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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아니라 생각이 바뀌어야
01/24/2020 10:00
조회  237   |  추천   9   |  스크랩   0
IP 99.xx.xx.50




'법' 하면 그림처럼 천칭을 높이 든 여신이 떠오른다.
천칭은 영어로 balance scale이라 부른다.
그런데 한국의 법조계는 balance와도 scale과도 꽤 거리가 멀다.


법대나 지금은 law school을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전문 법조인이 된다.
그런데 누가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가 될까?


연수생은 거의 모두 판사를 지망한다고 한다.
전근대적이고 관료적인 사고방식과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에는 운명의 결정권자가 되어 휘두르겠다는 욕망이 가득하다.
그러나 모두 판사가 될 수 없으니 성적순으로 자른다.


그 해의 인력수급에 따라
상위권은 판사가 되고, 중위권은 검사가 된다.
나머지는 변호사가 되거나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러니 변호사는 판검사에 대해 열등감이 있다.
법조계는 매우 엄격하며 강력한 동료의식을 공유한다.
판검사는 거기에 힘있는 조직도 있지만 변호사는 그런 조직도 없다.
그래서 변호사의 판검사에 대한 열등감은 거의 비참할 정도다.


예를 들어보자.
탄핵 헌법재판 과정에서 14회까지 변호사가 '변론'하는 걸 보았는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모두 훌륭하고 존경스럽다.


변호사 중 실력있는 사람은 로펌(law firm)에 들어간다.
탄핵소추한 국회의 법정 대리인은 모두 (모두!) 로펌 변호사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사는 로펌 변호사가 하나도 (하나도!) 없다.
채명성 변호사는 로펌을 그만두고 변호를 맡았다.
굉장한 희생이다.


왜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사는 로펌 변호사가 없을까...
채명성은 왜 로펌을 그만두었어야 했을까...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Balance? Scale? 풉!


대한민국에는 판사의 판단에 잘잘못을 따질 변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변호사는 판검사가 틀렸다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판검사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밥벌어 먹기에도 문제가 생긴다.
서석구 변호사처럼 판사 출신 변호사는 그나마 괜찮다.


일단 구속되면 변호사는 범행을 인정하라고 한다.
인정하지 않으면 수사한다며 인정할 때까지 계속 잡아두니
인정해야 그나마 빨리 풀려나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
변호사가 하는 일은 어떻게 적게 인정하는가를 알려주는 일이다.


판검사 역시 국회의 연동형 비례제처럼
신념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이다.
검사 권력의 축인 수사권을 축소시키는
공수처법에 검사가 일어난 이유이다.


검사는 무서운 권력을 가진다.
어느 나라든 검찰총장이 지목하면 그 사람은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국가적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의 수사를 방해하지 못한다.
닉슨이 그래서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윤석렬은 사실은 공수처라는 밥그릇 때문에 일어섰다.
윤석렬을 나무람이 아니다.
현실은 그게 대한민국 회복에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끝없는 사람 평가에 매달리지 말고 사안을 활용하자.


그런데 윤석렬이 성공할까?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당연히 그렇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윤석렬은 검사의 영웅으로 남는다.
돈 많은 집안을 배경으로 둔 윤석렬의 계산이 그렇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려면
제도가 아니라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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