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아이들? vs '워리'?
04/12/20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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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건전한 온라인 게시판 문화를 위해 글을 써보았습니다. 성숙함으로 미성숙한 작은 불미스러운 것들을 이겨내고, 좋은 온라인 게시판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최근에 조지아텍 한국학생회 자유게시판에 글을 몇 개 올렸다. 처음 글은 무려 1200명이 넘는 분들이 클릭을 했다. 많은 분들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기에, 이 게시판이 정말 고마웠다. 거기에 힘을 입어, 두 세개의 글들을 더 올렸는데 사단이 나고 말았다. 몇 사람은 반박글을 게시하기도 하고, 내가 글을 게시하는 방법에 대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급기야 게시판 운영자분들이 대부분의 내 글들을 다른 섹션으로 옮겼다. 무언가 룰이나 원칙에 맞지 않아서였겠거니 하고 그분들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룰과 원칙의 정당성은 별개로 하고), 내 글을 둘러싸고 그리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 나타난 것도 한가지 이유였던 것 같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내 글들이 그대로 있다가 그런 모습들이 나타났을 때 옮겨졌기 때문이다. 내 글과 성격이 비슷해 보이는 다른 글들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자유게시판에 남아 있다는 점도 그런 판단을 하게 한다. 온라인 게시판에서의 불미스러운 모습이 새롭거나 놀랄 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 철길에 가는 일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험이었다. 좀 큰 동네 형들이 동전이나 못을 철길 위에 놓고 기차가 지나가기를 숨어서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던 것도 재미있었고, 기차가 지난 간 후에 철길에 귀를 대고 두둑두둑 두둑두둑 하며 멀어져 가는 리드미컬한 소리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내가 살던 곳에서 들을 지나 아이들 걸음으로 한참을 가야 만날 수 있었던 철길을 생각할 때 잊지 못할 일이 또 하나 있는데, ‘워리’라는 우리집 개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똥개였는데 제법 영리했던 것 같다. 워리는 어린 나를 잘 따라 다녔다. 나를 보호하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먼 발치서 나를 따라다니다가 내가 집에 돌아갈 때 같이 가곤 했다.

기차가 가까이 올 때 아이들은, 크나 작으나, 모두 숨는다. 철길 언덕 밑 멀리 숨어야 한다. 기차의 굉음이 무섭기도 했지만, 운전하시는 분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집 똥개 ‘워리’는 달랐다. 반응이 달랐다. 워리는 숨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서움을 감추지도 않았다. 기차가 압도적이고 무서웠을 게다. 그 개는 먼발치에서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목이 터져라 짖어댔다. 기차의 위력 앞에 아이들의 반응은 이성적이었지만, 워리는 제법 영리했어도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어찌할 수 없는 본능으로 그져 무작정 짖어댔던 것 같다, 간혹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기도 하면서--지가 짖는 소리에 기차가 달아나기를 바라서였겠지만, 아무 소용도 없이. 

비이성적 비지성적인 댓글 혹은 반박글들을 온라인에서 볼 때 워리가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다수의 사람들은 그 순박한 아이들처럼 조용하다. 그 글의 내용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어떤 사람의 자기 표현인 글이나 말에 대한 예절을 알고 지킨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댓글로 혹은 반박글로 피력할 때에도 이성적이고 지성적으로 예의와 예절을 따라 한다. 그래서 그들의 댓글이나 반박글은 빛이 나고, 원글 및 다른 댓글 반박글들과 합하여 생산적인 토론이라는 것을 형성한다. 인간의 이성과 지성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이고 생산성이다. 


그런데, 비이성적이고 비지성적인 사람들은 예외없이 예의와 예절이 없다. 예의와 예절을 모르기에 그들은 일단 '요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코 다수는 아니다. 이들 중 교묘한 사람은 예의와 예절을 지키는 체 하지만 그의 글들에 그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들의 글에서는 그들이 대응하는 원글에 대한 이성적 논리적 반박을 찾아볼 수 없다. 자기자신의 비이성적 비지성적 혐오와 두려움, 피해의식 등이 표현된 것 혹은 심지어 필자에 대한 이유없는 욕, 비난, 인신공격뿐이다. 사실 그들의 글로 볼 때 어떤 글을 논리적으로 비평하는 능력조차도 그들에게 있어 보이지 않는다. 기차를 보고 두려움에 동물적으로 반응하며,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자기 목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짖어대는 워리의 모습이 있을 뿐이다. 

건전한 게시판 이용자들은 그런 그들의 악플에 상처받지 말기를 바란다. 나아가서, 그런 악플러들이 두려워서 조용히 읽고 도움을 받는 다수의 독자들을 위해 아름답고 귀중한 생각을 담은 글들을 사장시키지 말기를 바란다. 개가 송곳니를 드러내고 미칠 듯이 짖어 댄다고 기차가 멈추지는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기차는 손님과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유유히 가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아름답고 가치있는 글을 조지아텍 게시판 등 온라인에서 나누는 분들은 기차와 같이 계속 유유히 달리기를 진정 권유한다. 나와 생각이 같던 같지 않던, 그런 분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낸다. 

그러나, 악플러들에게는 미국인들이 디베이트 상황에서 자주 강조하는 말을 해 주고 싶다: “You can disagree with one; but you don’t have to be ugly.” 어떤 사람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비이성적, 비지성적으로, 무례하고 무절제한 모습, 즉 지저분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 진정 그글에 반박을 하고 싶거든 이성적 지성적으로 하라. 글을 쓴 사람과 그의 글은 물론이고, 다른 독자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예의와 예절을 갖추라. 지저분한 당신들의 글들은, 곧 당신의 영혼과 인격의 모습임을 잊지 말라. 목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이빨을 드러내며 아무 소용도 없이 미칠 듯이 짖어대는 워리같이 하지말고, 기차가 지나가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아이들과 같은 순박한 마음으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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