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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보내는 자유한국당 단상
02/09/20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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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는 적장 앞에 떠밀려 나간다. 전직 대선후보는 앞에서 싸울 생각만 한다. 당은 선거법 개정에 내내 손놓고 있다가 패스트트랙 얻어맞고 뒤늦게 위성정당 만들 생각이나 한다. 그리고 당의 지지자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아직도 종북 타령하며 중도층에게 혐오감과 불쾌감만 안겨주고 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대통령은 야당 복이 터졌다. 촛불 덕에 쉽게 당선됐지, 야당 덕에 통치도 거저먹는다. 유재수 비리, 감찰 무마, 조국사태에 선거개입 사건 대형 사고가 줄줄이 터져도, 자유한국당이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무 걱정이 없다. 떨어져나간 표가 절대 당으로 가지는 않을 테니까.


여당의 실정에도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는다. 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탄핵 직후 개혁을 하겠다며 탈당했던 의원들이 멋쩍은 표정으로 한국당으로 돌아갔을 , 사태는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그때 꿋꿋이 버텼다면 정권에 실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지금 강력한 대안세력으로 부상했을 게다.

유권자들은 한국당을 심판의 ‘주체’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심판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 탄핵의 현실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심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결과 박근혜 탄핵은 완료형이지만, 한국당에 대한 탄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멸종 위기의 대한민국 보수 자기 점검과 노선 수정의 능력마저 잃었다. 이런 지적조차 진보에서 대신해줘야 한다는 대한민국 보수의 비극이다.

보수는 위기에 처했다. 눈앞의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 변수가 없는 위기는 영속화할 것이다. 사실 한국의 보수는 그동안 너무 안이했다. ‘종북’ 딱지 붙이는 것만으로도 쉽게 이기니, 굳이 보수의 이념을 긍정적으로 정립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을 ‘박정희 서사’ 하나로 버텨온 것이다.

하지만 박정희주의는 이념으로서 이미 죽은 오래다. ‘박정희의 암살’ 자체가 실은 사실의 정치적 증명이었다. 박정희주의 이후에 보수는 대안서사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은 ‘고도성장’과 ‘국가안보’라는 박정희주의의 기둥을 각각 재탕했다. 복고 취향은 결국 시대착오로 드러났다.

이렇다 정치적 비전이 없다 보니 보수는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에 주로 ‘공포’를 이용해 왔다. 하지만 레드 헌트도 자기들이 압도적 다수일 때나 무서운 . 지리멸렬한 소수의 ‘종북’ 타령은 비웃음만 뿐이다. 그런 보수를 사람들은 자연사박물관의 박제동물 보듯이 구경한다. ‘얘들아, 저게 3공과 5공의 박제란다.

공포는 이성을 마비시키기 마련이다. 오랜 세뇌로 이성이 마비된 이들은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져 약간의 변화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경직성이 얼마 전만 해도 보수의 든든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을 외치던 콘크리트 지지층이 이제는 보수의 부채가 되었다. 개혁을 가로막는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도 봤지만, 탄핵 이후에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정권에 대한 실망이 좀처럼 보수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 유권자들의 의식 속에 당이 혐오기피정당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황교안 전도사는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한다.


보수적 가치의 핵심은 ‘국가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에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나라에서 보수의 덕목을 갖춘 이를 적이 없다. ‘보수주의’는 결코 만만한 이념이 아니다. 그런데 보수적인 나라에 제대로 보수의 담론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보수가 공포 마케팅으로 사익이나 채워 왔기 때문이다.

보수주의가 걱정해야 것은 선거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위기다. 대한민국 보수는 멸종의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도 보수진영에서는 이를 경고하고, 이를 우려하는 이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보수는 자기 점검과 노선 수정의 능력마저 잃었다. 이런 지적조차 진보에서 대신 해줘야 한다는 대한민국 보수의 비극이다.


당장의 선거에서 얻는 중요한 아니다. 보수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스스로 보수적이라 생각하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 선택과 신념에 다시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주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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