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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준 상처 1 : 역장앞에 눈물로 무릎꿇은 어머니
11/20/20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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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준 상처 1 : 역장앞에 눈물로 무릎꿇은 어머니
가난을 모르는 사람은 가난을 아무리 설명해도 모릅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는게 아니고 피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추워도 어떻게 그렇게 추울수가 있었는지 지금도 생각만해도 떨린답니다. 그 시절 이집이나 저집이나 먹을 것 없기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송두리채 우리를 얼어 붙게 한 날, 눈이 흩뿌리던 날, 나는 형님의 손을 잡고 먼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생전 처음 서울이란 곳을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머님이 대학을 다니는 형님 자취방에 가서 살림을 정리 해 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읍에 있는 기차역도 처음이었지만 기차도 처음 보았습니다. 서울가는 기차가 오전 10시쯤에 출발하기에 새벽에 잠을 설치면서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먹고 서둘러서 30리 길을 나섰습니다. 버스가 없으니 당연히 걸어서 읍내까지 가야 했습니다. 그 추운 날에 손은 얼마나 시럽고 발은 어쩌면 그렇게 시러웠는지. 우리 어머니는 반찬없는 밥이지만 여느 어머님처럼 맛있게 지었답니다.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지만 눈은 휘날리고 산길을 따라 걷는 길, 논두렁길 그리고 신장로를 걸어서 읍에 도착을 했을때는 읍내까지 3시간은 족히 걸렸는것 같았습니다. 중앙선 기차는 항상 붐볐답니다. 의자에 기대어 가거나 앉아도 몇명씩 앉기에 항상 어린 아이는 서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종점인 청량리역에 도착했을 때는 밤 8시가 넘었으며 차표를 검사 하는데 역무원에게 형님이 걸렸습니다. 역에서 검사하는 사람이 서서 티켙없는 나를 잡은 것이 아니고 형님을 잡은 것이고 어린 나였지만 왜 잡았는지는 엄마하고 형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서 알았도 있었습니다.

때는 62년도 12월, 특히 그 해가 얼마나 가믐이었는지 그 당시 사람들은 다 알것이고 얼마나 못 살았는지도 다 알것입니다. 하루 밥을 세끼 다 먹은 적이 없었으며 그래도 우리집이 우리마을에서 제일 잘 살았는것 같았는 것 같았는데도 조밥으로 연명했답니다. 조밥이 무었인지 ... 그것이 요즈음은 건강식이라고 하드군요. 초등학교 4학년, 호적이 한살 작게 되어 있었고 7살에 초등학교를 들어 갔으니 나이로 보면 2년을 월반한 셈이지요. 그리고 그 당시는 누구나 가난했기에 등치도 아주 작았답니다. 10살짜리가 6살로 둔갑하는 건 쉬웠고 6살 이하는 무료승차가 가능했기에....나는 무임승차에 형님은 보호자였었습니다. 가난하기만 했던 어머님과 형님은 ......

역무원과 형님이 말하는 도중에 금테를 두른 모자를 쓴 역장이 형님을 잡아 갔으며 제가 그 뒤를 따라 갔습니다. 형님을 걱정스럽게 보는 어머님을 돌아보면서 "엄마, 걱정 하지마세요, 곧 나올꺼야. 잘 될꺼야" 하고 형님은 내 손을 잡고 역장실로 들어 서자 말자 역장이 형님 따귀를 때리면서 "야 임마. 서울대 학생이 거짓말을 해?" (형님의 복장은 서울대 뱃지를 달고 있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형님의 간단한 대답이었습니다. 적막이 흘러갈 즈음. 그 어린아이의 가슴은 말은 못했지만 정말 메어졌습니다. 그 죄책감 같은것 때문에 52년이 지난 지금도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습니다. 괜히 미안하고 불안해서 어머님이 계신 출입문으로 눈을 돌렸는데 열려진 문틈으로 어머님이 보였고 문틈으로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역장에게 따귀를 맞는 것을 보고 엄마는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둔체 장승처럼 서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머니는 아주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 서시더니 "역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시켰습니다.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 아들은 죄가 없습니다" 하면서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는게 아닌가......
어깨를 들썩이면서 서럽게 우시는 그 작고 여린 어머님의 모습이 63살이나 되어버린 나이 이지만 아직도 내 눈 언저리에 와 계신답니다.
남문기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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