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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아에서 포토마린까지 25킬로
08/17/2019 15:00
조회  548   |  추천   19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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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걷는데 요령도 생기고 '길위의 삶'에도 이력이 붙어

오늘은 25 걸어서 포토마린까지 가기로 목표를 정했다.

어느새 백 여 킬로 앞으로 다가선 콤포스텔라

안내 표지석을 만자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지며 발길 가뿐하기 그지없.

일찍부터 걸으면 두세시 경 도착할 거리이지만 도중에 딴전 피우느라 시간은 항상 지체되기 마련.

그날따라 종일 비가 부슬거렸으나 안개에 싸인 산촌 풍경을 엔조이하며 사진에 담느

세월아 네월아 만판 늑장을 부렸다.

사리아(Sarria)부터는 순례자 수가 부쩍 불어난 것을 체감하게 된다. 더러 단체팀도 만난.

보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레온에서 카미노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주일 단기 휴가를 받아 카미노를 걷고싶은 이들은 대개 사리아 출발지점이.

간부터 100킬로만 걸어도 순례증서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더 인기다.

여기쯤에 이르면 유독 탬프(세요:Sello) 하나라도 더  순례자 증명서(Credencial del Peregrino)에 찍어두

체면 무시하고 치사해지기, 맹렬해지기로 작정들 하는 거 같아 비실 웃음이 나온.

별 의미없는 그 욕심 하나조차도 덜어내지 못하고 무거운 배낭속에 단디 챙긴 자신에게도.
















 


빗속을 걸어가며 짧은 만남으로 인연 닿은 사람들, 수도 없이 무리지어 스쳐 지나쳤다.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인삿말 외에 올라(Hola), 봉주르(Bonjour),그라시아스(Gracias) 소리만 듣다가

안녕하세요, 란 한국어를 여러번 들은 날이기도 했다.

사리아에서 산을 넘어 첫 동네로 들어서자 작은 가게가 나왔는데 한글로 쓴 '진 컵라면'도 있었다.

마침 거세진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가게 제법 북적거렸기에 기웃거림 없이 그 앞을 떠나왔다.

13세기에 만들어진 살바도르 성당(Iglesia del Salvador)을 일별하고 산길로 접어들었.

야트막한 고개 넘어 한참도록 평원을 걷다보면 모퉁이길이 나오고

길이 끝나는 곳에서 발 아래로 펼쳐지는 색다른 풍경 하나.

긴 다리 가로놓인 너른 미뇨(Mino)강 맞은 편으로 하얀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도시가 드러난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건너자 기다리는 건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높다란 층계.

헉~소리가 나올만치 급경사다.

통하는 길은 오직 그곳 하나, 올라가서 아래를 조망해보니 유장히 흐르는 강이 마을을 감싸 천연의 요새터 같다.

무뚝뚝하고 칙칙한 샌 니콜라스 요새 성당 (Iglesia Fortaleza de San Nicolas)을 지나

도로 맨 끝에 있는 알베르게의 마지막 손님으로 요행히 자리를 배정받았다.

배낭을 풀어서 젖은 옷가지를 침대에 이리저리 걸쳐두고 밖으로 나왔다.

비 그쳐 걸을만하기에 동네 한바퀴 천천히 돌아다녀보았다.

양켠으로 가게와 식당이 늘어선 골목 아래 위 두개만 훑으면 전부인 마을이었다.

저수지를 만들며 수몰된 마을을 옮겨다 새로 조성해서인지 오래된 구식과 세련된 현대가 공존하는 포토마린.

때마침 저녁미사시간과 맞물리기에 요새성당 미사에 참례한 뒤

순례길 축복까지 받고 나오니 부옇게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는 밤새도록 주룩주룩 내렸다.

사리아, 포토마린, 샌 니콜라스 요새 성당 (Iglesia Fortaleza de San Nico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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