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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 항구와 타이타닉 (Ireland 여름 여행 - 6회)
03/20/202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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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소리를 듣는다

진한 바닷물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바람 소리, 새소리, 파도의 교향곡을 듣는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남서쪽으로 3시간 차를 달려 

코크 주 (Country Cork)에 있는 코브(Cobh) 항구에 도착했다

'코브'라는 지명은 게일어로 “항구(港口)”라는 뜻이다.



한여름 이곳을 방문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은 코브 항구가 

너무 아름다워 선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여왕의 도시’란 뜻의 

퀸스 타운(Queenstown)으로 명칭 했다고 한다





그 후, 영국에서 독립한 아일랜드 사람들은 

코브(Cobh)라고 도시 이름을 바꾸었다

코브 항구는 수심이 깊고 큰 배가 정박할 수 아름다운 항구이다.



View of Cobh Harbor (Painting by Mac Forestier)


아일랜드에서 제일 가슴 아픈 항구 아니 세계에서 가장 슬픈 항구같이 느껴진다.  

고장마다 많은 사연이 있지만, 이 자그마한 고장은 감당하기 힘든

수 없는 가슴 저린 고통의 사연이 담긴 곳이다.



Oliver Cromwell



아일랜드는 12세기 이래 영국의 침략으로 통치를 받았다

정치가이며 군인인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 1652년 

아일랜드 정주법(the Act of Settlement)을 제정하고 아일랜드인 지주 중 

반란에 가담한 자들을 처형하고 토지를 몰수하여  

아일랜드 경지 3분의 2는 영국인 소유가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고 아일랜드에서 생산되는 밀과 곡식을 모두 

영국으로 가져가 먹을 것이 없는 

아일랜드 농민은 감자를 주식으로 삼으며 연명하였다.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감자 기근 당시 800만 명의 랜드인들은 영양 부족

매서운 겨울 추위에 노출과 전염병 등으로 수백 만의 사람이 죽고

수백 만 명의 인구는 고향을 버리고 새 생활을 찾아 미국과 캐나다로 떠났다

대기근 쇼크 후 굶주림과 병으로 사망한 사람과 이민 길을 떠나 

아일랜드의 인구는 400만 명으로 줄었다.


·         위 도표는 대기근 때 죽은 사람들의 통계이다색깔이 진할수록 심한 지역이다.

 

그 당시, 한 영국 언론인은 ‘이 세상에 식민지와 다른 나라에 통치를 받는 나라는 많다

그런 가난한 나라는 거지로 득실거린다

그러나 한 명도 빠짐없이 전 국민이 거지인 나라는 아일랜드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참혹한 실정의 아일랜드를 표현했다.



이민자 수백만 명의 눈물이 흐르는 코브 항구

대기근의 비극으로 굶주림에 시달린 사람들은 도둑 경범 죄수로 

호주의 감옥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굶주림에 지친 아일랜드 사람들은 사랑하는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견디기 힘든 세월

설음, 불안, 공포와 절망, () 많은 가슴을 품고 떠나는 마음

보내는 마음, 떠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떠나는 

심정의 눈물이 흘러 흘러 바다로 내려갔다




또한 코브 항구는 타이타닉의 마지막 항구이다

우리에게 영화로 잘 알려진 타이타닉 호는 19124 10일 

영국 사우샘프턴(Southampton)에서 출발하여 뉴욕으로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승객을 태운 항구이다

코브항에서 마지막 승선한 사람은 123명의 승객이며 그중 44명만 생존했다



퀸스타운 앞 헤리티지 센터(Heritage Center) 앞에서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애니 무어(Annie Moore) 소녀와 두 동생의 동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1892년 뉴욕 엘리스(Ellis)섬에 최초로 등록된 이민자다.



애니 무어와 두 동생 


On January 1, 1892, Annie Moore, a 17 year old girl from County Cork, Ireland, made

headlines as the first immigrant to be processed at Ellis Island.



Waiting Room Ellis Island, New York, NY.

After the check-up by the doctor the immigrant went on to the long queue were 

they must wait for the interrogation.  In the Registry Room there could be waiting 

approx 5,000 people at the same time.


