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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저무는 하늘에(pabble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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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10/09/20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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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



지난 주말 Bishop 단풍 구경을 다녀왔다.

좀 이른 탓인지... 노랗게 타는 자작나무의 단풍을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가을을 맞은 Bishop은 추운겨울을 준비하는 듯 했다.


새벽에 내린 이슬이 얼어버려 하얗게 물든 나뭇잎

간밤에 내린 눈송이를 머금은 노란잎세

Bishop의 단풍은 

오세영 시인의 시처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를 기다리는 것일까 ?

낭떨어지로 질주하는 열차 속에 갇혀버린

조국의 가을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거 같다. 



* *






Bishop에서

사진 / 날 저무는 하늘에



bishop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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