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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혼자 일어서지 못한다
06/12/20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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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사를 읽었던 생각이 어제 뉴스를 보며 불현듯 떠올랐다. 박해시대가 끝나고도 한참 후, 1891년 당시 천주교 사제들은 전국을 다니며 포교활동을 펼쳤다. 전국이랬자 지정된 장소인 한양, 제물포, 원산, 부산지역에서만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어느날 완고하고 보수적인 대구지방에서 로베르신부가 성직자 복장인 검은 수단차림으로 거리에 나갔다. 당장 경상감사로부터 모욕적인 제재를 당했다. 이 사건을 주교에게 알리고 주교는 파리외방선교회 본부에 편지를 보내 호소했다. 이에 프랑스 군함 아스픽(Aspic) 호가 제물포에 입항해 위협하자, 즉시 각도의 감사들에게 선교사를 보호하라는 회람장을 돌렸다. 향후 외국인을 학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지방관도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양국의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이후 연달아 교민조약(1899년)과 선교조약(1904년)을 체결하는 등 법적 안전조치가 뒤따랐다.


고종 23년(1886) 6월 4일 조선과 프랑스 사이에 체결된 전문 13조의 조법수호통상조약(朝法修好通商條約). 그날 부속통상장정(附續通商章程)과 세칙(稅則), 세칙장정(稅則章程), 선후속약(善後續約)의 조인을 완료했다. 이 조약의 본문은 13조로, 제1조는 양국간의 평화·친선·생명과 재산의 보호 및 조약 당사국과 제삼국간의 분쟁에 관한 조정건 등 2개항.  제2조는 양국의 외교대표 임명과 주재 등에 관련한 3개항. 제3조는 조선에 머무는 프랑스인들의 생명과 재산에 미치는 재판 관할권을 프랑스 재판 당국에 위임하는 사항과 관련된 10개항이었다. 이 조약의 중요내용은 여타국의 수호통상조약과 유사하나 특기할만한 내용이 있었다. 전문 제9조 2항에 “교회(敎會)”의 항목을 넣어 조선정부로부터 포교권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선교의 자유는 제한된 상황이었다.<위키백과 참조>


한국 천주교는, 조선의 몇몇 실학자들이 서양학문인 서학(西學)을 연구대상으로 참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신앙으로 받아들인 종교였다. 이처럼 천주교 역사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된 것이 아니라, 한국 천주교는 자생적으로 탄생했다. 공리공론만 일삼는 관념적인 성리학에 한계를 느낀 실학파들이 그리스도교적 평등사상으로 양반중심의 계급주의를 부정하자 조선 지도층은 위기의식에 휩싸인다. 이에 천주학쟁이는 '인륜을 무너뜨리는 사학(邪學)을 믿는 자들로 인륜을 위협하는 금수와도 같은 자들'이라며 정약전, 정약용, 정약종, 이승훈 등을 잡아들인다. 1801년에 일어난 신유박해의 단초는 당파간의 알력도 있었지만, 동양적 유교관념과 서구적 그리스도교 사상의 대립에 의한 사회적 충돌이었다.


1839년 기유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가 이어지며 천주교는 모진 탄압을 받았다. 병인박해 당시 철종때부터 포교활동을 한 프랑스 신부와 선교사들이 죽임을 당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병인양요가 발생하였고 강화도에 있던 외규장각 도서와 문화재 다수를 프랑스군은 탈취해갔다. 대포를 앞세운 프랑스 함대에 꺾인 조선은 그후 조불 수호통상조약을 맺게된다. 조 체결 시, 프랑스에서는 선교의 자유를 얻으려 선교사 보호에 대한 문구를 삽입하려했으나 고종은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회담의 결렬 위기를 느낀 양측은 결국 6월 4일 신앙의 자유를 명시하지 않는 대신 제9조 교육에 관한 규정 중 ‘교회(敎會)’라는 두 글자를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선교의 자유를 획득했으며 천주교 전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처럼 조약 해석은 강국의 의지대로 얼마든지 유리하게 변용, 적용되곤 했다. 


파도는 결코 혼자 일어서지 못한다. 거듭거듭 물결이 밀려오며 파도는 솟는다. 해안에 바위라도 있다면 더 높이 솟구친다. 지구촌은 하나란 말대로 전과 달리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어제의 적도 전략상 동지되어 서로 윈윈하며 살아야 하는 이웃들, 불장군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 아닌가. 해서 고집스런 은둔자도 굴 밖으로 기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명천지를 접하니 신천지가 따로 없었다. 더구나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관심의 촛점으로 떠오른 월드스타까지 됐다. 가슴 벅차오르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그러나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새로운 출발점에 섰을 따름이다.


오늘자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완전한 비핵화, CVID를 이끌어내 지구촌의 안보 현안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트럼프는 허언만 남발해 낸 모양새다. 반면 핵무장한 북한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드높여준 자리를 마련해준 셈이다. 그러나 협상의 승자/패자를 가리기엔 아직 이르다. 앞으로의 기나긴 협상기간 동안 추가적으로 발생할 변수는 무수하다. 서명 발표한 공동합의문은 극히 포괄적이므로 미완의 합의라 할 수 있다. 이 회담이 역사적 대성공인지, 대실패인지는 얼마 더 두고보면 답이 나오게 되있다. 그만큼 기대감 못지않게 암초와 난관도 적지 않게 깔렸기 때문이다. 과정과 절차에 있어 넘어야 할 관문이 수도 없이 많다. 합의문 정도가 아니라 국가 사이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약속인 조약, 협약을 맺는다해도 끝까지 가봐야 안다. 미소 짓건, 가슴을 치건, 어떤 속단도 아직은 이른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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