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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00세 다 돼서도 장작 팼다…이 사람 건강 비결은 채식
12/09/201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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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강하라·심채윤의 비건라이프(16)

하얗고 천장이 높은 확 트인 공간에 들어서니 벽의 가운데를 띠처럼 이룬 얼굴들이 있었다. 다른 얼굴, 다른 나이, 다른 모습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흔적을 담고 있었다. 어떤 얼굴은 고되어 보이고, 어떤 얼굴은 행복해 보였으며, 어떤 얼굴은 평화로워 보였다. 얼굴 하나하나를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어떤 노년의 여인을 보게 되었다. 사진 속의 그는 단정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를 잠시 50년 후로 초대했다. 50년 뒤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에서 100명의 얼굴을 만났다.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한스 펠드만의 사진전이었다. ‘100 년’이라는 주제로 0세부터 100세까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담은 사진전이다. 100년이 담긴 얼굴들에는 인간의 기쁨과 고통, 좌절과 희망, 사랑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걸음을 멈추게 한 여인은 95세였다.




 95세 여인의 사진을 보며 음식과 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 강하라, 심채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평화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은 아내 헬렌 니어링과 자연으로 돌아가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지위와 명성, 부에 대한 욕망을 버렸다. 스콧은 태어난 지 100년 되는 해에 눈을 감았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의사가 아닌 아내 곁에서 생을 마감했다. 때가 되었다고 느껴졌을 때, 스스로 곡기와 물을 끊고 삶을 마감한 그의 모습에 경건한 마음마저 든다. 삶의 마지막까지 장작을 패며 60년간 의사와 병원 없이 건강했던 그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 [사진 책 조화로운 삶]






예로부터 장수하는 것만큼 복이 없다고 했다. 하늘이 내려준다는 장수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공자는 100세가 되는 나이를 상수라고 일컬었다. 하늘이 병 없이 내려준 나이를 말한다. 이를 기준으로 무병장수한 인간의 수명을 100세로 정했는지도 모른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 세기를 살아 낸다는 것은 참으로 고된 일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삶은 잘 만들어진 고속도로가 아니라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거친 산행과도 같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살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기대수명이라는 것이 있으니 이제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80세 정도까지는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80세가 될 때까지 약이나 병원의 도움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약과 병원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의학의 힘을 빌려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놀라운 발전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서 그런 도움 없이 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현대 의학의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살아가지만 기대 수명인 80세와는 달리 건강 수명은 65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5년 이상을 건강하지 못한 채 약에 의존하거나 병원 신세를 져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하게 100세를 맞이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우울하다.

늙어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건강을 잃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니다. 신체 기능이 조금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혜가 더해지고 삶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의미기도 하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환경 동물학자 제인 구달, 미국의 아나운서들이 여권을 들춰보며 나이를 믿지 않았던 작가 미미 컬크는 80세를 넘긴 나이에도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린다. 니어링 부부, 제인 구달, 미미 컬크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왕성한 활동과 그 활동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에너지, 선한 인상은 그들이 가진 아우라였다. 그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식물 기반의 식사를 했다는 점이다. 세 구루는 40년에서 60년까지 기간은 다르지만 모두 우리가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오랜 시간 비건 채식을 했다.




제인 구달 박사(좌)와 미미 컬크 작가(우). 미미 컬크 작가는 1938년생으로 한국나이로 82세다. 두 사람 모두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진 위키백과, facebook]






요즘은 고혈압과 당뇨가 일상 언어가 되었다. 40대 성인 남녀 4명 중 1명은 당뇨나 고혈압약을 먹는다. 과연 자연스러운 것일까. 70이 넘은 양가의 어머님들은 친구들이 다 드신다는 어떤 약도 먹지 않는다.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 관절염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신다. 다시 젊었을 때로 돌아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유럽 여행을 가서도 채식하면서 어떻게 버티려고 그러냐는 주위의 소리를 간단하게 잠재웠다. 여행이 끝날 무렵 어머니만 건강했고 다른 분들은 지친 체력과 몸살에 힘겨워했단다.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다른 분들도 채식을 해봐야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95세에도 정정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놀라운 할머니의 사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음식을 먹고 산다면 우리도 80대, 90대에 이르러 젊고 건강한 모습일 거라는 희망이 느껴진다. 할머니의 사진은 우리가 채식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사진 속의 할머니가 채식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건강한 식생활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우리도 이런 모습으로 나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나이가 들면 아프고 병들고 죽어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삶의 지혜가 생겨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이다. 다음 세대에게 좋은 것을 남겨주고 나보다 앞선 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삶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연결 고리 안에 살아간다.

사람들이 흔히 말한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좋은 것을 감사하게 먹으면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행동을 하게 되고 좋은 행동이 이어지면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좋은 습관으로 오랜 시간을 사는 사람은 얼굴에 그것들이 쌓인다. 생각과 얼굴에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일상을 정성으로 가꾸고 싶다. 우리가 먹는 것, 우리가 읽는 책,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 우리가 남기는 자취들, 우리가 만드는 생각, 우리가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의 경험…. 모든 것은 어디론가 소멸되지 않고 바로 우리 얼굴에 쌓일 것이다. 그것들이 욕심과 심술의 모습이 아니라 잔잔하게 빛나는 ‘아우라’이고 싶다.

작가·PD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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