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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네 & 크리미아 사태
04/02/20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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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크라이나 와 크리미아 사태가 시끄럽죠. 전문가의 글을 읽어보시고 이해가 됐으면 해서 옮김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을 알려드립니다!

조금만 지나면 잠잠해지려나 싶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격렬한 시위로 대통령(야누코비치)이 축출당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이번 사태를 다룰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 달라졌습니다. 왜냐하면...러시아와 미국이 개입해버렸거든요. 솔직히 우크라이나 '자체'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경제나 투자적으로는 분석할 게 거의 없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미국, 거기에 유럽까지 연결시키면 세계경제는 물론(특히 유럽경제) 지정학적 관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오늘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고 향후 전망까지 간단히 곁들여보겠습니다.

 

공지사항: 원래 지난주 금요일 저녁 진행예정이었던 4차 정기모임이 제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이번 주 토요일로 연기되었습니다. 모임장소와 시간은 이번 주 수요일날 다시 공지로 올리겠습니다. 아마 그대로 강남역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후원을 기다립니다!

저는 개인들의 투자와 경제지식에 도움을 드리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쓰는 게 쉽진 않지만 누군가가 제 글을 읽어줄 생각만 하면 행복해지는 사람입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신다면, 또 제가 많은 사람들의 푸근한 '경제멘토'로 성장하길 바라신다면 후원을 해주세요. 여러분이 모아주신 응원과 정성은 저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후원에 따른 혜택도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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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씨앗

현재 전세계의 눈은 우크라이나에 쏠리고 있다. 현 사태의 도화선 이 된 시위는 작년 11월 말에 처음 발생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매일 매일 폭력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때(러시아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위는 당시 대통령이던 야누코비치의 부정부패, EU와 러시아 사이에서의 지리한 줄타기, 경제상황 악화에 초점이 모아졌다. 결국 야누코비치는 성난 민심을 버티지 못하고 러시아로 피신해버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아직도 그는 자신이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까진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 민의에 의한 혁명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게 또 다른 문제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시만 해도 우크라이나 내부의 문제로 마무리될 거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문제의 초점이 우크라이나 외부-러시아와 미국의 갈등-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그리고 이런 단초를 제공한 것이 바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임은 우리 대부분이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위치

우크라이나 사태 원인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단에 있는 크림공화국에 군대를 보내 거의 점령한 상황이고(무혈입성)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격렬히 반발, 예비군 소집을 내린 상황이다. 그러니까 크림공화국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이 전쟁을 벌이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국은 UN과 EU를 통해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일촉즉발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해하는데 있어 과거 수백년간의 역사-특히 크림반도를 둘러싼-를 살펴보는 것만큼 도움되는 게 없다. 갈등의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칠 수 밖에 없는지가 과거 역사에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늘 마술사의 시장읽기에서는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설명을 제시해드리고자 한다.


두 나라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아래와 같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토 일부일 뿐이다.

VS

우크라이나: 러시아말고 유럽국가의 일원이 되는 게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양국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생각이 모두 저런 것은 아니다.(반면 러시아 국민들 대부분의 생각은 저렇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우크라이나의 민족 구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인데 설령 그렇더라도 러시아로부터의 '실질적' 독립을 원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재 양국의 동상이몽이 적나라하게 충돌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크림반도다. 이곳을 둘러싼 갈등과 증오, 대립의 해묵은 역사는 원만한 문제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 오히려 우리 남한과 북한의 갈등이 우습게 보일 정도로 이곳의 상황은 민족, 종교적으로 엄청나게 꼬여져 있다.(적어도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 같은 언어 아니던가?)


아래에 Crimea라고 표기된 곳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크림반도다.

