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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브라스카(Nebraska)
04/11/20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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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브래스카


    네브라스카란 영화를 감상했다. 내가 알고 있는 네브라스카, 특히 남편의 고향, 네브라스카 주 길트너Giltner를 생각하며 무척 흥미로웠다. ‘네브라스카는 이 주 출신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밥 넬슨의 소설을 코믹터치로 만든 흑백영화로 로드무비Road Movie. 로드무비는 우리네 인생과 자주 비교된다. 지상의 생을 마감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부딪치는 모든 문제들이 우리가 여행길에 만나는 낯선 문제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40여 년 전 내가 길트너를 처음 방문 했을 때 그 곳의 인구는 500명 정도였다. 지금도 생각이 난다. 도랑에서 지나가는 바람을 동무삼아 물방개를 잡던 조카아이가 묻던 말 이 곳 사람들은 매일 뭘 하지요대 도시의 9살 소년이 대평원 사막의 휘휘함을 어찌 알겠는가. 지난 번 10번 째 방문 시 길트너의 인구는 300명이 조금 넘었다.

   네브라스카는 미국의 37번 째 주로 50십 개 주중 인구가 아홉 번째로 적은 주다. 네브라스카란 원주민 오타이족의 풀렛에서 따온 이름으로 대평원이란 뜻이다. 네브라스카는 일찍부터 농업과 목축업이 발달한 푸른 사막의 대평원이다. 수도는 링컨이다. 1800년대 오레곤 트레일, 캘리포니아 트레일 그리고 종교적 대이동인 몰몬 트레일에 한 몫을 했다. 1869년 대륙 간 철도가 개통되며 포니 익스프레스Pony Express(미국 우체국)가 처음 생긴 곳이다. 배우 마론 부란도, 헨리 폰다, 인권 운동가 말콤 X, 제럴드 포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그리고 네브라스카의 현인賢人억만장자 워렌 버펫이 이 곳 출신이다.

   옥수수 밭에서 해가 뜨고 그 속에 달이 지는 네브라스카. 급격한 현대 산업화와 20세기 정보산업의 발달은 농업과 목축업이 주인 중서부를 급격히 낙후시켰다. 국도國道 80번을 달리다보면 많은 도시들이 고스트 타운이 됐거나 돼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영화네브라스카는 미국 중서부 농촌의 현재를 보여주는 영화다.

   네브라스카의 닉네임은 콘허스커cornhusker. 옥수수 따는 농부란 뜻으로 링컨에 있는 네브래스카 대학 풋볼 팀의 이름이기도하다. 이 팀은 12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팀의 홈경기는 앞으로 5년이 매진된 상태다. 네브라스카에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이 풋볼 경기뿐이다. 옥수수 밭과 콘허스커 풋볼경기 외에 내 놀 것이 별로 없는 네브라스카. 영화 네브라스카가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몬태나 주 빌링스에 사는 우디는 술주정꾼에 치매증세가 있는 백수노인이다. 어느 날 그에게 네브라스카 링컨Lincoln에서 백만 달러짜리 경품에 당첨됐다는 편지가 온다. 우디는 상금을 타면 새 픽업트럭과 에어 컴프레서를 사겠다는 꿈에 부푼다. 가족들이 광고일 뿐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지 않고 걸어서라도 링컨으로 가겠다며 매일 집을 나갔다. 그때마다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이 그를 다시 데려오곤 했다.

   그의 작은 아들 데이빗은 어쩌면 그것이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는 아버지를 구박만하고 형 로스나 자기도 아버지와 소원하고 잘 알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아버지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에 그는 휴가를 내 아버지를 모시기로 한다. 엄마와 형 로스도 고향인 네브라스카 호톤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호톤은 인구 천 명 정도의 낙후된 마을로 우디의 동생들은 아직도 거기 살고 있다. 창문에 못질을 한 집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음침한 겨울바람이 깨진 유리창을 흔들어댄다. 동네입구 술집. 빛바랜 간판이 목을 매고 있다. 길게 목을 뺀 사람들이 틱틱대는 텔레비전에 눈을 고정시킨 채 아무도 고개를 돌리거나 쳐다보지 않는다. 몇 개의 빈 양주병과 맥주 깡통이 테이블에서 뒹굴고 찢어진 가죽의자가 흰 뱃살을 내놓고 삐걱거린다. 풀어진 담배 연기가 가라앉으면 손가락 사이에 핀 불꽃이 또 새 연기를 말아올린다.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난 사람들의 한숨이 덜컹거리는 유리창에 서린다.

