다가 불완전한 영어를 하다 보니 미국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일년전부터 저의 집 맞은 편에 사는 50살 먹은 백인남자인 Ron과 친한 친구로 지내게 된 일이 있어 이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합니다. 저는 55살이고 Ron 50살인데 미국에서는 나이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친구가 되는 문화이기도 하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나이따질 것 없이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Ron과 저는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Ron은 활달하고 외향적인데 비해 저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고, Ron은 농담을 잘 하여 사람들을 웃기는데 저는 늘 심각한 편입니다. Ron은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반면 저는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걱정도 많고 신경질도 가끔 내는 편입니다.  

 

Ron의 집과 저의 집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10년 넘게 같이 살면서도 가끔 쓰레기 봉지를 내다 버릴 때 얼굴을 볼 정도였고 숫기가 없는 저는 미소를 짓는 것으로 인사를 하는 정도였지만 Ron은 팔을 힘차게 들고 “How are you?”하며 큰 소리로 인사를 해 왔습니다.

 

2년전쯤에 제가 교회를 사직하고 집에서 한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소시지 공장에 다니고 있을 때 저의 집에 사는 개 두마리를 데리고 아침 산보를 다녀오던 길에 Ron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붙임성이 좋은 Ron은 저한테 요즘 어찌 지내느냐?”하고 물어 왔습니다. 저는 교회일을 잠시 중단하고 한시간 거리에 있는 소시지 공장에서 시간당 10불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Ron, “내가 다니는 치즈공장에 신입사원을 구한다는 말이 있는데 생각있으면 지원해 보라.”고 했습니다. Ron의 말을 듣고 치즈공장에 연락했더니 곧 바로 취직이 되었고 지금까지 일년 넘게 집에서 가까운 치즈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Ron이 저에게 말을 붙이지 않았다면 치즈공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제 인생의 행로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치즈공장 생활에 좋은 점이 많아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깝고 일도 단순하여 어렵지 않고, 수입도 교회에서 받던 봉급과 별 차이가 없고 설교의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편하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Ron은 자기 작업장에 들어온 저에게 공장 일을 가르쳐 주었고 제가 정규직원이 된 후에는 한 주는 Ron의 차로 한 주는 제 차로 번갈아 가며 출퇴근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Ron의 인생을 제가 묘사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Ron의 인생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해석임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령,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어느 부분은 강조하고 어느 부분은 흐리게 처리함으로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살리려고 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사람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살리기 위해 사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글을 쓰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일랜드의 시인 Oscar Wilde, “위대한 예술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면 그 사람은 예술가가 아니다.”란 말을 했다고 합니다. (No great artist ever sees things as they really are. If he did, he would cease to be an artist.) 무슨 말인고 하면, 어떤 사람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하는 것 보다는 주관적인 관점을 갖고 해석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그 사람의 진면목을 더 드러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은 자신에 대한 어떤 글도 남기지 않으셨지만, 예수님에 대한 글은 사복음서에 나와 있습니다. 사복음서의 글들은 예수님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이라기 보다는 예수님에 대한 복음서 기자들의 신학적인 해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인 예수님의 키, 몸무게, 혈액형, 주소, 생년월일, 직업, 최종학력, 가족관계, 취미, 특기, 좋아하는 색깔, 좋아하는 음식등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복음서 기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만에 촛점을 맞추어 예수님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태, 마가, 누가 복음서를 공관복음서 (The Synopic Gospels)라고 부르는데, 이 복음서들은 세 기자들이 공통적인 자료와 관점에서 예수님을 해석한 책들이고, 요한복음서는 요한의 관점에서 예수님을 해석하고자 했던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Ron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Ron은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 사람입니다. Ron은 아버지가 알콜 중독으로 병이 들어 일찍 죽었다고 합니다. 살아있을 때는 술을 먹고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가족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고 합니다.

 

Ron의 남동생은 동성연애자인데 최근에 동성연애자들이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되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저보고 동생의 결혼식에 쓸 기도문을 좀 찾아봐 달라고 부탁을 해 와서 제가 기도문을 찾아서 다듬어서 주면서 Ron에게, “어떡 하겠냐? 동생을 미워해서 배척하는 것보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받아주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Ron은 저한테 우리 장모님은 남편과 이혼했는데 장인은 재혼해서 잘 살고 있는데, 장모님은 이혼한 후 동성연애자가 되어 레즈비언인 다른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Ron은 저한테, “그래도 장모님인데 어떡하겠느냐? 지금도 장모님의 생신날에는 함께 모여 생신을 축하하는 파티를 한다.”고 하더군요.

