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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不運)은 겹쳐서 온다.
06/17/20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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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不運)은 겹쳐서 온다.


  세상을 살다보면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10여 년 전 일이다. 필자와 영주권 문제로 가끔 상담을 하는 장모씨가 있었다. E2비자로 뉴욕에서 잡화점을 경영하던 이였는데 처음 미국에 와서 LA에 몇 년 살다 뉴욕으로 비즈니스 때문에 이주한 터여서 뉴욕에서 주로 전화로 필자와 상담을 하곤 했다. E2비자는 영주권이 나오는 비자가 아니었기에 E2비자로 신분유지를 하면서 별도로 영주권을 추진하고 있던 중이어서 이런저런 걱정이 많은 분이었다. 장씨의 가게는 흑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장소에 위치해 있는바, 동네의 십대 흑인 소년들이 자주 가게를 들락거리며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말썽을 일으켜 장씨를 애먹이곤 했다. 처음에는 이들이 두려웠으나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 안면이 익었고 밉지만 그럭저럭 이웃으로 알고 지내는 처지였다.

 

 사건은 어느 날 오후에 일어났다. 한 흑인 아이가 물건을 이것저것 고르고 있었고 소년의 친구인 듯한 몇 명은 입구 쪽에서 서성거렸다. 마침 가게에는 이들 외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물건을 이것저것 집어든 소년이 계산을 하려는지 계산대 앞으로 다가와서 물건을 내려놓았다. 장씨가 반가운 마음에 계산을 하려하는데 장씨를 보고 히쭉히쭉 웃으며 느닷없이 조그만 권총을 꺼내 장씨를 겨누면서 계산기 속의 돈을 내놓으란다. 평소에 안면이 있던 아이였고 히쭉히쭉 웃는게 장난을 하는듯했다. 들고 있는 권총도 누가 보아도 가짜라고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모양이었다. ‘이놈이 내게 장난을 거는 거구나!’라고 생각한 장씨는 이 소년을 놀래주려고 평소 테이블 밑에 놓아두었던 권총을 꺼내들고 소년을 향해 겨누었다. “이놈아! 너만 총이 있냐? 내 총이 니꺼보다 훨씬 크다! 이 총은 어때?” 장난을 걸어오는 소년에게 장난으로 응수를 한 것이었다.

 사실 이 총은 겉모습만 그럴듯했지 비상시를 대비해 준비해 놓은 장난감 총이었다. 이러자 소년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뒤로 두어 발자국 물러서다가 뒤에 쌓인 물건더미에 걸려서 나자빠졌다. 그리고는 후다닥 일어나 허둥지둥하며 가게 밖으로 도망을 쳤다. 입구 쪽에서 서성거리던 친구들도 함께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우스워서 장씨는 배꼽이 빠져라 실컷 웃어 주었다. 그런데 소년들이 우르르 황망히 길을 뛰어 건너는 것을 이곳을 지나던 경찰 순찰차가 우연히 발견하고 이들을 세워서 무엇이라고 심문을 하는 것이 보였고 아까 그 소년이 경찰에게 길 건너 장씨 가게를 손짓하며 무어라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장씨는 가게 안에 흐트러진 물건들을 정리하던 중 소년이 넘어졌던 자리에 아까 보았던 장난감 권총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주워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권총은 크기가 매우 작지만 진짜 권총이었다. 장씨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아까 그놈이 장난을 걸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짜 강도짓을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장난인줄 알고 겁도 없이 자신이 가짜 권총을 내밀었으니 까딱 잘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이었다.

 

장씨는 고민에 빠졌다. 이를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부인과 의논을 했다. 신고를 하면 그 소년들이 틀림없이 경을 크게 치게 될 것이고 그리되면 그들이 복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고 실제 피해도 없는데 괜히 경찰서나 검찰에 수시로 불려 다니고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어 장사에 큰 지장을 받을까봐 두렵기도 했다. 신고를 안 하자니 이놈들이 자신을 더 만만하게 보아 또 강도짓을 하려고 할 수도 있어 이래도 저래도 꺼림칙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한참이나 망설이고 있는데 아까 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경찰들이 가게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그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조사를 오는듯했다. 문득 애들이 버리고 간 총을 원래 그 자리에 돌려 놓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총을 집어 들었던 자리에 던져놓는 순간 경찰 두 명이 막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경찰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순간 이 일을 강도사건으로 신고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장난감 총으로 자신을 놀래켜 주려고해 자신도 장난감 총으로 겁을 주어 쫓아냈다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경찰들의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미리 알고 온 것처럼 흩어진 상품 더미로 가더니 장씨가 던진 권총을 찾아냈다. 아마도 장씨가 권총을 던지는 것을 들어오면서 본 듯했다. 순간 이상한 예감이 들었지만 별일이야 있을까? 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그 권총을 아이들이 떨어뜨린 것은 인정 하지만 사건 직후 바로 강도신고를 하지 않았고 권총을 장씨가 가질 목적 으로 감추어 놓았기에 장씨를 불법무기소지 혐의와 장물소지 혐의로 체포 한다고 하며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른바 강도 사건은 별도의 사건이고 장씨가 이 총을 소지 했다가 경찰을 보고 상품 더미 속에 숨긴 것은 장씨가 그 총을 소유 하고자 하는 욕심에 그랬던 것이고 경찰이 수색을 통해 그것을 찾아 냈다는 주장 이었다. 장씨는 이 사건으로 처음 재판을 받기 위해 장장 10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기다려야 했고 이후에도 법원에 10번이 넘게 불려 다니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초조해진 장씨는 필자에게 여러 번 이런저런 의논을 전화를 통해 하게 된다. 필자가 그즈음 장씨 운세를 쾌로 짚어보니 사지곤의 쾌가 짚혔다. 흉쾌(凶卦)중 흉쾌이다. ‘작은 일이 크게 번져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너가야 하는 상()’이다. 필자 왈 이왕 벌어진 일이야 주워 담을 수도 없으니 지금부터 라도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아주 능력 있고 경험 많은 변호사를 써야 합니다.”라고 수없이 충고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지인의 강력한 부탁 으로 이제 막 변호사를 개업한 지인의 아들에게 사건 의뢰를 하고 만다.

지인의 아들인 변호사는 그곳 형사 법원의 관행과 절차에 대하여 조금의 상식과 요령도 없었다. 무조건 무죄만을 주장하지 말고 검사와 흥정을 했으면 경범죄로 처리될 수 있는 사건을 정식 재판으로 끌고 갔다. 시간을 끌고 사건을 크게 만들어야 모처럼 맡은 사건에서 수입을 최대한 늘릴 수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이른바 오줌똥 구별 못하고들이 댔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경범죄로 처리될 수 있는 사건을 배심원 평결로 까지 만들어 버렸다. 여기에는 장씨도 한몫했다. 영주권 수속 중인데 조금 이라도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 자신들의 생명과도 같은 영주권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압박감이 변호사의 이해 타산과 맞아 떨어진 셈이다.

 

결국 장씨는 장물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3년 보호관찰 형이 선고 되었다. 영주권은 영원히 물 건너갔고 미국에 살수도 없게 되고 말았다. 장씨의 변호사가 경험 많은 유능한 변호사 였다면 일찌감치 검사와의 흥정을 통해 풍기문란 정도의 가벼운 규칙 위반 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는 것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리 되고만 것이다. 이래서 불운은 겹쳐서 온다.’는 말이 있는 듯 하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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