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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 너로 인해 행복하구나.
01/18/20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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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 너로 인해 행복하구나.

한국에 오면 진정 푸근함이 내 온몸을 감싸주는 기분이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그리도 한스럽고 원망스러웠건만, 지금에 와서 이렇게 자랑스럽고 행복할 수가 없다.

물론 날씨는 칼로 베는 듯이 매섭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내 몸과 마음을 녹여준다.

어제는 내 딸을 만났다. 딸의 친구와 또 내가 딸에게 소개해주려했던 Korean-American이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니까 나를 포함한 4여인이 모두 싱글에 Korean-American인 그러고 보니 Made in Korea임에는 틀림 없는데 언어도 영어요, 생각도 미국식인 4여인들이 모여서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가며 재미를 더했다. 놀라운 사실은 처음 만난 사람도 있는데 마음이 통하고, 생각이 같았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여인들의 만남과 대화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았다. 조국에 와서 외국인이 되어버린 이들이지만,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편한 이들이지만, 마음만은 조국의 딸들임이 틀림 없었다. 원어민 영어선생들로 돈을 벌고 있지만, 고아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나눔의 삶을 살고 있는 여인들이기에 날씨는 춥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딸이 말한다. 난 이모 때문에 이런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노라고. 앞으러도 계속할 거라고.

엄마 아빠가 살아 있지만 함께 할 수 없어 14살부터 나와 삶을 함께했었다. 엄마 아빠이기에 가끔은 만나려 노력은 하지만 성품만은 부모를 닮지 않은 것 같다. 이모만 닮았단다. 내 딸의 가정 사정은 복잡하기가 이를 데 없어 해맑은 얼굴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표현에 엄마가 5이야. 아빠도 5이야. 복잡한 이민생활에서만이 생길 수 있는 가정환경이다. 나와 함께 사는 동안 얼마나 지독하게 사춘기를 치렀는지 모른다.

나의 집에 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는 말이 “나 이모 아니면 자살했을 거야. 내 생일 많이 없어졌어. 난 결혼 안 할거야.”

그러던 내 딸이 이젠 잘 자란 성인이 되어 제법 어른스럽고, 대견한다.

“할머니가 무슨 공부를 한다고 힘들게...”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다. “이모 자랑스러워. 다른 할머니들은 TV나 보고, 화투나 치고, 놀기만 하는데 박사 공부, 대단해. 하하” 호탕하게 웃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 시간은 흘렀고, 빨리 가야 한다는 말에 섭섭하고, 아쉽지만 미국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헤어져서 시간이 벌써 10시간 이상이 지났건만 따뜻하고 달콤한 대화의 여운이 남아 행복의 따듯한 코트를 입은 기분이다.

내 딸아, 사랑해.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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