이민 역사박물관 입장권은 실제로 사용된 승선권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고

박물관 입구에는 타이타닉에 탑승한 사람의 이름과 나이가 

새겨진 퀼트(Quilt)가 전시되어있다.  



그 많은 이름 중 이름 사이에 하트 디자인으로 새겨진 

Mary Mullen Denis Lennon 이름에 눈이 멈춘다


부유한 가문의 딸인 Mary와 가난한 집안 아들인 Denis의 사랑은 

빈부의 차이종교적인 이유로 부모는 결혼 반대에 부딪친다.

이들은 사랑을 위해 타이타닉 삼등석을 타고 새 생활을 찾아 미국으로 떠난다

불행하게도  미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두 연인은 타이타닉호와 함께 차가운 대서양 바다에 그들의 슬픈 사랑을 묻었다.



비극의 타이타닉이 침몰 된 후

코크 항구 해안가에서 밀봉된 유리병 속에서 편지가 발견됐다

편지의 주인공은 3등 객실 탑승자인 만 19살의 Jeremiah Burke이다



Jeremiah Burke, 19 years old


편지가 든 유리병은 타이타닉호를 타기 전 Jeremiah의 

어머니가 성수(聖水)를 담아 준 병이다

Titanic 침몰 전 그는 편지를 유리병에 넣고 구두 끈을 단단히 묶어 바다로 던졌다

안타깝게도 Jeremiah의 시신은 찾지 못했지만

그의 마지막 편지는 파도를 타고 일 년 후 고향의 해안가로 돌아왔다


The letter simply reads:

"From Titanic, goodbye all, Burke of Jeremiah, Cork.


어찌 눈물 없이 어느 누가 이 편지를 읽을 수 있을까

아들의 마지막 글을 읽고 있는 어머니를 본다

깊은 절망에 피를 토하듯 오열(嗚咽)하는 그의 어머니의 흐느낌을 

누군들 알 수 있을까? 싸늘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짙은 슬픔이다.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는 마을

길을 잃어버린 염려가 없는 작은 마을 곳곳마다 슬픈 역사가 숨어있다

수백 년 동안 비극을 지켜보며 정연하게 서 있는 건물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처럼 수 없는 아픔이 깔린 마을 길을 걷는다

인고(忍苦)의 긴 역사를 밟으며 언덕 길을 오른다



한눈에 보이는 망망한 바다

알록달록한 집 풍경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코브항을 떠나 북대서양으로 떠나는 

타이타닉의 고동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린다

고향을 두고 떠나던 이민자들은 점점 작게 보이는 

언덕 위에 높이 솟아있는 St. Colmans Cathedral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대 성당 49개 종소리가 넓게 깊게 울려 퍼진다

성스럽다


햇살에 반짝이는 고요한 물결은 잔잔하지만

수평선에 매달린 끝없는 바다는 마냥 슬퍼 보인다


불안과 공포 속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딘 이민자들의 실 같은 희망은 

빙산과 함께 차디찬 북쪽 대서양 바다에 공동 무덤으로 수장(水葬)되었다

희망의 여객선 타이타닉이 비운의 여객선이 될 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코브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서 있는 뾰족한 성당

미지에 대한 두려움의 이민자들은 이곳에서 마지막 기도를 올렸을 것 같다

큰 위로와 희망으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그 날을 위해 

두 손 모아 정성스러운 기도를 올렸을 것 같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본다

작열하는 여름 햇살에 지칠 대로 지친 푸른 바다

인생은 흘러가다 사그라지는 구름 같은 것

하늘에 열린 큰 창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린다


오늘만은 하늘이 되고 싶다

단 하루만이라도 하늘이 되고 싶다.

 



온 세상 햇살이 사랑으로 가득 열리듯 아름다운 노을빛이 포근하게 

내 어깨에 내려앉는다


코브 항구를 떠난 이민자의 사향(思鄕)의 

하늘이 점점 붉게 익어간다

 







 


코브 항구와 타이타닉, 김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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