크림반도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국가가 아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이 나라에 가봤다는 사람을 찾기 힘드며 향후 여행이나 출장계획이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 편이다. 출장을 간다면 주로 카자흐스탄을, 여행을 간다면 이름이 비슷한 우즈베키스탄을 가는 편이니까 말이다.(특히 우즈베키스탄은 다른 거 필요없이 정말 여자들이 예쁜가 궁금해서 확인하러 가는 수컷들이 정말 많다. 정말 그런지 제보 환영!) 아무튼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이는 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소련의 일부 국가였다는 점과 체르노빌 폭발이 있었다는 점을 빼곤 그닥 필자에게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히 우크라이나 경제나 주식시장도 분석을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글을 쓰기 위해 여러 글들과 자료들을 수집하다보니 이 국가가 엄청 중요한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전략적 요충지'가 바로 크림반도였던 셈이다.


크림반도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면 할수록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와 비슷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할 맛(?)이 더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크림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역사는 다음과 같이 전개됐다.


크림반도는 오래 전부터 갈등의 중심지였다.(마치 우리 한반도 같지 않은가?) 수 세기동안 이 영토를 차지하는 주인이 끊임없이 바뀌었으며 자연스레 식민지와 독립국가를 번갈아가며 경험하게 되는 운명을 타고났다. 


비극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783년이었다. 당시 유럽대륙의 지배자였던 오토만 제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 제국은 크림반도를 자국영토에 편입시켜버렸다. 그로부터 정확히 70년 뒤에 일어난 크림전쟁(1853~1856,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 전쟁을 인류 최초의 세계대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은 크림반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크림전쟁의 구도는 프랑스+영국+오토만 제국 vs 러시아였다. 그런데 이 두 세력의 전장이 다름아닌 크림반도였으므로 온 땅이 폐허가 되고 말았다.(마치 우리 6.25 전쟁같지 않은가?) 이 전쟁의 목적은 매우 분명했다. 유럽대륙(발칸반도)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던 러시아 제국과 이를 몰아내려는 유럽세력이 제대로 맞붙은 전쟁이었던 것.(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활약한 전쟁이 바로 이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결국 러시아의 참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크림반도는 여전히 러시아 영토로 남게 된다.


사람은 평생 일생일대의 기회를 3번 만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식민지로 남거나 통일을 못한 채 분단국가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크림반도는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떠나보낸 케이스였다.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한 수줍은 남학생처럼 말이다. 이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가시밭길 뿐이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크림반도는 이름도 거창한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의 일원이 된다. 우리가 흔히 소련이라 부르던 소비에트 연방의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하던 국가였다. 시간이 흘러 1944년이 되자 당시 소련 지도자였던 스탈린은 크림반도에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 타타르족 전체를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킨다. 말이 이주이지 실제로는 추방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유로 삼은 건 2차 대전 중 타타르족이 히틀러의 나치와 협력했다는 혐의였다.(하지만 타타르족이 나치와 협력했다는 증거는 별로 없었다. 그저 강제이주의 구실이었던 셈)


온갖 핍박과 박해에 시달리던 크림반도에 한줄기 서광이 비추기 시작한 건 1954년이었다. 당시 소련의 지도자였던 흐루시초프가 크림반도를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에서 떼내어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전환시켜준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이런 엉뚱한 행운이 따른 걸까? 그건 바로 흐루시초프 자신이 바로 우크라이나 소수민족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자신의 민족, 나라를 위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소속에서 우크라이나 소속으로 바꿔버린 것. 타의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스탈린 시대에 비해서는 한결 나아진 변화였다.


스탈린과 흐루시초프. 흐루시초프는 스탈인의 뒤를 이어 소련 최고의 지도자에 오르게 된다.

