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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같은 장소
06/23/2018 16:00
조회  865   |  추천   17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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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점 데불지 않은 짱짱한 하늘이다.

불볕으로 달구어진 기온은 세자릿수.

어쩌다 가끔이 아니라 연달아 줄창 이어진다.

여름 초장부터 시들새들 기운 빼며 탈진을 시킨다.

무심코 바라본 남쪽 능선, 엔젤레스 포레스트 산자락에 하얀 구름띠 길게 드리웠다.

그 아랫녘 짬엔 그늘 짙겠다며 차에 올랐다.

수로 건너 등성이 하나 넘자마자 30분만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빛부시던 청명한 하늘은 간곳없어지고 음침한 분위기, 너무 생뚱맞은 변모라 놀랍고도 신기하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산줄기 타고 습습히 내리며 주위는 음산할 정도로 괴괴했다. 

 주변 산중 어디에나 깃발처럼 솟은 허연 유카꽃 유령같이 떠돌고

주중이라서인지 오가는 차량 드물어 사방천지가 적막강산인채 바람조차 숨길 낮췄다.

가리마처럼 드러난 PCT 길 너무 한적해 가벼운 산행조차 내키지 않는다.

제대로 된 트래킹도 아닌 잠시잠깐 흙길 밟다가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차에 시동을 건다.

듬성듬성 길가의 랜치 지나 시골스러운 산속 풍경 속으로 계속 빨려들어가면 

이름도 푸른 그린밸리 초입부터 송림 빽빽하고

규모 큰 부케 저수지(Bouquet Reservoir)도 나온다.

하늘빛 우중충하니 자태 드러낸 저수지 물색 덩달아 우울한 빛깔이다.

저수지 인근에 이르자 안개는 실비되어 푸른 풀잎 적시고 황토 흙내음도 부드러이 번진다. 

저수지 용처가 중해서인지 빙 둘러 촘촘한 철망이 완강히 막아섰다.

간식만 먹고 돌아오는 길, 부케 캐년에서 네오나 밸리로 들

엘리자벳 레익과 휴즈 레익까지는 소박한 크릭으로 연결돼있어 심심치 않다.

여름철 매미소리라도 들려올 거 같은 미루나무 줄지어 선 시냇가가 마치 고향길 같다.

하이 데져트에서 야트막한 산 하나 넘었을 뿐인데 풍광 이리도 그윽하고 날씨 역시 천양지판으로 다르다.

당연 기온도 20도 이상 차이가 나 시원하다.

아침나절 남녘 산기슭 지켜보다가 구름 걸쳐있으면 지체없이 여기로 달려와야겠다.

부케캐년은 비장의 카드처럼 아니 한여름 선물되어 구름띠 두른 날 거기서 말없이 우릴 기다려줄테니까.


산 중턱짬에서 멀리로 내려다 보이는 부케 저수지

두어 그루 관목 품은 자연스런 섬이 저수지 여기저기 쉼표처럼 놓여있다. 

산중턱까지 밀고 내려온 안개비로 한층 고즈넉한 호반.

저수지 곁의 양버들에 캘리포니아 흰머리독수리가 오도카니 앉아있다.

부케 저수지 댐이 저만치 가로로 길게 뻗어있다.

다시 집으로 향하며 돌아본 풍경, 하얀 구름 무더기 아래 산기슭엔 안개비 뽀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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