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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협정 위반' 운운하기 전에 '식민지 불법'부터 고백해야 ⑦
08/21/2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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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가 '한일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지금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무역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선전포고도 없이 사실상 '경제 전쟁'을 선언한 셈입니다. 현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한일 관계에서 이른바 '1965년 체제'를 전환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1965년 체제'는 비단 한일 관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 질서와 한일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1965년 체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차분히 되새겨봐야 합니다. 그 시작점은 1965년 박정희 정권이 체결한 한일기본조약(한일협정)입니다.  

김민웅 교수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한일협정은 무엇인가'에 관한 글을 문답형으로 정리했습니다. <프레시안>은 김 교수의 '한일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글이 한국과 일본의 독자들에게 널리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8) 한일협정 문제를 공부하다보니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참 중요하다는 건 거듭 거듭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데 식민지였던 나라의 피해는 승전국들인 연합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렇지요. 그래서 우리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대한(對韓) 청구권 포기와 협정을 통한 청구권 해결이라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발생시킨 권리도 있지만 명시되지 않은 권리, 그러니까 식민지 배상, 전쟁 배상에 대한 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명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권리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요. 일본사회에도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문제가 풀리는 출발점이 생겨납니다.

(8-1) 하지만 1965년 한일협정에서 청구권 문제는 다 해결된 걸로 되어 있지 않나요? 게다가 당시 일본이 가진 외화보유고 20퍼센트에 해당하는 거액인 5억 달러나 이미 주었는데, 왜 자꾸 더 달라고 하느냐? 이런 문제가 제기되어서 말입니다.

이러니 자꾸 말할 수밖에 없는데 1965년 한일협정에서 다루어진 청구권은 채무, 변제 관련 사안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1965년 한일협정을 다룰 때 하기로 하고, 식민지 지배 시기 피해 전반에 걸친 배상 문제는 누락된 것입니다.  

1차 회담 때에도 우리가 요구한 것은 향후 관계를 생각해서 식민지 피해 배상 전체가 아니라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시기의 피해배상으로 최소화시킨 것입니다. 이 정도도 일본은 결국 응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5억 달라 지불의 내용은 협정문에 명기되어 있듯이 돈이 아니라 “3억 달러 가치에 해당하는 일본국의 생산물과 용역”의 무상제공이고 2억 달러는 “장기처리 차관”입니다. 이자내고 빌려오는 빚입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지불도 무려 10년으로 나누어 하는 것입니다.

백보양보해서 청구권으로만 한정시켜 봐도 그 액수가 3억 달러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이미 말했듯이 식민지 지배 불법성에 기인한 배상이나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 배상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만 2012년과 2018년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은 이런 문제를 법적으로 정확히 제기한 매우 중요한 역사적 판결입니다. 

(8-2) 그러니까 실제로는 3억 달러가 무상으로 지불한 것이고 2억은 빚으로 빌려준 거군요. 무상 지불 3억 달러도 돈이 아니라 일본의 생산물과 용역이라면 결국 일본 시장의 확대가 이루어진 셈이네요.  

그래서 1965년 한일협정에 대한 반대가 그리도 강렬했던 것입니다. 당시 한일 협정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아 굴욕적이고 일본경제에 종속되는 길을 연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본질을 정확히 내다 본 것이지요.   

일본은 당시 한국전쟁 이후 전쟁 특수로 성장한 경제의 구조 재편의 과정에 들어갔고 낡은 경제 시스템의 이전과 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걸 한국에서 한일협정을 통해 “경제협력”이라는 명목으로 처리하려 든 것입니다.

이 액수를 한국이 가져오는 방식도 일본에게 경제개발계획을 보이고 협의과정을 거쳐 승인을 얻어 그 내용을 가지고 생산물과 용역이 제공되는 방식이어서 “내정간섭과 시장장악”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안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수직적인 국제 분업체계”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요. 오늘날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 배제”가 경제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생긴 구조적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대외진출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8-3) 일본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유리했던 협정이었군요.

그렇지요. 1965년 한일협정체제가 당시 정치적 정통성 문제 때문에 경제문제 해결이 급했던 박정희 정권에 의해 내부의 반대를 억압하고 작동했던 1965년에서 1980년까지만 계산해봐도 일본은 13억 달러를 한국에 투입한 반면, 205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이 마치 시혜를 베풀 듯이 돈을 엄청 주고 과거사에 대한 책임이 청산되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지요. 

(8-4)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남는 의문이 있습니다. 

1965년 한일협정의 “청구권,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제 2조 1항에 “양국 국가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규정된 것을 포함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 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로 되어 있지 않나요? 

의문이 제기될 법합니다. 그런데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바가 하나 있습니다. 한일협정에는 “기본관계에 대한 조약”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과 일본이 이 협정을 체결하는 입장과 관계가 담겨진 문서입니다. 이 조약에는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 관련 내용이 없습니다.“양국 국민 관계의 역사적 배경”이라는 말로 두리뭉실 넘어갔습니다.

따라서 당시로서는 일단 일본은 식민지 지배 피해 문제를 비켜가면서 조약 체결의 타결점을 찾았지만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 관련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남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협정 위반이 아니라 협정이 다루지 않고 누락시킨 것을 제기하는 것이며 이 조약 그 어디에도 식민지 피해문제를 영원히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식민지 지배의 피해를 입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은 변제와 채무관련 사안뿐입니다. 이 마저도 엄청나게 부족한 액수입니다.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기인한 피해는 이 조약 범위 밖의 것입니다.

한일협정은 따라서 강제징용 피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8-5) 이제 2012년과 2018년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판결의 취지를 요약해드릴게요. 

"청구권 협정 과정에서 일본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강제 동원 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했다. 따라서 그 당시 협정을 통해 한국과 일본 정부는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개인 청구권도 소멸하지 않았고 피해 국민에 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않았다." 

(8-6) 내용이 명확하게 들어옵니다. 식민지 지배 불법성에 대한 주권국가의 명확한 선언이군요. 국제법적으로도 의미 있는 선례가 만들어질 근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이 많이 진전되셨군요. 그러니 일본의 아베가 한국이 협정을 위반했다고 말하는 건 본질적으로는 한국의 정당한 권리를 부인하는 것이자 논리적으로는 위반을 따질 수 있는 내용이 애초부터 없는 것을 가지고 위반이다 뭐다 말이 되지 않는 시비를 건 것입니다.

형법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상법을 가지고 와서 조항 위반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민사와 형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격입니다. 결국 아베는 역사와 현실의 법정에서 패소하고 말 겁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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