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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137): 때로는 입다무는 것이 지혜
04/05/201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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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137): 때로는 입다무는 것이 지혜

 

저의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적에 미국에 사는 저를 열번 방문하셨습니다. 영어는 물론 한글도 읽을 줄 모르시면서도 혼자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시고 시카고 공항에 내리시면 제가 기다리고 있다가 모시고 위스칸신의 저의 집으로 모셔 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카가 저의 어머니를 비행장에 모셔다 드리고 항공회사 직원이 친절하게 도와 주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혼자서도 인천공항에서 시카고공항까지 오실 수 있었지만 직항 비행기는 좀 비쌌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 갈 적에 비싼 직항 비행기는 거의 안타고 주로 동경 비행장을 경유하는 값싼 비행기를 타고 다닙니다. 한국어와 영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비행기를 갈아 타는 것이 어렵지 않아 값싼 비행기를 이용해서 돈을 절약하는 잇점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식은 힘이다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저의 어머니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지식은 부족하더라도 삶의 지혜가 저보다 많은 분이셨다고 느낄 적이 많이 있습니다. 한번은 저의 어머니가, 앞 뒤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무 할 말이 없다.고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말 수가 많지 않던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으며 어머니가 지혜가 많았던 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아는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며, 말이 많은 사람은 머리가 텅빈 사람이다.라는 뜻으로 知者不言 言者不知(지자불언 언자부지)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똑 같은 뜻으로,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는 유명한 말도 있지요? (Speech is silver, silence is golden.) Speech is human, silence is divine. (언어는 인간의 말이요. 침묵은 신의 말)이란 말도 있더군요.

 

제가 치즈공장에서 일한지도 벌써 다섯달 째 접어 들었습니다. 30여명이 한 조가 되어 기계소리가 요란한 공장에서 하루에 8시간 같이 일하다 보면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을 대하게 됩니다.

 

타고난 천성이 어떻게 저렇게 고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맑은 미소와 친절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격대 조교처럼 고함을 꽥꽥지르며 남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도 있고, 조그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리는 사람도 있고, 자기 일만 묵묵히 하고 좀 처럼 남과 말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을 해야 할 때 말을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될 때도 있지만, 말을 해서는 안 될 때 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는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치즈를 포장하는 비닐 포장지롤이 거의 바닥이 날 때 노란 색 띠에 포장지 끝 (end of roll)이라는 글이 적힌 부분이 나오면 공장직공은 기계 담당 직원에게, 포장지 끝 (end of roll)이라고 큰 소리로 알려 주어야 기계 담당 직원이 기계의 전원을 끌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해 주지 않으면 포장지가 바닥이 나고 포장지를 다시 끼워 넣을 때 기계 담당 직원이 애를 먹게 되어 포장지 끝이란 말을 해 주진 않은 직원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말을 해야 할 때 말을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입다물고 있어야 할 때 말을 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늙은 교장 선생이 젊은 여선생에게, 사귀가 남자가 있냐? 사귀는 남자 친구랑 같이 자봤느냐?하고 묻는다면 여선생은 속으로 그런 것은 알아서 뭐할래? 이 주책바가지 영감아하고 욕을 하거나 성희롱으로 고발을 해 버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창피를 당하게 되니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이 입 다물고 있어야 할 때 쓸데 없는 말을 했다가 불필요한 고생을 하는 어리석은 경우일 것입니다.

 

저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 보려고 쓸데 없는 말을 했다가 후회한 적이 몇번 있습니다. 저는 우리 부서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제가 친하게 지내려고 말을 해도 별로 얘기하기 싫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친해 지려고 더 말을 했다가 분위기가 더 어색해지는 것 같아 요즘은 저랑 얘기하기를 싫어 하는 사람에게는 입을 다무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문둥병자도 사랑해 주시던 예수님도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먹는 것을 좋아하고 술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glutton and winebibber)이라고 공격을 했고,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마귀에 붙들린 사람이라고 욕을 했으며, 급기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기 까지 했습니다.

 

미국역사에서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도 나라의 절반인 남부사람들로 부터 미움을 받다가 암살당해 죽었으며, 잘 생기고 똑똑한 케네디 대통령도 그를 미워하던 사람의 총을 맞고 죽었으니, 우리도 남으로 부터 미움을 받을 때 그럴 수도 있겠거니하고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어떤 사람들은 저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지 않으며, 저도 모든 사람들을 다 사랑할 시간과 정성이 부족합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과 친해 지려고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 더 많은 오해와 미움을 사는 것 보다 적당한 거리를 띄우고 입을 다무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기전에, 이 말이 꼭 필요한 말인가? 진실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를 생각해 보고 말하라고 하는데, 참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제가 옳다고 믿는 바를 글로 써 보았으나 옳고 그름을 떠나 친절한 글이었던가?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아무런 반성없이 글을 많이 쓰는 것보다는 글을 안 쓰는 것이 더 현명할 때도 있고,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말을 내뱉았다가 후회하는 것 보다 나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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