크림반도우크라이나 사태 원인


그렇다면 크림반도를 새로운 일원으로 맞아들이게 된 우크라이나는 어떤 국가였을까?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만큼 유구무구한 번영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의 수도인 키에프는 중세시대에도 수도였고 한때 유럽의 최대 도시로 번영할 정도였다. 동서양의 중요 무역통로가 지나가던 거점도시였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도 비운의 역사를 피해가진 못했다. 건국 이래 상당 기간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식민지로 지냈던 것. 1793년 폴란드가 분할되고부터는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그때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의 영향권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수백년째 중국대륙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우크라이나도 독립을 위해 나름 노력을 많이 했던 국가다.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18년 대내외에 독립을 선포했지만 얼마 못 가 3년 후인 1921년 러시아 붉은 군대에 의해 점령된 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다.(훗날 흐루시초프가 크림반도를 떼내어 여기에 편입시킨 것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크림반도와 마찬가지로 스탈린 시절에는 엄청난 핍박과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자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쟁취하게 되었다.(일본의 패망으로 독립한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독립의 기쁨도 잠시, 정작 가장 중요한 크림반도의 처리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주변국들과 우크라이나, 또 당사자인 크림반도의 협상 끝에 이 지역은 결국 '우크라이나에 속한 자치 공화국'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까지 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1. 크림공화국은 원래 우크라이나와 전혀 상관없는 별도의 나라였다고 보면 된다.


2. 소련 지도자들의 의중에 따라 크림공화국은 독립상태였다가 러시아 영토의 일부였다가 우크라이나의 일부로 왔다리 갔다리 했다.


3. 현재는 분명 우크라이나에 속한 영토다. 단 자치권은 별도로 인정 받는 공화국이다.


즉 크림반도에서 일어나는 지역적 문제는 자치정부가 결정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결정하는 '어색한 동거'가 시작된 셈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 지역의 민족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아래와 같다.


크림공화국 지역 민족구성

크림공화국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민족이 바로 타타르 족이다.(12%) 위에서 스탈린은 이 지역의 타타르족을 머나먼 변방으로 강제추방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되자 타타르인들은 점점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기 시작해 지금은 어언 12%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민족구성이 다양한만큼 요구사항이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 러시아 원주민들은 '1992년 체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즉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지배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대통령을 선출하고 외교정책도 자주적으로 펴야한다는 뜻. 하지만 지금까지 크림반도 혹은 크림공화국에 대해 소유권을 가졌던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이들 러시아인들의 요구를 절대로 들어줘선 안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크림공화국의 독립을 허용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크림공화국의 최대 도시, 세바스토폴 때문이다. 이곳은 앞서 수차례 강조했 듯 엄청난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뿐만 아니라 수 세기 전서부터 군사적 요충지로 자리매김 해왔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일도 있었다. 1948년 러시아는 세바스토폴을 크림반도에서 분리해내어 모스크바의 종속도시로 연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마치 냉전시대의 서베를린이 동독 한복판에서 서독의 지배를 받았던 것처럼) 


세바스토폴의 위치(빨간 사각형, 한눈에 보기에도 천혜의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바스토폴


1978년이 되어서야 이 도시는 비로소 우크라이나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오게 되었다. 즉 우크라이나가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를 러시아로부터 되찾아온 것이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도 러시아는 세바스토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도시에 대한 지배권 협상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에 지리하게 이어졌다. 양측 모두 이 도시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한치 물러섬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도시와 인근 일부 지역을 포함한 영토는 우크라이나의 지배를 받되 매우 특수한 자치구역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러시아의 속내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행상황은 아래와 같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시위발생


-대통령 축출, 러시아로 피신


-우크라이나에서 혁명정부 수립 움직임


-크림공화국에 친 러시아 시위 발생, 이들은 자신들의 영토가 러시아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


-반대시위도 만만치 않음. 러시아를 배격하고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많음.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대가 크림공화국을 점령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 푸틴은 상원에 군사개입을 요청, 승인을 얻어냄.


-EU와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군사개입을 강력히 경고. 특히 오바마는 최근 연일 러시아에 경고 메세지를 날리고 있음. 며칠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대응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미국의 급격한 태도전환은 이 지역이 전략적 요충지이며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친 러시아화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됨.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크림반도의 독립 움직임 내지는 러시아 군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음.


