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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까미노 레알의 유채꽃
10/14/20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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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 채마밭에 유채꽃이 한창이다. 배추꽃 갓꽃도 만발했는데 연보라 무꽃은 겨우 너댓 송이 피었다.

무공해 깨끗하고 싱싱한 소채 찬거리도 반갑지만, 흐드러진 꽃구경 재미도 쏠쏠할 정도가 아니라 옹골다.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는 쑥이나 냉이 등 봄나물보다 일찍 나오는 채소로 겨울초, 하루나, 삼동초라고도 부른다. 

유채는 샐러드감도 되고 김치를 담기도 하며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먹으면 상큼한 봄맛을 즐길 수 있다.

겨우내 움추러들었던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봄채소는, 비타민은 물론 섬유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변비에 효과적이며 인체내의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한편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유채꽃이나 갓꽃 겨자꽃은 식물 분류학적으로 한식구에 속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얼핏보면 그꽃이 그꽃, 서로 구분이 안되고 이파리를 따라가봐야 비로소 식별된다.

다들 십자화목 십자화과 배추속의 채소로, 유채는 야생겨자와 순무 교배종이고 갓은 흑겨자와 순무를 교배해 태어난 품종이다.

야생겨자로부터 특정 형질의 일부를 교배해 품종개량한 것으로 알려진 양배추는 겨자의 잎눈, 로콜리는 겨자의 꽃눈, 콜라비는 겨자의 줄기, 케일은 겨자의 잎을 특화시켜 만들어낸 품종이라니 위세 대단한 겨자다.   

겨자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재배식물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것 중의 하나로 B.C. 1600년 경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서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무꽃



갓꽃                                                     배추꽃


El Camino Real을 따라 101번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지나 소노마까지 올라갔던 것은 지난 12월이었다.

짧은 일정으로 그래도 애초 목표였던 미션을 여덟곳이나 들렀으니 생각보다 알찬 소득을 챙겼다.
뿐아니라 초기 캘리포니아 역사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으며, 캘리포니아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기후와 풍광을 겸비한 절경지인 솔뱅, 카멜, 몬트레이, 나파밸리 등의 여정을 덤으로 누렸다.  
특히 소노마에서 나파로 이어지는 능선 부드러운 포도원 길, 봄에나 피어나는 연노랑 유채꽃이 사잇길따라 무리지어 하늘대는 것을 보자 환호성과 감탄사가 동시에 터졌다.  
무성하게 자라 흐드러진 환한 꽃무리들은 제철이 지나면 갈아엎어져 포도나무에 영양을 주는 밑거름이 된단다. 
그 식물이 품은 알칼리 성분이 포도밭 토양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뒤에 알고보니 와인단지 주변에서 봄마다 노오랗게 피어나 장관 이루는 꽃은 유채가 아니라 유채꽃보다 색상이 부드러운 미색 겨자꽃으로, 머스타드꽃 축제가 신춘맞이 행사로 성대하게 열린다고.
캘리포니아 들길 어디에서나 흔히 접하는 머스타드꽃은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 고원지대가 원산지인 외래식물이지만, 이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이곳 야생화로 자리잡았다, 











캘리포니아 초기 역사는 미션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미션의 역사는 정복의 역사이기도 하다.
대항해시대를 연 해양강국 스페인, 구석기 시대에 남겨진 동굴벽화로 유명한 알타미라가 스페인 북부에 위치해있는 걸로 봐서 이미 선사 이전부터 사람들은 그땅에서 살았다. 

기원전 2세기 때 6백년간 로마 지배를 받았고 711년에는 용병으로 온 무어인이 자리잡으며 8세기 초, 이베리아 반도의 3분의 2가 이슬람 세력권이 되었다. 

이때 동서양간의 다양한 문물교류가 이루어졌으니, 유추컨데 향신료 겨자가 유럽에 전파된 시기도 아마 이 무렵 아니었을지. 

13세기 기독교인들이 국토회복운동을 일으키면서 1492년 마침내 가톨릭 부부왕인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가 집권, 그후 1세기 동안 중남미와 아시아를 장악한 유럽 최강국이 되었다. 

식민지 개척을 위해 당시의 국왕이었던 카를로스 3세의 명을 받아 1769년 후니페로 세라 신부를 책임자로 한 프란체스카 수도사들은 군대와 더불어 아메리카로 파견됐다.  

종교적 열정과 개척 의지로 뜨겁던 그들은 샌디에고에서 부터 샌프란시스코 북쪽 소노마까지 '왕의 길 (El Camino Real)' 루트를 따라 약 500마일 거리에 총 21개의 미션을 54년간에 걸쳐 세웠다.  
군 요새와 성당이 혼재된 형태로 미션이 건축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초기 미션은 정복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종교시설이었다. 
각 미션에서는 인디언들을 개종시키고 스페인어를 가르쳐 철두철미 충실한 스페인 신민을 만들고자 했다.  
1834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하면서 미션은 폐쇄됐지만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 주요 도시의 기반이 된 미션이다.



엘 까미노 레알 탐험에 동행한 크레스피 신부가 자신의 일지에 당시의 일들을 다음과 같이 글로 남겼다.
“나는 세라 주임 신부로부터 겨자씨를 받아들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그들 탐험대 일행과 함께 몬트레이로 출발하였다.”
겨자씨는 예수님이 하늘나라를 비유하며 예로 들기도 하였고 산을 옮길 만한 믿음에 비유된 아주 작디작은 씨앗이다.
영어로 'mustard seed'라 하면 '큰 발전의 가능성을 간직한 작은 일'이라 하듯, 욥기의 문구대로 비록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탐험대의 일원으로 길을 떠나기 앞서 크레스피 신부는 세라 신부로부터 겨자씨를 받아 주머니에 넣은채 걷고 또 걸으며, 그는 겨자씨를 알맞은 자리마다
 고르게 뿌렸다.  

국법대로 고려장을 하러 노모를 지게에 지고 아들이 산속으로 걸어가는 중에 어머니가 계속 솔잎을 따서 뿌리기에 왜 그러시느냐고

여쭸다.  '아들아, 너 돌아갈 길을 시해두기 위해서란다' 는 말씀에 노모를 모시고 되돌아와 끝까지 지성으로 봉양했다는 고사가 있다. 

왕의 길을 개척해 나가던  초창기, 프란치스칸들이 겨자씨를 길없는 길목마다 뿌린 것도 그처럼 되돌아갈 길을 잃지않기 위해서였다.  

또 한가지는 좋은 미션 터를 발견하면 겨자씨를 뿌려. 나중에 밝고 노란 겨자꽃들이 만발한 곳은 미션 지역임을 표시한 증표로 삼았다는데 그때부터 해마다 노랗게 피어나기 시작한 꽃. 

야생화 시즌인 요즘, 어디나 지천인 유채꽃 겨자꽃이 강인한 야생성으로 무리지어 봄들녘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있다.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그래도 이곳엔 봄날이 바짝 우리 곁에 다가왔다.


야생화가 된 유채꽃, 머스타드꽃, 엘 카미노 레알, 캘리포니아 미션, 스페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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