   우디가 백만장자가 됐다는 소문은 고향마을을 지진처럼 흔들었다. 떡고물을 탐내는 이들이 사방에서 나타난다. 자동차 수리공장을 같이 했던 친구는 우디가 돈을 꿔간 뒤 안 갚았다하고 수리를 맡겼었다는 한 여자는 그가 자기 차를 팔아먹었다고 했다. 데이빗의 사촌들은 데이빗 형제를 때려눕히고 복권을 훔친다. 그러나 그것이 휴지쪽이란 것을 알고 버린다. 버린 복권을 데이빗이 주어다 다시 아버지 손에 쥐어준다.

   데이빗은 고향에서 아버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정이 많고 정직하며 누구든 그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데이빗이 왜 엄마와 결혼했는지 아버지한테 묻는다. ‘나이를 먹고 어딘가에 정착을 해야 했지. 그러다 애가 생기고 애를 지우는 것은 죄라는 생각에 너희들을 낳았지. 왜 술을 마시냐고? 너희 엄마 같은 여자와 살아봐. 김빠진 부자의 대화 속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사랑, 데이빗은 점점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하며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들은 옛날 우디의 에어 콤프레서를 훔쳐갔다는 집에 잠입을 했다. 막 차고 문을 열려는 찰나 돌아온 집 주인 엉뚱한 사람이었다. 줄행랑을 친다. 처음으로 끈끈한 부자의 정을 나누며 진심어린 화해와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네브라스카 링컨 복권 사무실, 데이빗이 직원에게 묻는다.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들이 있나요’ ‘, 가끔 그런 노인들이 찾아옵니다.’

   돌아오는 길에 데이빗은 그의 차를 팔고 새 픽업트럭과 에어 콤프래서를 사서 아버지에게 준다. 우디가 고향 길 신작로를 신나게 달리고 동네 사람들은 부러운 눈길로 그를 쫓는다. 프리웨이에 들어선 우디는 평안한 얼굴로 잠에 빠진다.

   낙후된 중서부의 무미건조한 일상, 거기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강렬하게 고개를 드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평범한 소시민의 나른하고 지친 삶을 통해 무리 없이 그리고 있다. ‘네브라스카는 많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아찔한 폭력, 눈살 찌푸리는 욕설, 메스꺼운 신이 없다. 늦가을의 이슬비처럼 촉촉이 옷깃을 적시며 우리의 메마른 심신을 만져준다. 아버지와 소원했던 내 젊은 날이 떠오른다.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삶을, 인생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고집스런 지난 날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기에 바빴다. 철들면 늦는다더니 가슴이 아프다. 가족이란 옥수수처럼 비비고 부대끼며 뜨거운 태양아래 알알이 영그는 모양이다.


       정말 한 가운데죠.


             인구 300명 정도의 작은 동네. 그래도 역사는 꽤오래 됐답니다.

         

    옥수수 가루 만드는 공장


       컴무니티 홀이에요


            가도가도 끝없는 푸른 사막 대평원 네브라스카의 프리웨이


      남편의고향 길트너 감리교회, 딱 교회 하나 있는 줄 알았는데 앞에 안내판 보니 캐톨릭

      교회도 있나  봐요.


                2018-04-08 눈이 많이 내렸어요. 우리가 묵은 호텔 뒤 연못이 얼었어요.


      그랜드 밀 공장


       한가해 보이고 쓸쓸하고 외로워보여요


           길트너 하이스쿨이에요.

     길트너에 딱하나 있는 바겸 식당겸 모두 두루두루 집


               그래도 옥수수 빻는 공장은 크죠


               한가한 공원, 늘 한가하죠.




















네브라스카, Nebra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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