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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을 생각하면 / 김남주
07/28/20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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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개는,, 
솔밭 사이사이를 꼬불꼬불 기어오르는 
이 고개는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욱신욱신 삭신이 아리도록 얻어맞고 
친정집이 그리워 오르고는 했던 고개다 

바람꽃에 눈물 찍으며 넘고는 했던 고개다 

어린 시절에 나는 아버지 심부름으로 
어머니를 데리러 이 고개를 넘고는 했다 

고개 넘으면 
이 고개  가로질러 
들판 저 밑으로 개여울이 흐르고 
이끼와 물살로 찰랑찰랑한 징검다리를 뛰어 
물방앗간 뒷길을 돌아 바람 센 언덕 하나를 넘으면 
팽나무와 대숲으로 울울한 외갓집이 있다 

까닭 없이 나는 어린 시절에 
이 집 대문턱을 넘기가 무서웠다 

터무니없이 넓은 이 집 마당이 못마땅했고 
농사꾼 같지 않은 허여멀쑥한 이 집 사람들이 꺼려졌다 

심지어 나는 우리 집에는 없는 디딜방아가 싫었고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때 
외할머니가 들려주는 이런저런 당부 말씀이 역겨웠다 

나는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총각 머슴으로 거처했다는 이 집의 행랑방을 

 
< 그 집을 생각하면 / 김남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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