 

Ron은 고등학교만 마치고 보트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공장에서만 30년을 일하고 있습니다. 보트를 만드는 공장에서 20년 넘게 일하여 작업반장까지 올라 갔으나 보트공장이 갑자기 파산선언을 하는 바람에 실업자가 되었다가 6년전에 치즈공장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공장생활을 30년 했으면 직급이나 봉급이 올라 가는 것이 정상일텐데, Ron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세달전에 취직한 20살 짜리와도 같은 봉급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같은 처지이긴 하나, 저는 공장일이 싫으면 교회로 돌아갈 수 있지만, Ron은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므로 직업을 옮길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앞으로 치즈공장에서 15년 더 일한 후 은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Ron은 결혼을 하고 난 후 25살이 되었을 때 고환암이 발견되어 항암치료를 받고 완쾌가 되었으며 다행히 아들을 둘 낳았다고 합니다. 결혼초기에는 아내와의 불화로 법원에 이혼도장 찍으러 가다가 발길을 돌린 적이 있을 정도로 결혼생활의 위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일년에 550불 하는 골프장 회원비를 내었기 때문에 아무때나 골프를 칠 수 있지만, Ron은 골프를 좋아하면서도 550불의 여유돈이 없어서 그러는지 골프를 치고 싶을 때만 15불을 내고  골프를 칩니다.

 

이렇듯이 Ron은 평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 왔지만 Ron은 저한테, “나는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제일 부자다. 나는 왕처럼 산다.”하는 말을 종종 합니다.

 

저는 아내에게, “나는 Ron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돈을 적게 버는 직업에 만족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우리 공장에 돈을 좀 많이 주는 기술자 직급이 있는데  Ron은 왜 도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혹시 성공을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닌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 야심이 없어서 그런가? 나는 그래도 그런 직책에 도전했다가 실패라도 했지, Ron은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의 아내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Ron이 어때서 그러느냐? 좋은 아내있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착한 아들 둘이 있지, 집있지, 차있지, 직장있지, 신앙있지? 그 정도면 훌륭한 인생아니냐? 한국사람들은 외형적인 성공에만 너무 치중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Ron나는 집안의 가장으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돈을 좀 많이 벌려고 무리하게 힘든 일을 맡았다가 몸이 다치기라도 하면 가정의 생계는 누가 책임지겠느냐? 나는 토끼처럼 빨리 뛰려다 일찍 지치기 보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오래 가려고 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Ron은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작은 집에서 검소하게 살면서도 남에게 신세를 지거나 부담을 주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자립정신이 강한 사람입니다.

 

저는 목사이면서도 주일날 공장에서 잔업수당을 줄테니 일하러 오라고 하면 잘 됐다. 주일이나 평일이나 똑 같이 거룩한 날이다. 가서 돈을 좀 더 벌자.”하고 일하러 가는데, Ron 잔업수당 준다고 해도 주일날은 교회에 가고 쉬는 날이다.”하고 주일날 일하러 가지 않습니다. Ron은 종종 저한테, “돈이 전부가 아니다. Money ain’t everything.”라는 말을 해 줍니다.

 

저는 예수님이 공공장소에서 기도를 하며 거룩한 척 하지 말라.”는 말을 핑계로 삼아 공장에서 점심을 먹을 때 기도도 하지 않고 먹는데, Ron은 도시락을 앞에 놓고 고개를 숙여 잠시 기도를 합니다. 저는 Ron에게 너는 원칙이 분명한 사람이고, 나는 융통성이 많은 사람이다.”고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저는 공장의 상급자인 작업감독관을 만나면 주눅이 들고 열등감을 느껴 비실비실대는데,  Ron은 공장의 작업감독관들을 동등한 친구로 대하고 당당합니다. 작업감독관들도 일을 잘 하고 성격이 활달한 Ron을 하급노동자로 보지 않고 동등한 동료로 존경하고 친구처럼 허물없이 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Ron은 아내가 정성어린 저녁식사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을 기뻐하며, “나는 어제 아내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고 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하며, “나는 우리 도시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우리 도시에서 제일 부자다.”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가끔씩 우울해 하는 저에게 Ron, “나도 상담을 받으러 간 적도 있는데, 상담가가 남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나를 바꾸는 것은 가능하니, 나를 바꾸도록 노력하라는 말이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Ron아내가 잔소리를 하면 나는 잔소리를 피하여 지하실에 있는 방에 내려가 TV를 본다.”고 하며, 아내가 출퇴근할 때 쓰는 아내의 차를 깨끗이 씻어주는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Ron은 작업장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에게, “정신차리고 일을 해라.”고 큰 소리를 칠 때가 있습니다. 일을 잘하면서 모범을 보이는 Ron의 말에 모든 사람들은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Ron이 고함치는 소리에 놀라서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나는 일을 열심히 하는데 니가 고함치는 소리에 신경질이 난다.”고 하며 짜증을 부렸는데도 Ron은 같이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저는 속으로, “니가 내 형님이고 내 삼촌같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다음날 출근할 때 Ron에게, “어제 화를 내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Ron, “그런 것에 신경쓰지 말고 즐겁고 좋은 생각을 해도록 생각하라고 너그럽게 대해 주어서 제가 참 고맙다고 느꼈습니다


학벌도 낮고 사회적인 지위도 낮고 돈도 많이 못 버는 Ron이지만, 검소하게 살며 경제적인 자립을 이루고 신앙과 생활원칙이 분명하고 나는 제일 행복하다. 나는 제일 부자다. 나는 왕처럼 산다.”고 종종 말하는 Ron에게 왜 사람들이 존경심을 갖는지 이제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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