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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뻐꾸기소리, 골프장
05/16/20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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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21.xx.xx.44

 



비 개인 오월 새벽. 안개 자욱하다. 서둘러 뒷산으로 향한다. 심장 뛰는 이 설레임의 징조가 좋다. 아니나다를까. 숲 초입부터 준비된 선물들에 입가 벙글어진다. 오월여신이 하강하여 골골에 드리워 놓은 순백의 망사 너울.   

수묵화 꿈꾸듯 아슴하게 풀어놓은 연둣빛 신록의 숲 풍경은 유현하다. 빗물 수정방울로 맺혀있는 야생화들. 예서제서 청량한 새소리 재재거리며 반긴다. 까치도 우짖는다. 꿩들은 꺽꺽, 목쉰 소리로 서로 화답 주고 받는다. 따따다닥, 먹잇감 찾아 나무기둥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 모두들 안녕, 반갑게 환대해 줘 고맙구나.

그때였다. 마치 환청이듯 향방도 알 수 없는 심연 어드메서 인 양 은근히 들려오는 뻐꾹 뻐뻐꾹. 몽롱 안개 속에서 들리는 뻐꾹새 소리. 작년 오월 스페인에서는 들어봤지만 고국와서 처음 조우한지라 한층 더 감흥 벅차오른다. 목이 메이도록 사무치는 유년의 고향소식 한자락 전해주는 그 소리. 지금은 다들 본향으로 돌아간 그리운 얼굴들 뻐꾸기소리에 겹쳐지고 어룽진다.

지난해 일부러 뻐꾸기소리, 소쩍새소리 들어보겠노라 유월들어 몇차례 강원도 숲에서 야영을 했다. 그들은 왠지 그때 내게 시혜를 베풀지 않았다. 송화가루 노오라니 쏟아지던 소선암에서도 신록 깊어져 녹음이 된 무릉계곡에서도 매양 서운하게 돌아오곤 했다. 

한참을 넋놓은채 마냥 뻐꾸기 소리에 취해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늦게서야 겨우 정신 차리고 셸폰의 녹음기능 생각해 내 기계를 작동시켰다. 뻐꾸기 소리는 지척 가까이로 다가온듯 하다가 감질나게 멀리로 아스라하게 스러지기도 했다. 한참씩 숨을 참아서인지 동계가 느껴질만큼 가슴 콩닥거렸다.

숲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야산, 능선 드넓게 차지베이사이드 골프장 바로 옆에서다. 겨울철 누런 필드가 신기하기만 하더니 어느새 쌈박한 그린필드로 변해있는 골프장. 운동신경이 둔한지라 골프의 ㄱ자도 모르나 평화스런 전경만은 즐길만했다. 호수에도 봄물 그득 불어 주위 반영 멋스럽게 담겼다. 조경지 관리가 잘된 연산홍 무더기 붉고 골퍼들 산뜻한 차림새 여유롭게 움직였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풍물은 사실적이기보다 한겹 주아사에 싸인듯 은근해서 뭐든 다 환상적이기 마련이다. 어쩌면 안개는 미몽 같은 걸까. 그러자 폰 안에 저장된 뻐꾸기 소리가 꿈이 아니었음을 넌지시 일러준다. 당시는 몰랐는데 저만치 부산 울산간 고속도로 소음 여간 아니었으며 내 발자국도 꽤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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