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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해변에서의 질주
09/29/2017 06:00
조회  1082   |  추천   21   |  스크랩   0
IP 104.xx.xx.204

   


페블비치에서 떠밀려온 해무 서서히 흩어지며 카멜에 닿았을 때는 바다 끝에 안개 조금 걸려었다. 

빌리지 초입부터 촘촘 들어선 아트 갤러리며 클래식한 부티크와 빈티지 스타일의 선물가게가 먼저 반겼다.   

꽃으로 장식된 카멜 거리에서라면 스치는 누구와도 미소 나누고 싶어질 거 같았다.

예술가들이 몰려사는 마을이라서인지 개성있고 격조있는 주택들이 빚어만든 정경은 

평화롭고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동화속 같은 솔뱅과도 비슷하나 그와 다른 묵직하기품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건 

지붕 위에 더깨 앉은 이끼로 인해서인가.

바다안개가 잦은 지역이라서 무성한 이끼도 이끼지만 공기 자체가 눅눅하고도 찹찹했다. 

거리 끝에 주차를 시키고 해안가 모래벌로 내려갔다.

다시금 바다에는 해무 스며들기 시작했고 그에따라 하늘은 수시로 표정을 바꿨다. 

반사되는 하늘빛 따라 물빛은 에메랄드에서 사파이어로 변했다가 터키석 또는 연옥빛을 띄우기도했다.

솜사탕처럼 달착지근 부드러운 안개가, 해풍이, 바다가 귓볼 간지럽히며 말을 걸어왔다. 







 


카멜 바다가 무엇보다 고마운 건 멍이를 박대하지 않아서 였다.

그간 여타 숲에서, 호수에서, 비치에서, 거부만 당한 터라 지레 주눅들어 팻말부터 살펴야 했는데

뜻밖에도 카멜비치는 모든 멍이를 기꺼이 환영해주었다. (알고보니 동물애호가인 도리스 데이의 노력 덕분)

해변엔 이미 여러 마리의 강쥐들이 눈치볼 일없이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모처럼 환대받은 자연품에 뛰어들어 울집 멍이도 타고난 질주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목줄에서 자유로워진 강쥐들은 크건작건 품종불문, 

한데 뒤범벅되어 좋아라 뒹굴고 짖어대며 야단법석을 부렸다.

큰 사냥개를 따라 누가 잰가 죽어라 뜀박질하던 멍이 

해초 뭉터기로 밀려온 곁에서 멈칫거리더니 체면이고뭐고 염치불고 실례를 했다.

 장운동을 하고나면 배변 욕구가 생기게 마련, 시원스레 볼일 마친 녀석은 뒤도 안돌아보고 내뺐다.

변을 주워담은 봉투 들고 달리는 멍이를 줄레줄레 따라다니다 이제 그만 집에 간다, 

목줄을 흔들자 쫓아와서는 다소곳 넙죽 앉아 목을 내미는 멍이.

쉼없이 밀려와 출렁는 목전의 파도 부러운듯 바라보며 녀석은 금새 시무룩해졌다.

아쉬움 때문인지 무심코 깊은 숨도 토해냈다. 

그래 , 살다보면 날마다 우중충 흐린 날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날마다 호시절 봄날만 이어질 수도 없는 법.

고달피 무거운 숨 내쉬는 순간도,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있는가 하면

눅진 영혼 햇볕에 내말린듯 보송보송해져 해맑게 웃는 시간도 마련돼 있단다.

멍이의 정신세계 내지는 사유체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기쁘고 흐뭇하면 웃기도 하고 슬플땐 눈물 흘리는가 하면 자면서 꿈도 꾸는 멍이, 그에게 혼은 어떤 의미일까.  

맘껏 뛰면서 목청껏 왕왕 짖어댄 카멜해변에서의 행복을 멀마동안이나 기억할 수 있을까.

그도 우리처럼 행복스런 추억의 책갈피를 한번씩 넘겨볼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멍이 발에 낀 고운 모래를 털어주며 고사목 사이에서 사진 한장 찍고 예쁜 도시 카멜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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