-러시아와 미국+EU의 충돌 가능성을 들어 3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전망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니까 지금은 우크라이나 내부는 물론 크림공화국 내부도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러시아의 입장이다. 그들은 왜 크림반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것일까? 만약 러시아가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유럽과 미국도 지금처럼 결사반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 내부적인 혼란에 그쳤을 것이다.(당연히 금융시장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현재 세바스토폴의 대다수 러시아인들과 러시아 출신 정치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도시를 러시아의 일부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니까 이들은 골수 친러파일 수 밖에 없는 셈. 요 며칠간 세바스토폴 시내 중심가에서 친 러시아 시위-러시아의 군사개입을 열렬히 환영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개입을 막지말라고 경고했음)가 열린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들의 환대(?)를 빌미로 일단 병력 수백명을 크림공화국 내부로 잠입시킨 상황이다.(현재 러시아가 군병력 몇명을 파견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러시아로서도 이 도시만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세바스토폴이 자신들의 주력함대, 즉 흑해함대의 모항(Base)이기 때문. 러시아는 이미 1997년에 우크라이나와 20년짜리 해군기지 사용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런데 2010년에 당시 러시아 대통령인 매드베데프와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야누코비치(지금은 쫓겨나 러시아로 피신했다.)는 이 계약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기존 계약기간에 25년을 더한 2042년까지 사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한술 더 떠 이 계약에는 프로야구 선수들처럼 옵션을 걸어 5년을 더 사용할 수 있게끔 해놨다. 한마디로 러시아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계약이라 하겠다. 아래 지도를 보자. 이 도시를 뺏기게 되면 러시아 흑해 함대가 머물 곳은 별로 없어 보인다. 


세바스토폴의 위치

크림반도


*보너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굽신거릴 수 밖에 없는 이유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각국 정상과의 회담 시 항상 지각을 한다고 한다.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위급한 상황이 생겨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반기문 UN총장부터 교황을 만날 때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매번 늦게 온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만나는 상대방의 파워, 국가적 역량에 따라 늦는 정도를 달리한다는 것이다.(정상회의 시 단 1분만 늦어도 이건 엄청난 외교적 결례에 속한다고 한다.) 하지만 강대국의 대통령인 푸틴은 이런 외교적 결례쯤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 아래 기사에 이같은 내용이 잘 나타난다. 


한국일보 2013년 12월 3일 보도내용 中 발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동 또는 접견 때 약속보다 매번 늦게 나타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정상과의 만남에 지각하는 것은 상당한 외교적 결례인데 그의 행보를 보면 거의 고의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BBC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할 때 약속보다 50분 늦게 나타났다. 가톨릭의 성지인 바티칸에서는 누구든 교황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이 관례다. BBC는 아무도 그의 지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도 30분이나 늦었다. 푸틴 대통령이 당시 대한삼보연맹 관계자와 삼보 도복을 입은 초등학생들과 이야기하느라 박 대통령을 기다리게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는 앞서 2003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의 접견에 14분이 늦었고 2012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동에도 40분 지각했으며 시리아 평화회담을 논의하기 위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최근 만남에는 무려 3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그의 최측근은 이에 대해 "꼼꼼한 성격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요 인사를 만나기 전 안건을 두세번 확인하는데 이 때문에 자주 지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고의적 정치 행동이라고 분석한다. 터무니 없는 이유로 지각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스 공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때는 4시간이나 늦었는데 당시 그는 회담장으로 가는 길에 오토바이크 마니아들과 술을 마시느라 늦었다고 둘러댔다. 러시아 정치평론가 드미트리 아브라모브는 "고의적인 지각은 일종의 자기 과시"라며 "과거 러시아가 전세계 정치사에서 황제의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출처: 한국일보 김현우 기자

원본링크: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312/h2013120303325822450.htm


