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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07/15/201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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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선

 

   창밖을 내다보니 아직은 어두운 장막이 깔렸다. 하늘엔 하현달이 빛을 발하며 구름 사이를 흐르고, 북쪽 하늘가엔 개가 유난히 선명하게 빤짝인다. 어제부터 동짓달이 되었으니 밤이 길어졌다. 30분을 기다려야 밖이 환하게 밝아온다. 노인이 되면 새벽잠이 없어진다. 자고 싶어도 생각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잠도 평생 주어진 양이 있나 보다.  



   옆집 의자에는 노인이 매일 새벽에 나와 담배를 피우며 담소를 나눈다. 신선한 새벽 공기로 오염시키는 할아버지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나는 매일 할아버지 곁을 지나 키다리 전나무길을 걸어 돈키호테 새벽시장에 간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가면 만나는 사람들로 한결같다. 항상 나보다 할머니 분이 와서 커피를 마시며 소근 거린다. 나는 옆을 지나며 부러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이상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면 뜨거운 연민의 정을 느낀다.

 

  달랑 혼자 사는 나의 쓸쓸함 이국에 살아서일까? 그러다 보니, 방안에 진열된 소유물들과 대화하고 사랑을 나누며 산다. 유리 그릇 속에서 헤엄치는 아기 붕어 마리에게 인사하며 하루를 연다. 옆으로 커다란 항아리 속에 뿌리내린 여러 종류의 화초들의 영롱한 미소를 보낸다. 미소를 먹고 자란 아이비는 창을 타고 혓바닥같이 자라 키도 크고 산소 공급원으로 몫을 담당해줘 고맙다.

 

  화초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인형 식구 우리 가족 같다. 엄마 인형과 아기 인형 둘이 캐럴 리틀 프랑스 옷을 입고 예쁜 모자 쓰고 있다. 귀여움이 나의 입가에 미소를 던져준다. 너희들 너무 사랑한다고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뿐인가, 방안에 TV 컴프터는 생동하는 지식 정보화 시대 무한경쟁사회를 앉아서 구경시켜준다. 옛날에는 상상도 없던 새로운 신드롬이다. 

 


  나는 여행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어른 장난감을 사들여 방안에 늘어놓고 감상한다. 이들이 유일한 대화 상대인 친구다. 구십이 넘은 독거노인과 벗이 되어 함께 주니 고마울 뿐이다. 밖으로 나가보자. 거기에는 삼라만상 무궁무진한 자연의 현란함, 광휘로운 태양 ,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바람불고, 푸른 능선 그림같이 아름답고, 밤하늘에 유성은 초롱초롱 반짝이고 항해하는 하얀 달빛, 지어 흐르는 구름 파노라마 자연의 섭리 너무 헤아릴 없는 축복이다.


 우리 인생살이 구순을 넘어 바라본 세상은 외롭고 쓸쓸한 허무뿐이다. 세속에 어두워 소중한 잃고 사는구나.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 애달프다. 살아온 세월 속에 뜨거운 , 소중한 남긴 것이 어디 있으랴. 잃어버린 허구의 쓸쓸함 뿐이다.

 

  일본 뉴스를 보니 혼자 살다 죽어 5, 6 지나서 발견되는 노인의 수가 년에 1, 600명이나 된다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혼자 살다 죽는 무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삭막한 현실을 극복하며 젊음이 있을 철저한 노후대비를 준비해야 가능한 일이다. 

 

  내게도 마지막 여정이 남아 있다. 곳에 사는 집에 어미를 곱게 꾸며 놓은 엄마 방이 있느니 언제라도 엄마 오고 싶을 오라는 사위의 권고가 있으나, 쉽게 결정 지울 없는 . 나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어떤 것이 최선일까? 고민하는 나날이 많아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어디, 어느 곳에도 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 모습으로 살라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남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노인에게 침묵은 금이요, 미소는 다이아몬드라고 하였다. 살아오면서 응어리진 아픔은 떠나 보내고, 고마운 것만 생각하며 지혜롭게 살아야겠다. 인생은 어차피 아쉬움이여 그리움인 것을

 

 

저녁해

 

나만의 공간에 멍청히 앉아있다

두꺼워 소리 바람 소리 빗소리 들려 친구가 없다

고독은 위안을 부르고

방안에 오켓꽃 방끗 웃으니 그것이나 벗하자

한때는 아이들 매달려 행복했었지

가족은 삶의 원천인데

지금은 아무도 없어 유유자적하니

슬픈 연대 잉여의 삶이여

그릇에 무엇을 담나

방안 소유물 그것이나 담아 보자

소중한 인생, 나의 여로여

 

 




엄영선, 삶, 저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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