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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보라고! 버텨 보라고!"
07/22/20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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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 목사 컬럼  (L.A 연합감리교회 담임 목사)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말하는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걸어 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말하는 밥솥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취사를 시작합니다." "취사를 마쳤습니다."라고 소리쳐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말하는 냉장고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냉장고가 말하는 수준은 밥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기능적인 말이 아니라 정서적인 말까지 합니다. 용기를 주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는 이 냉장고의 이름은 "행복채움 나눔냉장고"입니다.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이 운영하는 이 냉장고는 미국의 "푸드뱅크(Food Bank)"나 독일의 "푸드셰어링(Food Sharing)처럼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와서 마음껏 음식을 가져갈 수 있는 냉장고입니다. 어른 키만 한 냉장고와 그 옆 선반에는 삼각김밥과 김치 등 음식이 채워져 누구나 꺼내 먹을 수도 있고 또 채워 넣을 수...도 있는 냉장고입니다.



며칠 전 냉장고 옆에 쪽지가 하나 붙었습니다. 쪽지엔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제 형편과 가난을 드러내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전 노인도 아니고 겉보기에만 멀쩡한 만성질환자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거든요.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사람들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죽어라'였는데, 이 냉장고는 저더로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늘 "죽어라"는 말만 듣던 이분에게 '행복채움 나눔냉장고'가 한 말은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라는 말이었습니다.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라는 말을 들었다는데 왜 제 마음이 울컥해지는 지 모르겠습니다. "행복채움 나눔냉장고"는 배고픈 학생들에게는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을 주고, 늦은 밤 노동에 지친 가장에게는 한날의 고단함을 달래는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이 냉장고에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고 쓴 쪽지를 붙여놓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쪽지만이 아니라 음식을 넣고 가는 사람도 등장했습니다. "저희 남편이 택배 일을 하는데 항시 이곳에 들러 끼니를 해결한다면서 감사해 합니다. 함께 나눌수 있어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동안 감사함에 조금이나 보답하고자 두고갑니다. 제육덮밥 & 소불고기덮밥입니다." "냉동보관하였다가 가져다 두고 갑니다. 유통기한은 올해 10월 10일까지입니다. 맛있게 드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받은 사랑을 갚으려는 마음이, 다른 이들을 위하는 격려의 마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냉장고에 담긴 음식은 사랑으로 숙성되어 다른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냉장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듣지 못해서 그렇지 오늘 점심때 식당에서 먹은 음식도 저에게 말했습니다. "이 음식 먹고 건강해서 주의 일 열심히 해야지." 음식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제가 탄 자동차도 말을 걸었습니다. '시동만 거십시오. 오늘도 주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그것뿐이 아니지요. 푸른 하늘에 높이 떠 있는 구름도 말을 걸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손을 흔들며 날아갑니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풀잎도 빠질 수 없습니다. 꽃도, 새도, 하늘도, 별도, 달도, 바람도, 산도, 돌도 말을 걸어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신 분을 알고 있냐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움직이냐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주일마다 교회에서 접하는 점심 식사가 말을 걸어옵니다. 주님을 예배하는 백성들이 모여 교제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고 말합니다. 토요일 새벽마다 속회에서 정성으로 준비해서 나누는 아침 식사가 말을 걸어옵니다. 신앙생활의 기본인 기도에 충실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의 은총을 누리라고 말합니다. 수요일 저녁마다 준비되는 식사가 말을 걸어옵니다. 하루의 피곤함을 이기고 예배의 자리에 나온 이들에게 예배의 승리가 곧 인생의 승리라고 말합니다. 이번 수요일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선교하시는 김유민/푸루메 선교사님 부부가 수요예배에 오셔서 선교보고를 하십니다. 이번 수요일에도 사랑의 마음과 선교의 열정이 듬뿍 담긴 풍성한 음식이 말을 걸어 올 것입니다. 이 음식 먹고 힘을 내어 주의 일을 같이 감당하자고 말입니다. 더운 날씨에 끼니마다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 귀한 손길들이 계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을 담은 음식도 먹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



L.A연합감리교회는 로스 엔젤스 공항 근처에 있으며, 지금은 마리나 딜레이 인근 엘에이 디지탈 지역이라 젊은이들의 보금 자리가 될 교회 입니다.
1904 년 후로랜스 쉐만 여사가 한인 유학생 여행자 17 분을 모시고 시작 된 교회로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한인 들의 쉼터가 되어 온 교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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