위 기사에도 나왔지만 푸틴을 가장 늦게 기다려야 하는 사람은 아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일 듯 싶다. 오죽했으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축출한 다음 가장 먼저 나온 발표가 '러시아가 우리에게 공급하는 가스가격을 올리지 않길 기대한다'였을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산 가스가격이 안정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을 러시아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근 상황은 매우 좋다. 작년 12월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 공급한는 가스가격을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받았던 가격수준에서 무려 33%나 깎아준다고 했기 때문.(1입방 미터당 가격을 400달러에서 270달러로 인하) 러시아가 이같은 호의를 보여준 까닭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EU와의 무역협상을 가차없이 거부했기 때문이다.(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친 EU움직임을 보이지 않은데 따라 화끈한 보답을 해준 격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경제사정이 극도로 좋지 않음을 감안한다면(대규모 시위로 인한 신용등급 강등, 환율 폭등) 러시아로부터의 자금지원과 더불어(향후 2년간 36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 가스가격 인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상황이다. 다행히 러시아측은 12월에 체결한 가격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가스가격은 비단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민감한 문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가격협상이 진통을 겪으면 자신들에게 공급될 가스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 지난 2009년 겨울, 이같은 상황이 실제 일어났다. 러시아가 가스공급량을 대폭 줄여버리자 유럽 대부분은 가스품귀현상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을 자신들의 손아귀에서 가지고 노는 호기를 누렸다.


그렇다면 이런 추론이 가능해진다. 현재 푸틴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유럽을 견제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편으로 다시 끌어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서는 것이다. 이번 사태-크림반도 군대 파견-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시종일관 따뜻한 태도를 보여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가스가격 전격인하는 물론 15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통크게 지원해주기로 합의한 것이 그것이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는 조만간 우크라이나 국채에 대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크림공화국 사태를 독자적으로 풀 수 없는 상황이다. 자국 영토로 여겨지는 크림공화국 내에 병력을 파견한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거의 언론 플레이에 가깝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가 1년에 소비하는 가스의 양은 무려 550억 입방 미터에 달한다. 그 중 절반 이상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열렬히 러시아를 비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크라이나는 EU와 미국이 자신들 대신 러시아를 비난해주길 바라는 의존적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맞서게 될 경우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유럽이 러시아와 맞짱(?)을 뜰 것인가? 하지만 유럽이 흑기사 역할을 해주기엔 러시아의 파워가 매우 세다는 게 문제다.


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지도가 있어서 소개해볼까 한다. 아래 지도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속사정이 매우 잘 나타나 있다.(출처: AFP)


우크라이나 사태


위 지도가 나타내는 것.

1.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EU와 러시아의 주도권 다툼

2.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수송로

3.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러시아산 가스가 없으면 추운 겨울을 날 수 밖에 없다!


*최종정리

한 것도 없는데 괜히 피곤해지는 월요일에는 3줄 요약만한 것이 없다.


-겉으로 싸우는 것은 우크라이나 vs 러시아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유럽+미국 vs 러시아란 것을 알아둘 것.


-지금 상황에서 유리한 건 단연 러시아다. 러시아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크림공화국이 통째로 자신들의 영역으로 굴러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다. 크림공화국(내지는 세바스토폴만이라도)을 우크라이나의 영향권 밖으로 이끌어내기만 해도 대성공이다. 현재 크림공화국 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탈 우크라이나 움직임, 즉 분리독립 시위는 빅토르 안과 소트니코바로 인해 승천한 푸틴의 광대를 한층 더 위로 올려줄 것이다.

요즘 우크라이나가 시끄럽죠. 아마 왜 그런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전문가의 글을 인용합니다.

읽어보시고 이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슴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 경제가 아니다. 이해 당사자인 러시아 경제를 살펴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이번 사태의 추이를 봐가며 러시아 경제도 한번 살펴볼 생각이다. 많이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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