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ell
촌장(kubell)
한국 블로거

Blog Open 07.15.2012

전체     659751
오늘방문     106
오늘댓글     1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2015 Koreadaily Best Blog
2014 Koreadaily Best Blog

  친구 새글 더보기
  달력
 
캘리포니아 마방
07/15/2016 00:00
조회  2331   |  추천   28   |  스크랩   0
IP 172.xx.xx.124

                                                                <화이트 마운틴에서 바라본 시에라 네바다 연봉 7/4/16>


전에 본 다큐, 차마고도 <마지막 마방>편이 떠올랐다.
중국의 차(茶)와 티베트의 말(馬)을 사고 팔던 인류 최고(最古)의 교역로.  
실크로보다 한참 먼저 열린 차마고도다.
만년 설산의 고봉과 수천길 낭떠러지를 휘감아 도는 험한 협곡을 넘나들어야 하 몇 달에 걸친 여로였다.
중국 윈난(雲南)에서 차와 소금을 싣고가 티베트의 말과 바꾸면서 생존을 이어갔던 사람들 얘기다.
그들은 담박하게 웃으며 걸었지만 여정을 따라가며 지켜보는 내내 비감스럽고도 처연한 심사가 되었다.

언제 거칠게 불어난 강물에 떼밀려 갈지, 언제 산더미만한 눈사태를 만날지도 모르는 정황이건만 그들은 별반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목숨을 하늘에 맡기고 집을 떠나 흔연스레 말고삐를 잡고 걷고 또 걸었다.  

삶이란 게 누구에게나 녹록하진 않지만, 마방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일생은 더 혹독했음에도 그들은 잘도 순응했다.
인간사 욕심을 초월한듯 희노애락 내려놓은 그들 얼굴은 맑고 천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하였다. 



또 다른 생존방식도 생각이 났다.
에베레스트 등정을 도우는 고유명사 sherpa로 살아가는, 동쪽 사람이란 뜻의 티베트계 네팔인인 세르파족. 
히말라야에 삶의 뿌리를 내린채 등 지고 설산을 오르내리면서도 어린아이 표정처럼 심성 투명하다는 네팔인들의 삶을 
간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들 역시 매섭게 추운 기후와 높은 고도 생활에 익숙한 덕?에 세르파에 명을 걸고 일하며 온갖 위험도 불사한다.
그네들 모습이 불현듯 떠오른 건, 죤뮤어 트레일 종주에 오른 산악인들을 위한 캘리포니아식 마방 행렬을 접하면서였다.
금번 산행중에, 서부의 카우보이처럼 말안장에 올라탄 남자가 짐 실은 나귀 무리를 이끌며 산골짝 길을 따가닥따가닥 걸어가는 행렬과 서너 차례나 마주쳤었다.
험준한 히말라야가 가로막힌 동과 서의 물류 교류를 위해 티베트에 마방이 생겨났고 네팔에 세르파가 존재한다면, 
리포니아엔 죤뮤어 트레일을 여러날에 걸쳐 걷게 되는 하이커들을 간접지원하기 위해 미국식 마방이 생겨난 셈이겠다. (촌장 생각^^)
차마고도의 마방꾼들은 말을 타고 험한 산길 넘나들며 이웃나라와 물물교역을 하는 소규모 무역상들이다.
반면 캘리포니아 마방꾼은 말 등에 짐을 싣고 산길 올라 JMT 하이커들의 중간 보급품을 지원해주는 운송자 역할을 한다는 차이 뿐, 
예측불허의 변화무쌍한 산악기후와 고투하기는 둘 다 마찬가지일 터
그러나 산간도로가 닦이며 차마고도의 마방이 사라져가듯, 이런 모습도 불원간 정취어린 과거의 풍경으로 기억하게 될듯 하다.



학기술이 발달하며 현대는 갈수록 살기 좋아지는 세상이 되어간다. 
인터넷에 접속해 클릭 한번으로도 생활이 얼마나 펀리하게 됐는지, 소소한 물건 하나 구매해도 가만히 집에 앉아서 받을 수 있
고객 주문대로, 물품을 요구하는 장소로 원하는 시각까지 직접 배달해 주는 택배제도가  번창하면서 배송서비스는 날로달로 진화 중이다.
처음엔  군사 목적으로 이용되던 드론이 차츰 상용화되며 수송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현추세대로, 이미 새로운 시대는 분명 예고되었다.
성급한 추측인지 모르나 택배 배송을 드론이 대신하는 날도 머잖아 캘리포니아 마방 역시, 언젠가는 그렇게 드론이란 기구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을까.
가뭇없이 없어져 버리거나 사라져 잊혀지는 것들은 심경을 착잡하게 가라앉힌다. 
보다 효율적인 대안이 나와서 현재는 가벼이 웃지만, 반면 자꾸자꾸 사라져 가는 것들을 생각하면 씁쓸하니 슬프다.
말은 시대를 녹여낸 산물이라 하였던가.
신조어 '웃프다'란 표현은 이런 때 쓰이나보다.
 







                                                                   


차마고도, 마지막 마방,세르파, 드론, 배송 서비스
이 블로그의 인기글

캘리포니아 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