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ell
촌장(kubell)
기타 블로거

Blog Open 07.15.2012

전체     576461
오늘방문     54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2015 Koreadaily Best Blog
2014 Koreadaily Best Blog

  친구 새글 더보기
  달력
 
바닷가 별장에서의 이틀
09/13/2019 09:30
조회  1130   |  추천   23   |  스크랩   0
IP 121.xx.xx.44




'End of the Earth'라는 피스테라에서 짐을 푼 알베르게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자리했다.

안팎 인테리어를 푸른색으로 통일시킨 깔끔한 숙소는 현대풍 별장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품격있었다.

이층 창가에 서면 저아래 어항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고 해초내음 품은 바닷바람 시원하게 스쳤다.

하루 묶을 예정이었으나 이곳에서 하루를 더 쉬었다 가기로 순식간에 계획을 수정할만큼 장소가 퍽 매혹적이었다.

산티아고 대성당이 바라보고 있는 쪽에 위치한 피스테라는 대서양과 접한 스페인의 땅끝마을.  

샌 기예르모 수도원 유적과 해안을 지키는 낡은 성곽과 파쵸언덕의 등대가 있는, 작지만 역동적인 항구였다.

마을에서 가장 번창한 바닷가 카페촌으로 내려갔다.

음식을 주문한 해안가 레스토랑은 신통스럴만큼 가격대까지 착해 더 맘에 들었다. 

 대게, 조개, 생선 등 해물요리 명성이 자자한 터라 메뉴판 사진을 주욱 훑어보고나서 주문을 했다.

원래 비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어촌에 왔으니 여러 해물류도 골고루 섭렵해 볼 작정이었다.

세 끼니의 메뉴를 선택하며 매번 다른 음식을 시켰는데 그때마다 자동으로 와인 한 병이 곁들여졌다. 

어항인 피스테라는 소문난 관광지임에도 바가지 상혼은커녕 20유로 수준으로도 거하게 성찬을 즐길 수 있었다.  

입가심으로 녹차 아이스크림도 따랐으니 한국의 터무니없이 높은 유흥지 물가로는 십만원 이상의 계산서가 나올 법 했다.

쉼없이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끼룩대는 갈매기 노래 생음악 삼아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즐긴 오찬.  

바다빛깔 오묘한 낮시간대의 정취도 멋스러웠지만 일몰후 검푸른 밤바다를 바라보며 음미한 와인의 향이라니... 

 








아홉시도 휠씬 지나서야 지는 해, 노을빛 화려하 바다는 서서히 어스름에 잠겨들었다.

어느 유럽이나 그러하듯 마을 실루엣도 또렷하니 조명빛 더불어 새로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삼라만상 모든 물상은 낮과 달리 저마다 놀라우리만치 몽환적인 표정을 지었다.

건너편 성곽과 야자수 늘어선 주택가가 마치 중세시대 연극무대 셋트인양 비밀스러이 떠올랐다.

해변으로 견인된 배나 감청빛 밤바다에 뜬 몇 척의 선박이나, 힘차게 물살 가르던 고단함으로 깊이들었다.  

보름달 휘영청 천공을 밝히자 뒷산 중턱을 감싼 운무 스멀스멀 마을로 내려오는 게 휜히 보였다.

피안의 세계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지만 몽롱하니 부드러운 파도소리와 달리 밤공기 점차 찹찹하게 스며들었다.

아쉽지만 돌아가야 할 시간, 꿈길다이 편안 수면시간은 아늑하기만 했다.

 이튿날 새벽같이 일어나 바다로 나가보니 부지런한 태양은 어느새 구름장 뚫고나와 수에 금가루 흩뿌렸다. 

애견 데리고 해변산책에 나선 친구들 모습은 평화로운 액자속 그림같아 보였다.  

새날 하루는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데 쓰기로 했다. 
















피스테라, 밤바다
이 블로그의 인기글

바닷가 별장에서의 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