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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권금성에 내린 가을
10/22/20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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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의 설악산 행은 여고시절 수학여행 때였다오.

안개비 내리는 비룡폭포 소(沼)에 담임교사가 물에 빠졌던 일로 인상에 깊이 남은 설악산, 

당시 단풍 절정이던 비선대 금강굴 흔들바위에 대한 단상을 교지에 올리기도 했더랬소이다.  

그 다음 오세암을 거쳐 깔딱고개 윗편 봉정암에서 하룻밤 새우잠을 잔 다음 대청봉에 올랐던 빡쎈 등반 기억이라. 

세번째는 아들이 인제에서 군의관 근무를 했기에 설악 언저리를 주욱 둘러보았고 이번이 네번째 설악행.

일기 청량한 시월, 친정언니와 가을 나들이를 나선 길이외다. 

출발시부터 언니는 케이블카를 타봐야 한다고 권했으나 싱겁게 이 좋은 명산에 와서 케이블카 타냐며 타박하였다오.

짧은 트레킹 코스라도 걷고 싶은 나와 달리 언니는 조깅조차 운동이라고 전혀 내켜하지 않아 도리없이 탄 케이블카라오.

본격 단풍철은 아니나 그날은 공휴일인 개천절, 하여 언니는 이른 새벽 일출 구경을 시작으로 하루 일정을 서둘러댔소.

덕분에 긴 줄 늘어서서 시간 허비하지 않고도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으며 정상에 올라와서는 타길 잘 했구나,

안내한 언니에게 고맙다는 말은 직접 안했지만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이다.

가벼운 행장으로야 설악산 해발 860m에 위치한 고려시대 산성인 권금성 터까지 오를 엄두도 못냈을 터.

하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외설악 정상인 권금성 천봉만암(千峰萬岩) 장관과 계곡 일대의 비경을 어찌 접했으리오.

마악 단풍 불붙어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붉은 기운. 

애초엔 마뜩치 않아하던 권금성 케이블카 탑승인데 막상 산정에 올라 설악산 품속 천혜의 절경을 감상하므로

 짧은 시간 투자와 왕복 만원의 비용 가지고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충만한 행복감을 그날 누린 셈이었더이다.

지난 1965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70년엔 국립공원이 된 설악산에, 그 이전인 69년 삭도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환경문제를 무시한 특혜라며 녹색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을 때 내심 그들 편을 들었던 저외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방해하던 세력이 지금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됐듯, 사업 당시 마땅찮게 여겼던 설악산 케이블카인데

한번 타보고 나선 슬그머니 예찬론자로 돌아섰으니 지조없다 탓하려면 하시오. 

오분 간격으로 오르내리는 케이블카가 실어나른 인파로 정상은 아침부터 장터처럼 북적거렸소.

고려시대 어느 문인이 ‘금강산은 수려하기는 하되 웅장한 맛이 없고, 지리산은 웅장하기는 하되 수려하지 못한데,

설악산은 수려하면서도 웅장하다’ 고 했다하오.

그말대로 건너다 보이는 봉우리마다 웅장하고 골짜기는 수려하며 저 멀리로 동해 푸른 바다가 아련히 펼쳐져 있더이다.

봉화대 암봉에 올라서 사방을 조망하니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며 무척이나 쾌적한 기분이 들었소.

권금성 학술조사 결과 확인된 바에 따르면 권금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이뤄진 고려시대 대규모 산성으로

몽고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하오.

전설따라 삼천리이듯 전해지는 그럴싸한 설화도 있더이다. 

설악산 골짜기에 權氏와 金氏 성을 가진 천하장사가 살고 있었는오랑캐들이 쳐들어 오자 산 위로 달아났다하오. 

거기까지 적이 밀고 들어올 기미를 보이자 두 장수는 의논 끝에 석성을 쌓기로 했다하여이다. 

하지만 주위에 성을 쌓을만한 돌이 없어 밤을 도와 강가에서 돌을 날라다 며칠만에 긴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천금성.

산을 내려오면서 마주한 울산바위 하얀 이마와 아슴히 보이는 속초시에 아쉬운 작별 인사 겸 손을 흔들어 주었다오.

 

빽빽하게 70명을 태우고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찍은, 마주 내려오는 케이블카.

남성성을 지닌 설악다이 힘찬 기상으로 웅휘로이 솟은 권금성 산봉우리들이 벼랑 건너 주욱 도열.

케이블카에서 내려 십여분 산길 걸어올라야 만나는 최정상 권금성 봉화대 암봉.

산을 내려오며 왼편으로 스쳐지난 설악의 천봉만암 웅장한 산세.


저멀리 울산바위가 하얀 이마로 굽어보는 그 아랫녘에 신흥사 터 너르게 자리잡아.

내려오는 길 오른쪽 묏부리들과 발치엔 속초로 빠지는 길이 동해와 이어지고.

신흥사 대웅전에서도 빤히 보이는 케이블카 케이블 선이 자연경관 거슬리게 드러나지만.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울산바위, 신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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