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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전하는 마지막 대화
02/21/2020 10:00
조회  802   |  추천   23   |  스크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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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원량은 우한폐렴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유언비어 유포로 처벌을 받았다.
이후 환자 치료 중 우한폐렴에 감염돼 최근 사망했다.


리원량 사망 후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중공은 검열을 강화하고 지식인들을 감금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한의 실상이 담긴 영상을 올렸던 변호사 천추스(陳秋實)는 6일부터 연락이 끊겼다.
시신 자루 가득한 승합차 영상을 올렸던 의류 판매업자 팡빈(方斌)도 실종되었다.


최근 자유촉구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칭화대 교수 쉬장룬(許章潤)도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우한폐렴과 관련해 시진핑을 공개 비판하는 글의 끝에
'처벌을 쉽게 예견할 수 있다. 틀림없이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라고 썼었다.


우한의 의사 리원량(李文亮, 1985~2020).
그의 아내가 정리한 남편과의 마지막 대화를 읽어보자. (간추림)
34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리원량은 우한교회 성도이기도 하다.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갑니다.
가야 할 시간, 나루터는 아직 어둡고, 배웅하는 이 없어
떨어지는 눈송이에 눈시울을 적십니다.
그립습니다.

일생 빛을 찾았습니다.
스스로 반짝인다 자랑했습니다.
온 힘을 다했지만 등불을 켜지는 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눈바람 무릅쓰고 나를 보러 왔던 여러분.
가족처럼 저를 지키며 밤새 잠 못 이루던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지만 연약한 인간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입니다.
어느 날 하나님이 나에게 그의 뜻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나에게 태평한 세상에 소란피우지 말라며,
도시 가득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이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런 '안녕'을 믿게 하기 위해 나는 마개 닫힌 병처럼 입을 다물었습니다.
선홍색 인장으로 내 말이 모두 동화 속 꿈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천하는 다시 북적거렸습니다.
누구도 몰랐습니다.
하늘이 대노하고, 산하는 시들고, 나는 병들었습니다.

기다렸습니다.
어젯밤 눈 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하나님이 내 머리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착하지, 나와 같이 가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저승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기 두렵습니다.
고향을 떠올려도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나의 기개는 보증서 한 장으로 죽었습니다.
나는 살아 생명을 찬미하고 소나무 잣나무를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이 나라 이 땅을 깊이 사랑했습니다.

삶은 참 좋지만 나는 갑니다.
나는 다시는 가족의 얼굴을 쓰다듬을 수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우한 동호(東湖)로 봄 나들이를 갈 수 없습니다.
부모님과 우한대학에서 벗꽃놀이를 할 수 없습니다.
흰구름 깊은 곳까지 연을 날릴 수도 없습니다.

나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이와 만나기를 꿈꿨습니다.
아들일지 딸일지 태어나면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사람의 물결 속에서 나를 찾을 것입니다.
미안하다, 아이야!

하늘이 곧 밝습니다.
나는 가야합니다.
한 장의 보증서를 들고서.
이 일생 유일한 행낭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를 이해하고 나를 동정하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
나는 당신들이 동트는 새벽을,
내가 산마루 건너기를 기다릴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합니다.

이번 생애 태산보다 무겁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새털처럼 가볍기를 두려워 하지도 않았습니다.
유일한 바램은 얼음과 눈이 녹은 뒤
세상 모든 이가 여전히 대지를 사랑하고 여전히 조국을 믿기를 희망합니다.

봄이 와 벼락이 칠 때 만일 누군가 나를 기념하려는 이가 있다면
작디작은 비석하나 세워주기 바랍니다!
우람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왔다 갔음을 증명해 줄 수만 있으면 됩니다.
이름과 성은 있었지만 아는 것도 두려움도 없었다고...

묘지명은 한 마디로 충분합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하여 말했다 (他爲蒼生說過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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