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꼬리 잡은 스님
08/08/201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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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글)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고 있었다.

 

산속 깊은 길을 가다가 더위에 지친 선비는,

길가에 바위 두 개가 가까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선비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바위에 기대어 앉았다.

봇짐 속에서 주먹밥을 꺼내 맛있게 먹었다. 담배도 한 대 피워 물었다.

그러자 다리도 풀리고 기운도 났다.

 

선비는 한참 쉬고 나서,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며 곁에 놓았던 지팡이를 잡으려는데,

뭔가 이상한 것이 뭉클 잡혔다.

눈을 돌려 잡고 있는 것을 보니 그것은 누런 호랑이 꼬리였다.

선비가 등을 대고 앉았던 바위 너머에 호랑이 한 마리가 누워 있었다.

그 호랑이 꼬리가 바위틈으로 나와 선비가 놓았던 지팡이 옆에 있었던 것이다.

잠자고 있던 호랑이는 자기 꼬리가 잡히는 바람에 두 눈을 번쩍 떴다.

 

큰일 났다.

자칫 꼬리를 놓치는 날에는 호랑이 밥이 되는 수밖에 없게 생겼다.

선비는 두 손으로 호랑이 꼬리를 움켜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호랑이는 선비를 잡아먹으려고 했으나,

선비는 죽을힘으로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기고 놓지 않다.

 


(사진/ 구글)


호랑이는 꼬리를 빼려고 몸부림을 치고,

선비는 꼬리를 안 놓치려고 용을 쓰고 있었다.

이 때 스님 한 분이 그 곳을 향해 걸어왔다. 선비는 스님을 보고 소리쳤다.

스님, 저 좀 살려주세요! 여기 있는 내 지팡이로 저 호랑이 좀 때려죽이십시오,”

 

스님이 묵직한 소리로 대답했다.

자고로 중은 살생을 하지 않는 법이오. 그건 불자(佛子)가 할 일이 아니오.”

아이고, 스님! 아무려면 짐승 목숨이 사람 목숨보다 더 중하겠소?

그러지 말고, 이놈을 좀 잡아 주시오.” 


선비가 애원을 하는데도 스님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선비는 입술이 바싹바싹 탔다.

스님이 그냥 가 버리면 꼼짝없이 호랑이 밥이 되고 말 것이다.

선비는 다른 제안을 했다.


스님, 정 그러시다면 제가 호랑이를 잡을 테니 대신 스님이 이 꼬리 좀 잡아 주세요.

그러면 스님은 살생을 안 해도 되지 않습니까?”
그것 역시 살생을 돕는 일이지요. 계명을 범하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선비는 다시 애걸을 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다 부처님께 시주할테니 좀 살려주십시오.” 
스님이 못 이기는 척 다가와 호랑이 꼬리를 잡았다.

호랑이 꼬리를 스님에게 넘겨주고 한숨 돌린 선비는,

약속대로 봇짐에서 돈을 꺼내 스님에게 던져 주었다.

그러고는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스님이 선비를 보고 소리쳤다.

선비님 뭐 하고 있어요? 얼른 저 호랑이를 쳐 죽이지 않고!”

선비는 발길을 돌려 스님을 보고 말했다.


저도 불자(佛子) 올시다. 불자가 어찌 살생을 하겠소?”

그리고는 두 말 없이 길을 떠났다.

 

그 스님은 아직도 호랑이 꼬리 붙잡고 거기 있을까?


*전해오는 이야기를 조금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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