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고?
08/26/20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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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 수 없다!

 

며칠 전운전을 하며 친구를 만나러 가는 차중에서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목소리 고운 진행자가 무언가 열심히 반복해서 들려주고 있기에 들어봤더니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열매를, 시원한 그늘을, 나중엔 잘려나가
그루터기 의자로 남아 지친 이의 쉼터가 되어주는.......
어떤 나무도 자신을 위해 자라지 않습니다.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더 큰 그늘을 만들어주기 위해 
나무는 더 크게, 더 높게, 더 넓게 자랍니다.
서로가 나무 그늘이 되면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됩니다.
희망이 보이고, 함께 행복해집니다.

 

한참 듣다가,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이 났다

집에 돌아와 어디서 그런 말을 찾아냈는가 하고 구글링을 해 봤더니,

그것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저자 고도원이 2014년 8월 12일자에 보낸,

나무 그늘이라는 제목의 아침편지 내용이었다.

이 글은 2004718일 출간된 고도원이 쓴,

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책에,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는 글이다.

 

이 제목의 근원을 조금 더 찾아보았다

셸던 앨런 셸 실버스타인’(Sheldon Alan Shel Silverstein)이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1964년 출판) 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나무에게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매일같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주워 모으고,

그것으로 관을 만들어 쓰고

숲 속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그런데 차츰 시간이 흐르고

소년도 나이가 들어,

나무는 전보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찾아온 소년은

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자기 열매들을 따다가

팔도록 했습니다.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 후에 다시 와서

살 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가지들을

베어가도록 했습니다.

 

떠나간 소년은 먼 훗날

성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는 먼 나라에 갈

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몸을

베어가도록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은

초라한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잘려나간 밑둥만 남은 나무는

그에게 더 줄 것이 없어 미안했습니다.

 

얘야, 이젠 네게 줄 것이 없어 미안하구나.

내 밑둥에 앉아 쉬거라.”

나무의 말에 초라한 노인은

잘려나간 밑둥만 남은 나무에 앉아 쉬었습니다.

그러자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참 좋은 글임에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나무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송백(松柏)나무와 같은 큰 나무 밑에서는 약한 풀이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자가 편찬했다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있는 글이다.

 

인도 남부지역에 벵골보리수’(Banyan tree)라는 큰 나무가 있는데,

나무가 큰 만큼 그늘도 넓게 지고, 땔감으로도 풍족하게 사용되는 등,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나무로 인해, 인도 남부지역에는,

벵골보리수 아래서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다는 속담이 전해진다고 한다.

 

벵골보리수 나무가 성장해감에 따라,

그 주변지역 다른 식물들의 배양을 가로막아 초토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면 이 나무가 줄기를 뻗고, 가지를 치는데,

이 허공의 가지에서 또 뿌리를 내린다.

이런 식으로 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나무가 아닌,

처음의 나무와 연결되어 땅을 덮게 되고,

그래서 잘 자란 벵골보리수 나무 하나가 무려 천 평의 경작지를 덮는다고 한다.


결국 자기 자신만을 증대시켜가는 이 나무 아래서는 다른 식물들이 자랄 수가 없고,

이 나무가 죽으면 그 땅은 쓸모없는 불모지가 된다는 것이다.

(참고: http://www.km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819)

 

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 수가 없다.

나무가 크고 넓게 자라면 그늘이 넓게 퍼짐으로,

사람이나 동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유익이 있다.

하지만, 나무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크게 자라지 못한다.


나무가 서로에게 더 큰 그늘을 만들어주기 위해, 더 크게, 더 높게, 더 넓게 자란다는 말은,

맞는 말이 아니다.

다만 큰 나무가 넓은 그늘을 만들지만, 자신은 그 그늘에서 쉴 수가 없는 것처럼,

사람도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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