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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 식수 배달부
11/07/20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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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의 영향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1인 가족이 불어나며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호칭도 단순히 귀엽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동료로 여긴다 하여 반려동물로 바뀌다.

사람과 한집에서 더불어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물로, 심리적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라 하여 반려 동물이다.

한국은 반려동물 천만시대라지만 반려동물 문화는 수준미달이라는 지적 또한 듣는데, 이는 동물학대를 넘어 동물유기 사례가 빈번해서이다.

외국처럼 의무적으로 동물에게 칩을 삽입하도록 해놓으면 몰라도 한국의 경우 2014년에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했지만 등록률이 저조하고 단속 또한 헐거워 유명무실한 제도일 뿐이란다.

그렇다보니 도시의 으슥한 뒷골목 쓰레기장은 물론 허름한 시골 장터에서도 먹이 찾아 배회하는 길냥이와 흔하게 마주친다. 

우리 동네만 해도 바닷가 낚시터 주변에 진을 치고 사는 길냥이가 여러 마리나 된다. 

운동삼아 동네 해변가를 걷다보면 집없는 떠돌이 고양이를 흔하게 만난다.

고양이는 예민한데다 경계심이 강한 동물이라 인기척이 들리면 연기처럼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이 동네 길냥이는 사람을 별로 겁내지 않는다.

유유히 홀로 다니는 길냥이도 있지만 가족인듯 서너 마리 씩 떼지어 어슬렁대기도 한다.

고양이 개체수가 자꾸 늘어나는 이유는 시골이라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는데다 어촌여서 비교적 먹거리가 풍부한 때문이다.

낚시꾼들이 잡은 생선을 다루며 대가리를 던져줘 버릇해서 먹거리가 거의 떨어지지 않으니 아예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를 거처삼아 살아가고들 있다.  

낚시에 걸린 작은 생선을 던져주거나 닭다리를 건네주면 고기를 덥석 물고는 테트라포드 사이로 잽싸게 숨어드는 길냥이. 




고양이는 이미 고대 이집트 벽화나 가야 토기에서 반려동물로 사랑받은 흔적이 그림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우리와 인연깊다.

유년기, 최초의 고양이 기억은 매방리 작은 할아버지댁에서 시작된다.

안방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는 얼룩 고양이가 할머니 옆에서 고롱거리며 구운 갈치를 발라먹고 있었다. 

하얀 사기접시에 놓인 갈치토막을 요리조리 뼈 제쳐내고 알뜰히 살만 골라먹느라 골몰하던 고양이.

내 기척에 위협을 느꼈던지 머리를 반짝 쳐드는 순간 눈빛 날카롭게 빛나던 고양이에게선 비린내가 확 풍겼다.

이후, 생선은 물론 생선이 풍기는 비린내를 그때부터 아주 싫어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행여나 제 먹잇감을 빼앗길세라 경계심을 드러내던 고양이, 푸른 섬광 쏘던 눈빛의 섬뜩함으로 두렵게 각인된 고양이다.   

그에 더해 태생이 야행성에 육식성인데다가 예로부터 사악한 요물, 앙큼한 영물로 취급되던 터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스런 소설로 검은 고양이는 불길하다는 징크스까지 더해져 점점 더 고양이를 기피하게 되었다.

친해지고 싶다는 신호라는데 가르랑거리며 비비적대는 행동도 그렇고 하악질하며 공격적으로 발톱 세우는 고양이도 별로였다.

나이들며 불교의 생명관에 눈뜨고 기독교의 생명존중 사상에 경도되어 갔다.

삼라만상 모든 생명체는 초목을 포함해 저마다 다 존귀한 것, 그러면서 고양이에 대한 생각도 여러모로 바뀌게 되었다.

고양이가 더는 싫거나 무섭지 않았으며 귀여운 동물로 다가오는 반전이 생기면서 전처럼 외면하거나 박대하지 않게 되었다. 

뉴저지 살적에 어미가 우리집 베란다에 유기시킨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보일러실에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돌봤다.

삼년 여를 사료와 물 챙겨주며 지냈는데 집안이 아닌 밖에 살다보니 어느날 동물보호요원 그물망에 사로잡혀 가고 말았다.

캘리포니아 살 적에도 내집에 인연 닿아 찾아오는 길냥이를 거뒀던 얘기들 맨아래 포스팅에다 상세히 썼다.

알고보면 고양이만큼 깨끗한 걸 좋아하는 동물도 없어서 스스로 배설물을 깜쪽같이 뒷처리한다.

수시로 온전신을 닦아내 털을 단정하게 고르면서 깔끔떠는 고양이는 새초롬한 자세로 도도하게 사려앉는다.




딸내미는 살구와 만불이라는 고양이를 키운지 거의 십년이 되어간다. 

질 좋은 사료를 주문하고 신장이 작다며 평소 물도 생수만을 주기에 동물에게 유난스레 군다고 잔소리도 했었다. 

함께 지낸 연륜만치 고양이에 관한 문제라면 무엇이든 척척, 환하게 아는 딸내미는 고양이 박사다.

딸내미와 통화하던 중 우연히 이 동네 길냥이들은 잘 먹어서 그런지 다 퉁퉁하다고 했다.

퉁퉁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딸내미가 화들짝 놀라며, 살 찐게 아니라 부은거야! 한다.

신장의 기능 저하로 인한 만성 신부전증 때문이란다.

사람도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얼굴이며 손발이 도도록하게 붓듯, 특히 길냥이는 신장에 탈이 잘 생겨서 그렇다는 얘기다.

신장 여과기능에 손상이 일어난다면 신장에서 독소를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져 결국 요독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요독증은 신장기능의 75% 이상이 망가진 다음에 나타나는 증세라 나타난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않으면 치사율이 높다. 

고양이는 먹은 음식량의 약 2.5배 정도되는 물을 섭취해야 하나 비오는 날 외에는 달리 식수를 구할 수 없는 해변가인 이곳.

바닷가에서 보이는 건 전수 다 물, 그렇게 해수 늘 출렁거리지만 먹을 수 없는 짠물이다.

집고양이는 평균수명이 십년 이상인데 길고양이 수명은 평균 2~3년 정도라고 한다.

항시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 로드킬 당하거나 불결한 환경에서 얻은 눈병이며 피부병, 그보다는 거의가 탈수와 요로결석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는 얘기다.  

신장이 취약한 고양이라 먹이 외에 필히 깨끗한 식수를 챙겨줘야 한다고 당부하는 딸내미 말에 일과삼아 물배달 나선 요즘.

모든 목숨가진 것들마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다.

동물들은 체내 영양소를 반 너머 잃어도 생존이 가능하나 물은 10%만 부족해도 생명이 위협받는다.

특히 고양이에게는 물이 보약이다. 아니 생명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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