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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낡은 교회당
09/16/2019 21:00
조회  841   |  추천   20   |  스크랩   0
IP 121.xx.xx.44








 

스페인의 서쪽 땅끝마을에는 Faro de Fisterra라는 소박한 등대가 있다.

  순례자 표식비에 0.00km라는 글씨도 이 길 끄트머리 바닷가 절벽에서 만나게 된다.

배편이 아니라면 더는 나아갈 수 없는 육지의 끝, 단애 가파른 곶의 종착점에 이르렀다. 

피스테라에서의 두번째 날, 이번엔 너르고 반반한 해변을 낀 마을과 고샅길 풍경을 둘러보기로 한다.

동네 아랫길은 곧바로 해안과 이어진다. 

나팔꽃 닮은 연분홍 갯메꽃이 바람에 나붓대는 모래사장, 발바닥 간지르는 고운 입자가 퍽도 부드럽다. 

해초 밀려온 갯벌에 먹잇감이라도 숨겨져있는지 갈매기떼 부산스럽다.

하얀 거품 문 파도는 모래톱 애무하듯 한사코 밀려와 치근댄다. 

부서지지 않은 가리비 껍질 찾아 몇 개 주머니에 넣고 마을로 돌아온다.    

때마침 이끼낀 낡은 교회당 종각에서 청량한 종소리 울린다. 

여전히 어두운 미망에서 헤매는 영혼, 이제 그만 깨어나라 말갛게 울려퍼지는 종소리.

고즈넉하게 그 파문에 잠겨 참평화의 여운을 맛다.

맑은 종소리는 순수무결 걸림이 없는 무애의 경지로 잠시나마 이끌어준다.

오래 그 가운데 머물고 싶으나 발길은 천천히 언덕으로 향한다.

가구수가 별로 많지 않은 작은 어촌인데도 로마네스크풍의 석조 교회당 여럿.

인구 99%가 가톨릭인 국가답게 스페인 어디나 할 거없이 성당이 많기도 하다.

심지어 집이라곤 두어 채 뿐인데 교회가 더 많은 경우도 있었다.

지구촌 어느 지역이나 그러하듯 도시집중 현상으로 농촌마을이 쪼그라들어서일까.

스페인 역시 예외는 아닌듯 빈채로 삭아가는 농가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렇게 카미노길에서 질리도록 숱하게 다가선 성당들과 거푸거푸 만났다 의미없이 헤어졌다.

피스테라에도 퇴락한채 이름없이 삭아내리는 성당이 몇개나 됐다. 

바윗돌 부스러져 곧 폐허로 변할 성당도 있었다.

황성옛터 노래가 절로 겹쳐졌다.

 













피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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