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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8도 사람의 특징
04/01/20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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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 조영남 -


* *


지금 

지금 우리는

그 옛날의 우리가 아닌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달라졌다고 먼저 말할 자신이 없을 뿐


아~ 저만치 와 있는 이별이 

정녕코 무섭진 않아

두 마음에 빛바램이

쓸쓸해 보일 뿐이지

진정 사랑했는데

우리는 왜

사랑은 왜

변해만 가는지


지금 

지금 우리는

그 옛날의 열정이 아닌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헤어지자고 먼저 말할 용기가 없을 뿐


아~ 저만치 와 있는 안녕이 

그다지 슬프진 않아

내 가슴에 엇갈림이

허무해 보일 뿐이지

아닌척 서로 웃으며

이젠 안녕

이젠 안녕

돌아서야지



* *


 

한자로 보는 8도 사람의 특징


이성계는 조선 건국 직후 정도전에게 각 지역 사람들의 특징을 평가하도록 명했다고 한다. 

그의 ‘4자 품평’은 이랬다. 


경기도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 하여 경중미인(鏡中美人)이라 했고, 

충청도 사람들은 ‘맑은 바람, 밝은 달과 같은 품성’이라는 뜻의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고 표현했다. 

전라도 사람들은 ‘바람에 하늘거리는 버들'이라는 뜻으로서, '부드럽고 섬세한 감정과 인정미가 있다'는 풍전세류(風前細柳)의 성품을 지녔다고 했다. 여기에는 '멋과 예술을 좋아한다'는 뜻도 있으며, '주관없이 

대세에 따라 마음이 변한다'는 부정적 의미도 담겨 있다. 

또 경상도 사람들은 '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를 지녔다'고 송죽대절(松竹大節)이라 했고, 

강원도 사람들은 '바위 아래 있는 늙은 부처'인 암하노불(岩下老佛)로 표현했다. 

황해도 사람들은 '봄 물결에 던지는 돌'이라는 뜻의 춘파투석(春波投石)에 비유했고, 

평안도 사람들은 '산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 같다'는 산림맹호(山林猛虎)로 평가했다.


이제 남은 것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인 함경도. 

정도전은 잠시 머뭇거렸다. 


"얼른 말하라"는 태조의 재촉에 정도전이 어렵게 말을 꺼내니, 그것이 곧 이전투구(泥田鬪狗)였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강인하다'는 뜻이다. 

자신의 고향 사람들을 개에 비유했으니 이성계가 기분 좋을 리 없었다.  

그가 언짢은 표정을 짓자, 정도전은 ‘돌밭을 가는 소'(石田耕牛)와 같은 우직한 품성도 갖고 있다고 해서 

태조의 기분을 누그러뜨렸다고 한다. 


그런데 정도전의 8도사람 품성 평가 외 조선중기의 문신 라학천(羅學天)이 쓴 비결서에는 

전라도 사람은 '속임이 많고 교활하고 가볍지만 예술성이 있다'는 ‘사교경예(詐巧輕藝)’로 표현했다. 


정말 전라도 사람은 속임이 많고 교활한 성품을 지녔을까?  


언젠가, 작가 이문열이 자신의 퇴행적 정치 발언에 항의하는 부산 출신의 한 독자에게 이런 망언을 했다. 

"당신 전라도지 ?" 

"아닌데요."

"그럼 부모가 전라도인가 ? ……."


누군가 수구적 작태를 일삼을 때, 

"당신 경상도지 ?" 또는, "당신 충청도지 ?" 라고 하지는 않는다. 


유독 전라도사람만 몹쓸 사람으로 낙인을 찍는다.  왜 그런가? 

세간에서 말하는 전라도사람들은 소위 ‘곤조’나 '나쁜 기질'이 있어서 그럴까?   


단편소설 ‘갯마을’로 유명한 작가 오영수는, 

1979년 ‘문학사상’ 1월호에 우리나라 8도 사람들의 기질과 특성을 수필 형식의 글로 특질고(特質考)란에 발표했다. 


좀 오래 전 얘기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가 쓴 내용은 대략 이렇다. 


경상도 사람들은 우직한 듯 보이지만 아부를 잘하고, 

충청도 사람들은 양반이라고 폼을 잡지만 의사 표시가 분명하지 않다. 

또 서울 사람은 체면을 보는 꼴이, 속에는 넝마를 입고 겉에만 비단을 두른 것과 같다. 

그런데 호남인의 특징에 대해 쓴 글 중,

한 두 구절이 말썽이 되어 전라도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가 말한 전라도 사람은 표리부동하고 신의가 없다. 

입속 것을 옮겨줄 듯 잘 하다가도 떠날 때는 배신을 한다는 것. 


당시 오영수씨가 쓴 글이,

전라도 사람을 폄훼했다는 이유로 호남인의 거센 반발을 불러 결국 그는 사과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으로부터 제명당하고 절필선언까지 해야 했다. 


이 충격으로 그는 건강이 악화돼 그해 5월, 생을 마감했다. 


글이란 때론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국민들의 의식까지도 길들여진다고 할 때 

참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말이 나왔는지 모른다. 


아무튼, 오영수씨는 글 한 번 잘못 써서 호남인의 집단 공격으로 3~4개월 만에 죽을 정도라면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저 쓴 웃음 짓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문학작품 특질고 때문에 그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났다. 


보리문둥이 소리를 들어도 개의치 않았던 경상도 사람, 

비단치마 아래 넝마를 입고 있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서울 사람도 고개 한번 끄덕이고 말았지만 

“호남사람들은 표리부동하고 배신을 잘 하는 경향이 있다.”는 한 구절에 발끈해 

사람이 죽도록 이지메를 가했다. 


이것이 전라도 사람의 근성일까? 


아마도 작가 오영수가 멋모르고 전라도인의 급소를 찔렀던 모양이다. 

그분에게는 무척 안 된 일이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건도 하나의 해프닝일 뿐이다.



신 영 규 / 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출처:  http://www.jjmaeil.com/quick/show.asp?idx=20698



* *



그대여 . . .

사진 / 날 저무는 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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